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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고있는 거짓말들

한이룸

이커머스

2025. 3. 17.

스타벅스의 음모

2007년, 스타벅스는 과감한 시도를 했는데요.

무려 30온스 (887ml, 벤티 591ml) 짜리 트렌타를 출시 했습니다.

(* 참고로 트렌타는 우리나라도 판매합니다)

30온스짜리 대용량 커피 컵인 트렌타를 출시했을 때 고객들은 비웃었습니다.

"누가 그렇게 많은 카페인이 필요하냐"는 것이었죠.

하지만 스타벅스는 알고 있었습니다.

2년 전, 스타벅스는 컵 크기를 교묘하게 늘렸는데요.

"그란데"는 16온스였다가 예고도 없이 20온스가 되었지만, 소비자들은 거의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 다음 "벤티"(24온스)가 출시되었고, 역시나 반발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트렌타가 등장했을 때는 더 이상 터무니없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웠죠.

소비자들은 더 큰 사이즈를 단순히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원하게 되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수요가 아닌 사람들의 편향을 이용했고, 성공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소비 심리학의 활용이었습니다.

소비자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비합리적입니다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이 이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 품질, 브랜드 평판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은 필요 없는 물건을 구매하고,

터무니없이 비싼 브랜드에 충성하며,

오히려 설탕이 더 많이 든 "건강에 좋은" 스낵을 선택합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사실, 구매 결정은 논리가 아닌 감정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미끼 효과: 결제 시 속는 방법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영화관에 들어가면 이런 팝콘 가격표가 보입니다.

소: 4,500원, 대: 7,500원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자를 선택합니다.

대자는 너무 과하게 느껴지니까요.

하지만 여기에 세 번째 옵션이 추가된다면요?

소: 4,500원, 중: 6,500원, 대: 7,500원

갑자기 대자가 훨씬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중간크기보다 단 1,000원만 더 내면 되니까요.

사실 심리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이에요.

그러자 대자 팝콘의 판매량이 급증합니다.

이것이 바로 '미끼 효과'예요.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선호도를 교묘하게 바꾸는 전략이죠.

기술 회사들이 이를 활용합니다.

레스토랑에서도 씁니다.

항공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코노미 플러스' 좌석이 일반 이코노미보다 약간 더 비싸 보이면서도 끌리시나요?

그건 좌석 자체의 가치 때문이 아닙니다.

항공사가 당신의 인식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이 고통과 쾌락을 혼동하는 이유

2008년, 행동경제학자 댄 에이얼리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환자들에게 가짜 진통제(설탕 알약)를 주면서 강력한 신약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그룹에게는 알약 하나가 2,500원이라고 했고, 다른 그룹에게는 100원으로 할인 됐다고 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비싼 약을 받은 사람들 중 85%가 통증 완화를 느꼈고, 저렴한 약을 받은 사람들은 50%만이 효과를 봤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두 알약 모두 전혀 효과가 없는 설탕이었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비싼 제품이 더 효과적일 거라 기대하고, 실제로 그렇게 경험합니다.

50만원짜리 명품 운동화가 순식간에 매진되는 반면, 같은 소재로 만든 5만원짜리 운동화는 찾는 이가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잘 아시겠지만요.

명품 브랜드는 제품을 파는 게 아닙니다.

기대감을 파는 것입니다.

희소성의 덫이 열광을 일으키는 방법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것을 가질 수 없게 만드는 거에요.

맥도날드가 맥립을 처음 출시했을 때는 참담한 실패였습니다.

(Mac Rib: 우리나라에서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판매량이 형편없었죠.

그래서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한정판"으로 재출시 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소셜 미디어는 난리가 났습니다.

이제 맥도날드는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맥립을 품절시켰다가 내놓기를 반복합니다.

제품은 똑같은데 심리는 완전히 다릅니다.

H&M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몇 시간 만에 완판되고, 명품 브랜드가 고가 핸드백의 생산량을 제한하며, 롤렉스가 공급망을 조절해 인위적인 품귀 현상을 만드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은 소비자들 눈에 가치 없어 보이기 마련입니다.

무료가 가장 강력한 가격인 이유

물건을 가장 잘 파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다른 것을 공짜로 주면 되죠.

아마존은 무료 배송으로 입증했어요.

고객들은 무료 배송 기준을 맞추기 위해 필요도 없는 제품을 망설임 없이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하나 사면 하나 무료 전략을 씁니다.

소비자들은 책 두 권이 필요한지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나 더 고르죠.

부분 유료화 앱도 같은 전략입니다.

스포티파이, 링크드인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먼저 '무료' 서비스로 사용자를 끌어들인 뒤 유료 결제로 유도하는 것이죠.

이는 가치의 문제가 아닙니다. 손실 혐오, 즉 이미 가진 것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심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처음부터 서비스에 만원을 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료로 써보고 나면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기꺼이 10달러를 지불합니다.

소비 심리학의 미래

이런 방법들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달라진 것은 그 규모입니다.

이제 AI 알고리즘은 모든 클릭, 일시정지, 장바구니 이탈을 추적합니다.

단순히 소비자 심리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측까지 합니다.

넷플릭스는 시청자가 언제 프로그램을 그만볼지 미리 압니다.

아마존은 고객이 생각지도 못한 상품을 정확하게 추천합니다.

인스타그램의 광고 엔진은 사용자의 스크롤을 멈추게 하는 요소를 정확히 파악합니다.

이제는 더 좋은 제품을 파는 게 아닙니다.

소비자의 의사 결정이 일어나기도 전에 그것을 통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우리의 착각

소비자들은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한다고 믿고 싶어 합니다.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선택을 한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슈퍼마켓을 걷고,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보고, 앱을 스크롤할 때 모든 가격, 제품, 디자인은 당신의 행동을 조종하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노골적이진 통제하진 않아요. 당연하죠.

하지만 교묘하게, 당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도록 완벽히 조율되어 있습니다.

가장 무서운 점이 무엇일까요?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