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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93.4%가 AI 챗봇이 아닌 사람과 대화를 원합니다.

한이룸

이커머스

2026. 1. 9.

이번은 약간 묘하고 생각해볼만한 내용입니다.
저 역시 AI 자동화를 가르치고 컨설팅하는 사람으로서, 최근 나온 데이터를 보고 한 대 맞은 기분이었거든요.

"93.4%의 소비자가 AI보다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 한다."

20년간 글로벌 이커머스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건, 우리는 항상 "다음 큰 것(Next Big Thing)"에 현혹된다는 점입니다.

2025년 내내 모든 기업이 "AI 도입했어요!", "챗봇 24시간 운영해요!"라고 자랑했죠.

그런데 정작 고객들은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제발 사람 좀 바꿔줘."

🤖 우리가 놓친 것: AI는 만능이 아니다

Kinsta가 던진 폭탄 같은 숫자들

미국의 호스팅 기업 Kinsta가 2025년 미국 소비자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소비자가 말하는 불편한 진실:

  • 93.4%: AI보다 사람과 대화하고 싶다

  • 84.0%: 사람이 AI보다 더 정확하다

  • 78.3%: 사람이 문제를 더 빠르게 해결한다

  • 49.6%: AI 전용 고객 서비스 때문에 서비스를 해지하겠다

  • 41.5%: 사람 상담원과 대화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

특히 마지막 두 숫자를 보세요.

절반의 고객이 AI 때문에 떠날 수 있고, 40%의 고객은 사람과 대화하려고 돈을 더 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사람 상담원"이 2026년엔 프리미엄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들렸어요.

💡 AI는 빠르다? 천만의 말씀

우리가 AI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빠르니까"입니다.

24시간 즉시 응대, 대기 시간 제로, 동시 처리 무한대...

그런데 고객은 다르게 느꼈어요.

"사람이 더 빠르게 해결해줘요." (78.3%)

제가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의아했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AI보다 빠를 수 있지?"

답은 간단했습니다.

AI는 '응답'은 빠르지만, '해결'은 느립니다.

실제 시나리오를 볼까요?

AI 챗봇 시나리오:

고객: "배송 주소 변경하고 싶어요."
챗봇: "주문번호를 알려주세요."
고객: "ABC123"
챗봇: "주문 후 30분 이내만 변경 가능합니다."
고객: "그럼 어떡해요?"
챗봇: "고객센터 1:1 게시판에 문의하세요."
고객: (게시판 작성) 답변 대기 3시간
소요 시간: 3시간 이상

사람 상담원 시나리오:

고객: "배송 주소 변경하고 싶어요."
상담원: "아, 이미 출고됐네요. 배송기사님께 바로 연락드려서 주소 변경 요청할게요. 새 주소 알려주시겠어요?"
고객: "서울시 강남구..."
상담원: "네, 지금 바로 처리했습니다. 10분 뒤 배송기사님이 전화 드릴 거예요."
소요 시간: 2

AI는 '규칙'대로만 움직입니다. 사람은 '상황'을 판단합니다.

71%의 고객이 "AI가 복잡한 문제 앞에서 무용지물이 되는 걸 경험했다"고 답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비용 절감용 AI"라는 낙인

가장 뼈아픈 숫자는 이겁니다.

80.6%의 소비자가 "AI는 서비스 개선이 아니라 비용 절감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단순한 불만이 아니에요.

신뢰의 금이 가는 순간인거죠.

고객이 이렇게 생각한다는 건:

  • "이 회사는 나보다 돈이 더 중요하구나"

  • "내 시간보다 회사 비용이 우선이구나"

  • "나는 이 회사에 그냥 '매출 숫자'일 뿐이구나"

Roger Williams, Kinsta 커뮤니티 매니저는 DMS Retail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2025년, 기업들이 AI에 투자할수록 소비자 반발은 커졌습니다.
2026년에는 이 반발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겁니다. AI의 무리한 도입은 충성도를 떨어트립니다"


🔥 내가 받은 충격: "나도 가해자였나?"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저는 지난 2년간 수많은 기업에 "AI 챗봇 도입하세요", "CS 자동화하세요"라고 말해왔습니다.

효율이 오르고, 비용이 줄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니까요.

그런데 이 데이터를 보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나는 도구를 팔았지, 고객 경험을 설계한 건 아니었구나."

AI는 분명 훌륭한 도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도구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도구를 쓰는 목적을 잊어버렸습니다.

우리가 잊은 것들

  1. AI는 보조자지, 주인공이 아닙니다
    AI는 상담원을 돕는 "코파일럿"이어야 합니다.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1차 방어선"이 아니고요.

  2. 빠른 게 좋은 게 아닙니다
    3초 만에 틀린 답을 주는 AI보다, 3분 걸려도 확실히 해결해주는 사람이 낫습니다.

  3. 모든 문의가 자동화 대상은 아닙니다
    "배송 조회"는 자동화해도 됩니다. "환불 사유 설명"은 사람이 들어야 합니다.

🤔 그럼 우리는 뭘 해야 할까? (답은 없습니다. 질문만 있습니다)

저는 이 기사에서 "이렇게 하세요"라는 정답을 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정답은 여러분의 고객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질문 1: 당신의 챗봇은 고객을 돕나요, 막나요?

테스트 방법:
1. 지금 당장 자사 사이트 챗봇을 열어보세요
2. "상담원과 통화하고 싶어요"라고 입력하세요
3. 번의 클릭 만에 사람과 연결되나요?

5클릭 이상이면: 당신의 챗봇은 "게이트키퍼(문지기)"입니다.
3클릭 이하면: 당신의 챗봇은 "컨시어지(안내자)"입니다

고객은 문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안내자를 원합니다.

질문 2: AI를 도입한 이유가 정말 "고객 경험 개선"이었나요?

솔직하게 자문해봅시다.

  • 진짜 이유: CS 비용 30% 절감, 인력 감축, 24시간 무인 운영

  • 공식 이유: "더 빠르고 편리한 고객 경험 제공"

고객은 바보가 아닙니다. 당신이 비용 절감 목적으로 AI를 쓰는 걸 80.6%가 알아챕니다.

그리고 그 순간, 신뢰가 무너지게 되는거죠.

질문 3: 당신의 VIP 고객도 똑같은 챗봇을 상대하나요?

연 1억 원 쓰는 고객이나, 첫 구매 고객이나 똑같이 챗봇 1차 응대를 받는다면?
당신은 VIP 고객에게 "넌 특별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겁니다.

41.5%의 고객이 "사람 상담원과 대화하려고 추가 비용을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사람 상담원"을 VIP 혜택으로 제공하면, 그 자체가 차별화가 됩니다.

질문 4: CS 팀의 KPI가 "속도"인가요, "해결"인가요?

대부분의 회사 CS 팀 KPI:

  • 평균 통화 시간: 3분 이내

  • 하루 처리 건수: 50건 이상

  • 재문의율: 5% 이하

이 KPI는 "빨리 끊으라"고 상담원을 재촉합니다.

고객은 뭘 원할까요? 빠른 종료? 아니면 확실한 해결?

**78.3%가 "사람이 더 빠르게 해결해준다"**고 답한 이유는, 사람이 "진짜 해결"을 하기 때문입니다.

🎬 Kinsta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

Kinsta는 호스팅 회사입니다. 기술 회사죠. AI 도입하기 딱 좋은 업종이죠.

그런데 Kinsta는 "24/7 실제사람 상담원"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어요.
AI는 내부 보조 도구로만 씁니다.

결과는?

  • Trustpilot 평균 4.8/5점 (920개 이상 리뷰)

  • G2 "Users Love Us" 배지 수상

  • "Best Usability" "Easiest Admin" 동시 수상

Roger Williams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경험으로 압니다—데이터로도 증명됐고요—사람들은 지원과 관련해선 사람을 신뢰합니다. Kinsta에서 우리는 사람을 고객 지원 경험의 중심에 두기로 약속했습니다. 기술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계속 평가하지만, 공감, 명확함, 신뢰는 여전히 진짜 대화에서 나온다는 게 분명합니다."

💭 이룸생각, AI 도입은

이 데이터를 보면서 반성했습니다.

저는 지난 2년간 "AI가 답이다"라고 외쳤습니다. 효율이 오르고, 비용이 줄고, 확장이 쉬우니까요.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걸 놓쳤습니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

고객은 빠른 종료를 원하지 않습니다. 확실한 해결을 원합니다.
고객은 24시간 응대를 원하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 제대로 된 답을 원합니다.
고객은 효율적인 시스템을 원하지 않습니다. 자기 말을 이해하는 누군가를 원합니다.

AI를 단순히 우리의 입장에서 비용 절감 도구로만 보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객은 우리의 욕심을 그대로 알아차리고, 돌아서게 될 것 같습니다.

AI를 도입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고객 중심의 경험설계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