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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대만 통관을 대신 해주고 있습니다

한이룸

이커머스

2026. 8. 7.

쿠팡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와 해외 성장률을 나란히 공개했습니다. 국내 중심의 프로덕트 커머스는 고정환율 기준 8% 늘었고, 대만·쿠팡이츠·파페치를 묶은 성장사업은 24% 늘었습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 세 배 차이가 난 겁니다. 이게 이번 발표에서 상품 파는 사람이 봐야 할 유일한 숫자입니다.

쿠팡이 돈을 어디에 쓸지 숫자로 말했습니다


규모는 아직 국내가 압도적입니다. 분기 매출 88억5600만 달러 가운데 74억2500만 달러가 프로덕트 커머스에서 나왔으니까요.

그런데 국내 활성 고객은 2470만명, 1년 새 3% 느는 데 그쳤습니다. 살 사람은 거의 다 들어와 있다는 뜻입니다.

김범석 의장은 실적 발표에서 대만 이야기에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대만의 초기 고객군은 재구매를 이어가며 소비를 늘리고 있고, 한국 고객군이 보였던 성장 곡선을 따라가고 있다"고 했죠.

고객 수가 안 느는데 매출은 어디서 나올까요


방법은 둘뿐입니다. 한 사람이 더 쓰게 하거나, 매대 위에서 걷는 비용을 손보거나.

두 번째 항목의 크기가 이미 공개돼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유통분야 실태조사를 보면, 쿠팡이 2024년 납품업체에서 받은 판촉 관련 비용이 1조4212억원이었습니다. 직매입 거래액 24조6953억원의 5.76%죠.

여기에 판매장려금 3.73%를 더하면 약 9.5%, 금액으로는 2조3천억원대입니다.

이 비율이 왜 중요하냐면, 정산서에는 이렇게 한 줄로 안 찍히기 때문입니다. 행사 참여 부담금, 쿠폰 분담, 광고 집행이 각각 다른 날짜에 따로 붙습니다. 월말에 합쳐 봐야 비로소 보입니다.

그래서 최근 석 달 치 정산 내역에서 판촉·장려금·쿠폰 분담 항목만 뽑아 매출로 나눠보시면 어떨까요. 한 시간이면 끝납니다. 이 숫자를 알고 있으면 다음 시즌 프로모션 제안이 왔을 때 감이 아니라 계산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마침 공정위가 온라인쇼핑몰을 포함한 9개 업태 43개 유통브랜드의 납품업체 7600여 곳을 상대로 서면실태조사를 돌리는 중입니다. 유통 분야 응답 마감은 8월 21일이고, 조사 대상은 지난해 거래분입니다. 조사표를 받으셨다면 판촉비 항목은 꼭 숫자로 적어 내시는 게 좋습니다.

대만 쪽은 아직 쿠팡이 비용을 내고 있습니다


반대편 이야기를 해보죠.

쿠팡은 타오위안에 네 번째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를 가동하면서 대만 전역의 약 70%를 익일배송 범위에 넣었습니다. 주 7일 익일배송이 돌아가고, 일부 지역은 새벽배송까지 들어갔습니다.

물류센터를 짓고 배송망을 까는 돈은 쿠팡이 냈습니다. 셀러가 낸 게 아닙니다.

거기에 이미 한국 중소기업 1만 곳 이상이 올라가 있습니다. 대만 쿠팡에서 팔리는 상품의 70%가 한국 중소기업이 만든 물건이고, 2024년 이들의 거래액은 전년보다 77% 늘었습니다.

수요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뜻입니다.

인천 김자반 공장이 대만에서 4배가 된 진짜 이유

인천에 '더 국민'이라는 김자반 제조사가 있습니다. 쿠팡 입점 10년 만에 매출이 10배로 늘어 지난해 35억원을 올렸습니다.

박채은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케팅과 통관 등 까다로운 수출 업무를 쿠팡이 원스톱으로 처리해 준 덕분에 중소기업의 한계를 넘고 대만에서 4배 이상의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제가 눈여겨본 건 4배라는 숫자가 아니라 그 앞 문장입니다. 이 회사가 못 하고 있던 건 제품이 아니라 서류였거든요.

통관, 현지 표시사항, 시험성적서, 현지 언어 CS. 이걸 처리할 사람 한 명을 새로 뽑을 여력이 없어서 들어온 바이어 제안을 그냥 돌려보내는 제조사가 많습니다.

쿠팡 대만 경로는 그 자리를 플랫폼이 채우는 구조입니다. 현지 법인도, 현지 에이전시도 없이 들어갑니다. 국내에서 팔던 물건을 그대로 공급하면 통관과 배송, 고객 응대는 쿠팡 쪽에서 돌아갑니다.

올라타는 길은 두 갈래입니다


첫째는 로켓배송 공급사 경로입니다. 쿠팡 서플라이어 허브에서 입점 신청을 하고 승인이 나면 상품 견적서를 올립니다. 담당 BM이 매입 여부를 판단하고요. 국내 로켓배송에 물건을 넣는 창구와 같은 곳입니다.

이미 로켓배송 공급사라면 여기서 한 단계만 더 가면 됩니다. 잘 팔리는 SKU 두세 개를 골라 대만향 공급을 제안해보세요.

둘째는 동반진출 지원사업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쿠팡이 함께 돌리는 사업이라 '상생누리' 플랫폼에서 공고가 올라옵니다.

선정되면 대만 쿠팡 상품 등록과 노출, 국내에서 대만까지의 운송·통관·CS, 현지 배너와 키워드 광고, 화장품이면 시험성적서 발급까지 지원받습니다. 선정 규모는 2024년 20개사에서 2025년 30개사로 늘었습니다.

매년 공고가 나오는 사업이니 상생누리를 즐겨찾기에 넣어두시면 놓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쿠팡이 국내 8%, 해외 24%라고 스스로 말한 게 이번 발표의 전부입니다. 회사가 어디에 자원을 더 넣을지를 숫자로 알려준 셈이죠.

국내 매대에서는 내가 내고 있는 판촉비 비율을 알고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됩니다. 대만 매대에서는 물류망 값을 쿠팡이 내주는 동안 자리를 잡아두면 되고요. 방어와 확장을 같은 플랫폼 안에서 따로 굴리는 게 지금 국면에는 맞습니다.

둘 다 이번 달 안에 시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정산서 석 달 치 여는 데 한 시간, 견적서 한 장 올리는 데 하루면 충분하거든요. 대만 연말 시즌 매대는 지금 서류를 넣는 쪽이 가져갑니다.

오늘 저녁에 정산서부터 한번 열어보세요!

— 김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