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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AI를 조롱하다: Dollar Shave Club의 위트 넘치는 역발상 마케팅

한이룸

이커머스

2025. 12. 25.

면도기 시장의 대표적인 디지털 파괴자 Dollar Shave Club이 또 한 번 업계를 발칵 뒤집을 만한 광고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방법이 좀 특별합니다. 생성형 AI로 만든 광고로, AI 자체를 조롱하거든요.

🎬 광고의 핵심 아이디어

60초짜리 "We Put Our Money Where It Matters" 캠페인은 가상의 경쟁사 'Razor Corp'의 회의실을 배경으로 합니다. Dollar Shave Club이 '역대 최고의 면도기'를 출시하자 당황한 경쟁사 임원들이 비용 절감 방안을 논의하죠.

제안된 아이디어들:

  • 전용 제트기 팔기? ❌ 거절

  • 사무실 DJ 없애기? ❌ 거절

  • AI로 직원 대체하기? ✅ 채택!

가장 실용적인 해결책들은 무시하고, 오히려 AI로 사람을 대체하겠다는 CEO의 엉뚱한 결정이 펀치라인입니다.

🎨 제작 비하인드: AI를 활용한 창의적 접근

흥미로운 건 이 광고 자체가 생성형 AI로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코미디언 Noam Sharon과 Tal Rosenthal이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부티크 'Too Short For Modeling'과 협업해, 불과 몇 주 만에 제작했습니다.

AI를 활용한 장면들:

  • 면도기 모양의 초고층 빌딩

  • 고릴라가 면도하는 "동물 실험" 장면 (재치 있죠?)

  • 복잡한 시각 효과들

AI를 조롱하는 광고를 AI를 통해 만들어 낸 것이 흥미로운데요.

💡 이커머스 관점에서 본 전략적 인사이트

20년간 이커머스 현장에서 뛰어온 사람으로서, 이 캠페인에서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발견했습니다:

1. 브랜드 일관성의 힘

Dollar Shave Club은 2010년대 초반 "Our Blades Are F***ing Great"라는 저예산 바이럴 광고로 질레트 같은 거대 기업들을 조롱하며 주목받았죠. 지금도 그 DNA는 그대로입니다. 10년이 넘도록 브랜드의 목소리가 일관되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겁니다.

2. 논란을 방패로 활용하는 지혜

AI 생성 광고는 요즘 엄청난 논란거리죠. 맥도날드 네덜란드는 최근 AI 크리스마스 광고를 역풍을 맞고 철회했고, 코카콜라의 AI 홀리데이 캠페인도 "인간미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Dollar Shave Club은? AI를 쓰면서도 AI의 맹목적 사용을 비판하는 스토리텔링으로 스스로를 방어합니다. 천재적이에요.

3. 밈 워디(Meme-Worthy) 콘텐츠 전략

브랜드가 공개적으로 "밈이 될 만한" 콘텐츠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게 흥미롭습니다. 2025년 현재, 주목 경제(Attention Economy)에서 살아남으려면 공유되고, 회자되고, 재가공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수입니다.

📊 D2C 브랜드의 험난한 여정

Dollar Shave Club의 역사는 D2C(Direct-to-Consumer) 브랜드들의 부침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 2016년: 유니레버가 10억 달러에 인수 (당시 업계 최대 화제!)

  • 2023년: 유니레버가 사모펀드에 매각 (조용히...)

한때 CPG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여겨졌던 이 인수가 결국 재매각으로 끝난 건, 대기업 시스템 안에서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의 민첩성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줍니다.

🎯 이커머스 창업자들을 위한 교훈

차별화는 지속되어야 한다

Dollar Shave Club은 시장의 리더가 아닙니다. 질레트, 쉬크 같은 전통 강자들도 있고, 수많은 D2C 경쟁자들(Billie, Harry's 등)도 우후죽순 생겼죠.

그럼에도 여전히 화제를 만들 수 있는 건 명확한 브랜드 포지셔닝일관된 커뮤니케이션 톤 덕분입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 메시지가 핵심

AI를 썼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AI를 어떻게 썼고,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가 핵심이죠. 기술 도구에 현혹되지 말고, 고객에게 전달할 핵심 메시지에 집중하세요.

속도도 경쟁력이다

몇 주 만에 완성된 캠페인. 예전 같았으면 몇 달 걸렸을 작업입니다. AI 덕분에 제작 속도는 빨라졌지만, 전략적 사고는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

이 캠페인을 보며 이런 질문을 해봅니다:

여러분의 브랜드는 논란거리를 어떻게 다루시나요?
피하시나요, 아니면 Dollar Shave Club처럼 정면으로 활용하시나요?

AI를 '써야 해서' 쓰시나요, 아니면 '필요해서' 쓰시나요?
차이가 크거든요.

10년 뒤에도 일관될 브랜드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유행을 쫓는 것과 본질을 지키는 것의 균형, 쉽지 않죠.

Dollar Shave Club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날카롭네요. 면도날만큼이나 말이죠. 😏

여러분의 브랜드라면 이런 위트 넘치는 역발상 마케팅, 시도해보실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