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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명의 CEO와 1박 2일 워크샵을 하며 느낀점

한이룸

이커머스

2025. 2. 7.

40명의 CEO와 1박 2일 워크샵을 하며 느낀점


"사람이 문제야." 한밤중까지 이어진 40명의 CEO들의 대화에서 가장 많이 들린 말이었습니다. 최근 한국사장학교 CEO 마스터 클래스의 1박 2일 워크샵에 참석하면서, 현재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 무엇인지 생생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1박 2일간의 워크샵은 단순한 모임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며 형성되는 깊은 신뢰관계야말로, 비즈니스 리더들 간의 진정한 네트워킹을 가능케 하는 검증된 방식이었습니다.

40명 중에 저와 비슷한 일을 하시는 분은 1분, 소프트웨어 제작까지 확대해보면 총 3분이 계셨습니다.

약 90%가 오프라인, 요식업, 건설, 무역, 전문직, 의사, 부동산, 투자, 공간사업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대표님들이 오셨습니다. 연령대도 정말 다양했습니다.

평소 AI와 온라인 비즈니스의 세계에 몰두해 있던 저에게, 이번 만남은 색다른 통찰을 주었습니다. 오프라인 사업의 현장에서 땀 흘리시는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비즈니스 세계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님들의 가장 큰 고민은 ‘사람’

새벽 3시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대부분 공통적으로 나온 고민은 ‘사람’이었습니다.

건설업 하시는 대표님은 일하려는 젊은 사람들이 없다. 그리고 현장에서 일을 마무리 하는 책임감보다 워라벨을 중요시 한다고 합니다.

한 대표님은 일년 중에 가장 많이 하는 일이 ‘직원면접’ 이라고 하네요.

출근 첫날 말도 안하고 안나오는 직원들도 허다하고, 조금만 힘들면 그만 두기 일수라고 합니다.

다른 대표님의 새로 들어온 직원은 ‘온라인 메신저로만 업무지시를 해달라’ 라고 요청했다고 해요.

요식업하는 대표님 역시 직원들 문제가 많았습니다.

이 날 밤 대화의 중심에는 'MZ세대'라는 키워드가 있었습니다.

한 대표님은 "MZ세대와의 소통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세대 차이를 넘어,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직장 생활 당시 'MZ 세대의 특성과 소통법'이란 강의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X세대와 일을 못하겠어

20년 전, 제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서점가에는 'X세대의 특성과 관리법', 'X세대와 소통하기' 같은 책들이 가득했죠. "개성이 너무 강해요", "회사보다 자신의 삶을 중시해요"라는 말들이 사무실 곳곳에서 들렸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이해받지 못했던 X세대가 이제는 관리자가 되어 MZ세대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마치 역사가 반복되는 듯한 이 상황이 묘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더 이상 사람에 의존하고 싶지 않아요." 20년 넘게 사업을 해오신 한 대표님이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는 기존 사업장 세 곳을 무인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계셨고, 신규 사업은 모두 '무인화'를 전제로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처음에는 비용 절감이 목적이었는데, 지금은 안정적인 운영이 더 큰 매력이에요. 직원 채용과 관리에 들어가는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생각하면, 초기 투자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걱정

흥미로운 점은 현장에서 AI 도입을 고려하는 이유였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업무 효율성 향상'이나 '비용 절감'이 아닌, '인력 채용과 관리의 어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한 대표는 "효율성보다는 안정성이 더 중요해요. 사람은 예측할 수 없지만, AI는 프로그래밍한 대로 움직이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견적을 받고 상담을 해야 하는 대표님은 아직 견적서를 정량화하지 못하고 시간을 많이 사용하셨어요.
꽤 많은 항목에 대한 디테일한 견적이 필요해서 그 업계에서는 아직 자동화를 한 곳을 본적이 없다고 하셨는데요.

AI의 도움으로 가능해 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의 전화상담을 하는 대표님은 수 많은 콜이 구매전환으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이미 미국에서는 AI 콜 에이전트가 많이 사용화 되고 있고 빠르게 발전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AI는 고객의 음성 톤과 대화 패턴을 분석해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맞춤형 후속 조치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전화 응대만 하루 종일 하는데, AI가 이걸 해준다면 정말 혁명적일 것 같아요"라며 한 대표님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마케팅과 홍보 분야에서도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AI로 컨텐츠를 마구 찍어내는 시대는 지났어요"라고 한 대표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대신 양질의 핵심 컨텐츠 하나를 만들어 이를 다양한 채널에 최적화하여 배포하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5분짜리 유튜브 영상 하나로 블로그 포스팅, 인스타그램 릴스, 카카오톡 채널 등 다양한 플랫폼용 컨텐츠를 AI가 자동으로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단순한 복제가 아닌, 각 채널의 특성을 고려한 지능적인 변환이죠.

예를 들어 저는 유튜브 컨텐츠를 블로그 글로 자동으로 편집해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은 AI 환경에서 더욱 정교하고 실용적인 도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예로 들면, 제가 운영하는 웹사이트(irumhahn.com)에서는 이러한 AI 기반 컨텐츠 변환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하여 효율적인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이처럼 AI는 현업의 시간과 비용의 효율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현업의 계신 분들은 ‘사람’ 자체의 힘듬이라는 이유로 사람이 없거나 사람을 대체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워크샵을 통해 한 가지 분명해진 것은, AI가 단순히 기술의 진보가 아닌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대리님', '최과장님'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조직문화가 사라지는 것처럼, 기업과 구성원 간의 관계도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워크샵은 단순한 네트워킹 자리를 넘어, 우리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거울이었습니다. '사람'이라는 영원한 과제 앞에서, 우리는 이제 AI라는 새로운 해답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더 나은 '사람다운'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도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새벽 3시까지 이어진 진솔한 대화들이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40명의 CEO들의 고민 속에서, 우리는 변화의 두려움과 희망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진정한 혁신은 기술과 인간성의 조화로운 균형을 찾는 것에서 시작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