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틱톡샵 블랙프라이데이엔 베스트바이·울타·세포라가 처음으로 한꺼번에 들어와요.
스마트스토어로 치면, 연말 라이브 시간대에 하이마트와 올리브영이 내 바로 옆 방송으로 붙는 셈이죠.
광고비로 맞붙으면 승부는 뻔하잖아요. 그런데 이 싸움을 이미 한 번 접어 본 브랜드가 있어요.
미국 고데기 브랜드 비치웨이버(Beachwaver)입니다. 세 자매가 외부 투자 없이 꾸린 가족 회사인데, 틱톡샵에서만 140만 개를 팔았죠.
이 집이 이번 연말 매대에 올리는 건 세 가지예요. 자기네 창고, 가족, 그리고 열여섯 살 크리에이터가 생애 처음 디자인한 고데기 한 자루거든요.
모델 머리를 안 만진 첫 방송
사라 포템파는 원래 셀럽 헤어 디자이너였습니다. 뷰티 잡지 에디터들이 자꾸 같은 걸 물었대요. 해변에서 막 나온 듯한 웨이브, 그거 집에서 어떻게 하냐는 거였죠.
매번 긴 설명을 하던 어느 날, 에디터와 통화를 끊고 그 자리에서 기계를 스케치했는데요. 봉이 돌아가면서 머리카락을 알아서 감아 주는 고데기였어요.
2010년, 기업 변호사였던 자매 에린이 회사를 그만두고 특허를 맡았죠. 방송 제작 일을 하던 또 다른 자매 에밀리는 첫 사용자가 됐고요. 개발에만 2년이 걸렸고, 돈은 전부 자매들 주머니에서 나왔습니다.
2012년, 홈쇼핑 채널 QVC 첫 방송. 보통은 진행자가 모델 머리를 근사하게 말아 보이잖아요. 포템파는 그걸 거절했어요.
대신 뷰티 에디터 둘과 대학 룸메이트를 불러, 각자 자기 손으로 말게 했죠.
"큰 모험이었어요. 그래도 더 진짜였고… 그게 제 인생을 바꿨어요."
QVC 쪽은 첫해 방송을 너덧 번쯤으로 봤다는데요. 실제로는 50번 넘게 불려 나갔어요. 잘 꾸민 화면보다 '내 손으로도 되는 장면'이 판다는 감각, 이때 몸에 뱄습니다.
매장 1,000곳에서 나온 해, 그리고 마네킹 라이브
QVC 덕분에 울타·타깃·노드스트롬까지 매장 1,000곳 가까이 들어갔어요. 여기까진 꽃길이었죠.
문제는 고데기가 너무 튼튼했다는 겁니다. 한 번 사면 몇 년을 쓰니, 다시 사러 오는 손님이 드물었거든요. 매출은 처지는데, 매장 안에서 눈에 띄려면 광고비를 더 얹어야 했어요.
자기 돈으로만 버티던 세 자매에겐 감당하기 벅찬 싸움이었는데요. 포템파도 딱 잘라 말합니다.
"우린 투자 많이 받은 큰 회사처럼 광고할 돈이 없어요."
2016년, 비치웨이버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빠졌어요. 자사몰·인스타그램·아마존으로 들어앉았죠.
그리고 2022년 10월, 미국에서 가장 먼저 틱톡샵 문을 연 브랜드 중 하나가 됐어요. 첫 라이브는 소박했어요. 링라이트 하나 켜 놓고 마네킹 머리를 말았죠.
포템파는 "그냥 같이 놀면서 머리 팁 수다 떠는 느낌"일 줄 알았대요. 시청자는 적었고, 판매도 영 붙지 않았습니다. 하긴 마네킹은 댓글을 안 달잖아요.
창고 포장대에서 여는 틱톡샵 라이브
돌파구는 의외로 익숙한 데 있었어요. 10년 가까이 해 온 홈쇼핑이었죠.
"이건 그냥 콘텐츠가 아니에요. 틱톡 세대를 위한 QVC예요."
그때부터 방송에 '지금 사야 할 이유'를 넣었는데요. 화면에 할인 코드를 띄우고, 몇 시간만 파는 묶음을 걸고, 블랙프라이데이엔 마라톤 방송까지 돌렸죠.
무대도 옮겼습니다. 시카고 북쪽의 자기네 창고로요. 들어온 주문을 카메라 앞에서 직접 포장하며 6~8시간씩 가는 '패킹쇼'인데요. 운 좋으면 내 아이디를 불러 주며 내 상자를 싸 주니, 보통 1,000명 넘게 붙어 있더라고요.
화면엔 가족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창고 관리는 인척이, 재활용 수거는 사촌들이 맡거든요. "회사는 진짜 누가 굴려요?"라는 댓글에 포템파가 이렇게 답했다더라고요. "우리가요."
틱톡이 직접 골라 준 '슈퍼 브랜드 데이'엔 창고에서 12시간을 내리 방송해 14,000개를 팔았죠. 참가비는 0원이었고요.
올여름 CNBC가 옆에서 지켜본 라이브는 첫 네 시간에 약 8,000달러(약 1,070만 원)어치가 나갔어요. 10대 아들이 뒤에서 DJ를 봤고, 포템파는 주문 500건이 차면 인척 한 명의 머리를 생방송으로 밀겠다고 걸었죠. 그분한텐 연말 매출표보다 무서운 숫자였을 거예요.
포템파는 이 방식을 이렇게 비교합니다.
"아무도 '저녁 7시에 10분 줄 테니 준비하고 끝내'라고 하지 않아요. 디지털에선 더 오래 해야 하지만, 매출은 훨씬 더 내 손에 있어요."
열여섯 살의 첫 고데기
올해 연말 이 매대엔 남의 물건을 파는 큰 매장들이 줄지어 서죠. 여기서 비치웨이버가 꺼낸 카드는 사람입니다.
팔로워 460만 명인 열여섯 살 크리에이터 프레슬리 페이스와 메탈릭 블루 고데기를 같이 디자인했어요. 틱톡샵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시작되는 11월 11일에 나오는데, 행사는 30일까지 이어지죠.
구성이 재밌어요. 헤어클립·곱창밴드·가방·스티커를 함께 넣어서, 크리에이터가 받는 협찬 상자처럼 꾸몄어요. 팬은 '프레슬리가 받는 바로 그 상자'를 받아 보는 거죠. 포템파는 이게 페이스의 "생애 첫 디자인"이라고 소개했어요.
포템파 본인도 영상을 올리며 열 보호 스프레이와 땋기 전에 바르는 밤을 같이 파는데요. 크리에이터는 무대 앞에, 창업자는 창고에, 둘 다 카메라 안에 있는 셈입니다.
이 집이 매대에 기대는 건 결국 사람들 입이에요. 2016년에 한 번 빠졌던 타깃 매대에도, 2024년 가을엔 1,900곳으로 다시 들어가 있었죠.
"우리한텐 '동네 타깃 가서 비치웨이버 하나 집어'라고 말해 줄 커뮤니티가 있어요."
실제로 매출의 50~60%는 여전히 자사몰에서 나와요. 틱톡샵은 이 집이 누군지 먼저 알리는 자리에 가깝죠.
큰 매장이 따라올 수 없는 화면
베스트바이도 세포라도 남이 만든 물건을 파는 곳입니다. 크리에이터에게 "당신 이름을 건 고데기를 같이 만들자"고 하기 어렵고, 창고에서 가족이 상자를 싸는 장면도 못 보여 줘요.
만든 사람이 직접 파는 장면, 비치웨이버가 14년 동안 붙든 것도 바로 그거예요. QVC 첫 방송에서 모델 대신 손님 손에 고데기를 쥐여 준 그 고집이, 창고 라이브와 크리에이터의 첫 디자인으로 이어졌죠.
조건도 분명합니다. 마네킹 앞 수다로는 안 됐어요. '오늘 이 방송에서만'이라는 이유, 그리고 길게 버티는 체력이 붙고 나서야 사람이 모였죠.
연말에 쿠팡·네이버 라이브 옆자리로 큰 몰이 들어와도 마찬가지예요. 볼 건 하나뿐입니다. 다음 방송 화면에, 우리 집에서만 나올 수 있는 장면이 들어 있나요? 포장대든, 원단 자투리든, 단골이 직접 고른 색이든 괜찮습니다.
그 장면 하나만 화면에 올려 봐도, 옆 방송 쿠폰 숫자가 생각보다 덜 무서워질 거예요!
곱창밴드는 서랍 가득인데 고데기는 아직 없는, 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