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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의 원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

한이룸

이커머스

2024. 6. 24.

  1. 원가를 낮추기 위한 다이소의 노력은 정말이지 눈물겨울 정도였다.

  2. 원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균일가를 고수하려니 ‘마른 수건 쥐어짜기’는 우리의 일상이었다.

  3. 어떤 이는 좋은 의미에서 ‘도요타 경영의 한국판’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실상은 ‘원가와의 사투’에 가까웠다.

  4. 우리는 원가를 맞출 수 있는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갔다. 그렇다고 무조건 싼 곳만 찾아다닌 건 아니다. 가격보다 최소 2배 이상의 가치를 갖는 제품을 만들어줄 곳을 찾아 전 세계를 탈탈 털었다.

  5. 그러니 정확하게 말하면,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 가장 잘 만드는 나라를 찾아다녔다.

  6. 이를테면 대나무 상품은 베트남에서, 스테인리스 제품은 인도에서, 접시는 브라질에서, 도자기와 유리 제품은 터키에서 공급받는 식이었다.

  7. 중간 무역상을 통하면 원하는 가격과 품질을 얻기 어려우니 직접 제조업체를 찾아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볐다. 국가별로 강점이 있는 품목을 발굴하다 보니 중국, 동남아, 중동, 유럽 등 전 세계 35개국 3600여 개 업체에서 상품을 공급받게 되었다.

  8. (일례로) 2007년에는 ‘루미낙’이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프랑스 회사 ‘아크’를 찾아가서 유리잔을 30센트에 맞춰달라고 했다. 공장장과 판매 책임자는 황당하다는 듯 처음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9. 하지만 유리 제품의 공정을 잘 알고 있었던 나는, 야간에 가동하지 않는 설비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또 고가 이미지를 가진 루미낙 브랜드를 노출하지 않고 ‘메이드 인 프랑스’만 표기하겠다고 약속했다.

  10. 아크 측은 그제서야 내게 관심을 보였고, 나는 가격을 조금 올려 승부수를 던졌다. “40센트로 하시죠. 대신 이윤이 날 만큼 대량 주문할게요”

  11. 그렇게 들여온 유리컵 등 10여 종의 유리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소비자들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프랑스산으로만 표기되었던 그 유리컵이 루미낙으로 유명한 아크의 제품이었다는 것을.

  12.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기 전까지는 나는 매년 20회 이상 해외 출장을 갔다. 횟수만 따져도 400회 이상이고, 비행기를 탈 때마다 쌓은 마일리지가 150만 마일이 넘는다. 지구를 60바퀴 돈 셈이다.

  13. 어떤 이들은 이런 나를 ‘소싱의 달인’ 또는 ‘협상의 달인’이라고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이긴 하다. 어디를 가도 나는 상품이 먼저 눈에 들어오니까. 어느 부분을 보강하거나 줄이면 가격을 맞출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고.

  14. 어떤 제품은 보는 순간 ‘아! 이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기도 한다.

  15. 어쩌면 우리의 업은, 고객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기 위해 구매대행이라는 전쟁을 대신 치러주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목표는, 이윤의 극대화가 아니라, 고객 만족의 극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