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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노멀 : 6년 브랜드의 건강식 실험

한이룸
이커머스
2024. 10. 27.
알룰로스 먹어본 적 있으세요? 다이어터라면, 익숙할 수도 있어요. 알룰로스는 ‘설탕의 대체재’거든요. 무화과와 건포도에서 발견되는 성분이죠.
알룰로스는 설탕의 70% 정도의 단맛을 낸다고 해요. 하지만 칼로리는 설탕의 10분의 1 수준이라 ‘다이어트 레시피’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해요. 대기업 브랜드(큐원·청정원)들도 트렌드를 따라 물엿과 시럽 등으로 제품군을 늘리고 있죠.
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는 브랜드가 있어요. 이름은 ‘마이노멀MyNormal’. 2018년 등장해, 저당 잼과 알룰로스 제품으로 성장했어요. 이 분야에서만큼은 대기업을 제칠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죠*.
데이터앤리서치가 2023년 7월~2024년 6월까지 온라인 사이트 23만 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
매출은 2년 전부터 뛰어오르고 있어요. 2022년 75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190억원으로 올랐죠. 올해는 300억원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트렌드를 빠르게 알아챈 창업자의 정체가 궁금해졌어요. 창업자는 1987년생인 이형진 대표. 식품과는 멀어 보이는 정유사 출신이라더군요. 어떻게 대기업 중심의 식품 시장을 파고들었던 걸까요? 서울 논현동의 마이노멀컴퍼니 사무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이형진 마이노멀컴퍼니 대표
창업하기 전까지 이형진 대표는 직장인으로 살았어요. 대신 잦은 회식과 과로로 몸이 망가져 가고 있었죠. 입사 2년 만인 2017년, 그는 결심합니다. “어떻게든 내 몸부터 살려보자”고.
영양제와 식단부터 하나둘 챙기다 보니, 어느덧 그는 ‘건강 덕후’가 되어 있었어요. 동료들이 영양제 추천을 받으러 올 정도였죠. 이후 창업을 준비하는 사이, 그는 건강 지식을 나누는 유튜버의 길도 잠시 걸었습니다. 그렇게 8년, 지금은 한 브랜드를 이끄는 대표가 됐죠.
Chapter 1.회식으로 무너진 건강을 되찾다 만난 기회
사실 이형진 대표는 학창 시절부터 창업을 꿈꿨어요. 서울 봉천동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님을 도우며 눈과 귀로 장사를 익혔거든요. 1년 중 어느 시기에 주문이 가장 많은지, 잘 팔리는 메뉴와 안 팔리는 메뉴의 차이는 뭔지 비교하며 재미를 느꼈죠.
대학에서도 경영학을 전공했어요. 하지만 졸업을 앞두고 창업을 하려니, 덜컥 겁이 났대요. 돈도, 사회 경험도 부족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일단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대기업 정유사에 들어갔어요. 2014년이었죠.
사업관리팀에서 일한 덕에 빠르게 사업의 구조를 배울 수 있었어요. 마케팅부서, 재무부서, 개발부서 등 협업하는 곳이 한둘이 아니었거든요.
문제는 회식도 그만큼 잦았다는 거예요. 건강이 나빠졌어요. 몸무게는 2년 만에 20kg 늘었고, 피부엔 염증이 올라왔어요. 기억력마저 흐릿해졌다고요. 돌아서면 방금 하던 일도 기억 못 할 정도로요.
“기억이 흔들리니, 나라는 존재가 흔들리는 거예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도 원인을 못 찾겠다고 하더군요. 근데 저는 계속 문제를 느끼니 무서웠어요.처음에는 영양제를 먹어봤어요. 하루에만 24종을 먹기도 했어요. 월 100만원을 쏟아부으면서요. 하지만 효과는 하나도 없었어요.”
괴로워하는 이 대표에게 부사수가 책을 한 권 선물했어요. 제목은 『최강의 식사』. ‘인생을 바꾸는 실리콘밸리식 2주 다이어트’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었죠.
책은 격무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한 키토 식단을 소개해요. 당은 줄이고, 지방 섭취는 늘리는 식사법이죠.
쉽게 말해 설탕과 밀가루를 끊는 거예요. 대신 고기와 유제품, 채소를 먹죠. 당을 적게 먹으면 안정적인 혈당을 유지해, 혈당 스파이크가 일으키는 피로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내용도 있었어요.
“일단 책에 있는 대로 실천해 봤어요. 신기하게도 3개월 만에 15kg이 빠지더군요. 제가 괴로워한 피부와 기억 문제도 해결됐고요. 그때부터 생리학*을 공부하는 건강 덕후가 됐죠.”
건강을 회복한 그는 꿈꾸던 창업을 위해 2018년 회사를 떠났어요. 4년간 일하며 창업자금 1억원을 모았거든요. 창업 아이템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었어요. 그가 직접 효과를 경험한 키토 식단에서 사업 가능성을 봤죠.

롱블랙과 인터뷰 중인 이형진 마이노멀컴퍼니 대표. 잦은 회식으로 건강이 무너져 영양제를 하루 24종씩 복용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바꿔야 하는 건 ‘식단’임을 깨닫는다. ⓒ롱블랙
Chapter 2.유튜브를 창업 발판으로 삼은 이유
이형진 대표는 2018년 마이노멀컴퍼니를 시작했어요. 이름의 뜻은 ‘키토를 새로운 표준으로 만든다’는 뜻이었죠.
다짜고짜 상품부터 만들지 않았어요. 먼저 시장 수요를 확인했죠. 네이버에서 ‘키토 다이어트’를 검색해, 한 카페를 찾아냅니다. 18만 명이 모인 카페였어요. 글 하나당 평균 조회수는 500회. 제품을 만들면 충분히 팔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먼저 제품을 만들 것인가, 고객을 먼저 모을 것인가. 이것부터 따져봤어요. 식품은 소비기한이 있어요. 제품을 먼저 만들면, 광고할 돈도 없는데 소비기한만 줄어들기 시작할 것 같았어요. ‘내 제품을 사줄 팬’부터 모으는 게 맞다고 봤죠.”
그래서 택한 게 ‘유튜브’였습니다. 퇴사 3개월 만인 2018년 5월, ‘키토제닉로우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열었어요. 그동안 공부했던 ‘키토 지식’을 쉽게 풀어냈죠. 「저탄고지* 다이어트 2년 5개월 후기」, 「키토제닉과 간헐적 단식의 관계」, 「키토제닉 다이어트의 3단계 원칙」 같은 영상을 매주 2개씩 올렸어요.
저탄수화물 고지방의 약어.
‘키토’에 관심 있던 사람들이 유튜브를 찾았어요. 하루에 50명씩 늘던 구독자는 100일 동안 5000명이 됐죠. 네이버 카페에서도 그는 ‘키토 유튜버’로 알려졌고요.
팬덤이 모였다고 판단한 이 대표, 곧장 제품 생산 계획을 세웁니다. 감이 아닌 숫자가 사업성을 말해주고 있었거든요.
“카페 회원 18만 명 중 1%만 제가 만든 제품을 사도 1800명이잖아요? 매일 먹으면 5만4000개 정도 나오고요. 유튜브로도 판매를 알리면 숫자는 더 늘 거고요. 당시 공장 최소 발주 수량이 7만 개였으니, 사업성이 보였어요. 이젠 해볼 만하다 싶었죠.”

이 대표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의 모습. 먼저 제품을 개발하기보다, 제품을 사줄 ‘팬’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유튜브로 인지도를 높였다. ⓒ키토제닉로우TV
Chapter 3.버터를 더한 커피로, 건강식의 첫발을 떼다
첫 제품은 방탄커피Bullet Proof Coffee였어요. 에스프레소에 버터를 넣어 믹서기로 섞은 커피였죠. 지방을 품은 버터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커피였어요. 당은 일절 없는, 이 대표가 아침마다 먹던 키토 식단 메뉴였죠.
몸에는 좋은데 해 먹기가 귀찮았어요. 믹서기도 닦아야 하고 버터는 미끌거리고. 제품으로 만들면 사 먹겠다 싶었죠.
하지만 제품 개발은 콘텐츠와 달랐어요. 생리학과 식품학에 더해 ‘제조’를 알아야만 했죠. 이 대표는 ‘선생님’을 찾아 나섰어요. 식품 중소기업 이사로 일한다는 대학 선배에게 연락했죠.
“식품 사업을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다짜고짜 찾아갔어요. 다행히 (선배가) 제품 개발 팀장님을 소개해 주셨죠. 그런데 그분이‘음료는 아셉틱*을 해야 한다’면서 외계어를 늘어놓으시는 거예요. 이때부터 ‘아셉틱이 뭔가요?’라며 붙잡고 늘어졌죠.”
이 대표는 ‘일단 매달리기’ 전략으로 6개월 동안 식품 제조의 기본을 배웠어요. 식품 용어와 관련 법령까지 익혔죠.
그다음, 방탄커피를 만들 제조 공장을 찾아 나섰어요. 편의점에서 냉장 커피 뒷면에 나온 커피 제조업체마다 전화를 걸었어요. 일단 전화를 건 다음, ‘버터가 든 커피를 만들고 싶다’고 요청하는 거죠. 의외로 이 방법이 통했어요. 세 번째 업체에서 제안을 수락했죠.
이 대표는 창업 6개월 만에 방탄커피를 제품화하는 데 성공해요. 국내 최초였죠. 첫 판매처는 펀딩 플랫폼. 결과는 어땠을까요? 목표액의 5057%를 달성했어요! 한 번 더 연 앵콜펀딩에선 목표액의 8976%를 찍었죠. 총 모금액이 2억1000만원이었어요.

방탄커피는 키토 식단을 소개한 책, 『최강의 식사』에서 얻은 아이디어였다. 당류가 없어 혈당을 높이지 않지만, 버터를 넣어 포만감을 주는 커피다. ⓒ마이노멀컴퍼니
Chapter 4.때로는 누군가의 배신도 기회가 된다
그렇게 마이노멀은 방탄커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기쁨은 잠시, 다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앵콜펀딩이 끝난 지 두 달 만에, 다른 회사가 거의 똑같은 제품을 낸 거예요.
“경쟁 제품은 우리 방탄커피를 만든 공장에서 나왔어요. 처음에는 따졌습니다. 왜 계약을 어겼냐고요. 돌아온 답은 이랬습니다. ‘공장은 가동률이 중요해요. 만약 스타벅스가 와서 제조해 달라고 하면, 사장님은 안 하시겠어요?’라고요.”
화는 났지만 방법이 없었어요. 법적 싸움을 해봤자, 브랜드만 힘들어질 게 보였거든요. 심지어 마이노멀의 유일한 공장마저 놓치는 꼴이었죠.
이 대표는 방탄커피에 집착하는 대신, 신제품 기획으로 눈을 돌려요. 식품 업계에선 제품 하나로 살아남을 수 없단 걸 뼈저리게 깨달았거든요.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넓힐 수 있는 제품을 찾았어요. ‘국민 브랜드’라 불리는 식품 기업을 분석하기 시작했죠.
“식품 대기업을 보니 공통점이 보였어요. ‘기초 식재료’를 쥐었다는 점이었죠. 대상은 미원으로 그룹이 됐고, CJ제일제당은 설탕으로 미디어까지 진출했죠. 그들의 제국을 세울 수 있었던 건 완제품이 아닌, ‘전 국민’이 ‘어디서나’ 쓰는 가루였습니다.”
이 대표는 기초 식재료의 빈틈을 찾아 나섰어요. 그러자 알룰로스를 포함한 대체당이 눈에 보였죠.
2019년의 대체당은 지금처럼 환영받지 못했어요. “설탕의 맛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을 들었죠. 2016년 일찌감치 제품을 냈던 CJ제일제당은 잠시 판매를 접었고, 다른 대기업도 대체당 사업을 축소하는 추세였어요.
이 대표는 여기서 기회를 발견해요. 키토 식단을 하면서 확인한 게 있었거든요. 언젠가는 설탕을 대체할 재료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대체당이 점점 설탕과 비슷해지고 있단 걸요.
“1960년대에 유행한 대체당은 사카린이었어요. 이후 자일리톨과 수크랄로스, 스테비아도 나왔죠. 알룰로스는 그다음에 나온 거예요. 흥미로운 건, 갈수록 이들의 맛이 설탕과 비슷해졌다는 점이에요. 언젠가 ‘살이 찌지 않는 설탕’을 다들 찾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대표가 고른 건 알룰로스였어요. 대체당 중 맛이 설탕에 가장 가깝다고 느꼈든요. 복통이나 설사 같은 부작용도 가장 적었고요. 그렇게 알룰로스의 세계로 뛰어들어요. 2019년 11월, 마이노멀 알룰로스 시럽을 출시했죠.

시럽에 이어 출시한 가루 형태의 알룰로스. 설탕과 질감 및 당도가 비슷해, 설탕이 들어간 레시피에 알룰로스로 편하게 대체할 수 있다. ⓒ마이노멀컴퍼니
Chapter 5.재료가 생소할수록 전달이 쉬워야 한다
알룰로스는 익숙한 식재료는 아니었어요. 이형진 대표는 어떻게 하면 ‘모두의 냉장고’에 알룰로스를 넣을 수 있을지 고민했죠. 고민 끝에 요리에 많이 쓰는 입문용 제품에 도전합니다.
“사람들이 설탕만큼 많이 쓰는 재료가 뭔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뉴스에서 ‘각 가정의 냉장고 70%에 케첩이 들어있다’는 걸 봤어요. 국내만 봐도 3000만 가구는 되는 거잖아요? 여기에도 틈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이노멀은 알룰로스를 넣은 케첩을 시작으로, 저당 고추장까지 제품을 넓혔어요. 당 함량이 높으면서도 항상 냉장고 한 편을 차지하는 기초 식재료를 ‘무설탕’으로 출시한 거예요.
고객의 냉장고에 머무르겠다는 전략, 2023년에 빛을 봤어요. 새로 낸 ‘저당 잼’이 대박을 터트렸거든요. 딸기잼과 블루베리잼, 애플시나몬잼 3종을 출시했는데, 1년 만에 63만 개가 팔렸어요. 지금도 매달 10만 개씩 팔리는 중이고요.
“왜 잼이 유독 잘 됐을까, 연구해 봤어요. 제가 찾은 답은 ‘직관성’이에요. ‘이 잼, 저칼로리야. 한 통 다 먹어도 100칼로리래.’ 쉽잖아요? 게다가 잼을 가득 뜬 한 스푼은 맛있어 보이고요.그동안 알룰로스는 ‘흡수되지 않는 설탕’으로 설명됐어요. 식감도 물엿과 비슷해 고객을 설득하는 게 어려웠죠. 이걸 잼이라는 도구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만든 거예요.”
이렇게 등장한 잼, 알룰로스의 인지도까지 높였어요. 잼이 출시된 2023년의 전체 매출, 직전 해 대비 2.6배나 올랐어요. 금액으로는 190억원을 기록했죠. 고객들이 잼으로 알룰로스를 알게 되고, 다른 저당 제품까지 손을 뻗친 거예요.
이 대표는 저당 잼이 성공한 이유로 ‘쉬운 접근’을 들었어요. 제품은 고객에게 쉽게 다가가야 하고, 고객은 제품을 쉽게 살 수 있어야 한단 거예요.

마이노멀은 2023년 2월 딸기잼을 시작으로, 세 가지 맛의 저당 잼을 출시했다. ‘무설탕 잼’이라는 직관적인 메시지로 알룰로스가 알려져 브랜드의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마이노멀컴퍼니
① 지금의 고객은 ‘이해해야만’ 산다
제품 성분표부터 쉬워야 했어요. ‘주부가 상세성분표를 읽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가’가 기준이었죠. 외계어 같은 합성첨가물은 모두 뺐어요. 맛을 더 낼 수 있는 재료더라도요.
실제로 마이노멀 딸기잼 제품 성분표는 이렇게 적혀 있어요. 딸기 50%, 알룰로스, 펙틴*, 구연산**. 네 가지가 전부죠.
과일이나 채소의 세포벽에서 추출한 천연 다당류로, 젤리나 잼을 만들 때 젤리화를 돕는 증점제로 주로 사용된다.
*감귤류에 많이 함유된 천연 유기산으로, 식품에서 신맛을 내거나 산도를 조절하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다.
“식품을 개발하다 보면, 맛을 중심으로 재료를 넣게 돼요. 맛있어서 많이 팔리면 좋으니까요. 그러다 보면 재료가 복잡해지고, 썩 건강하지 않은 재료도 섞이죠. 하지만 지금의 고객은 성분표를 이해해야만 사세요. 키토 식단을 하던 저도 그랬고요. 그들을 위한 표준을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② 일단 눈에 들고, 손에 잡혀야만 한다
소비자가 쉽게 살 수 있어야 했어요. 그래야 ‘재구매’가 늘어날 테니까요. 그래서 택한 전략이 ‘온갖 유통 경로에 들어가는 것’이었죠.
“재구매는 식품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예요. 재구매를 위해서는 장바구니에 넣기 쉬워야 하고요. 일단 눈에 띄고, 잡혀야 하죠. 소비자에게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이 대표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마다 않고 마이노멀을 입점시켰어요. 2018년부터 올리브영과 마켓컬리, 쿠팡과 이마트는 물론 배달의민족 B마트까지 들어갔죠.
“다른 업체들은 자사몰에 집중하던 시기였어요. 더 ‘저렴하게’ 소비자와 연결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때였죠. 근데 저는 그보다 ‘편리함’이 더 중요하다고 봤습니다.2019년 ‘쿠팡이 어렵다’는 말이 나올 때 입점한 것도 같은 이유였어요. 접근성이 너무 좋았거든요. 남들보다 먼저 ‘저당’ 키워드로 들어갔어요. 그 덕에 쿠팡의 ‘마이노멀 알룰로스’에는 5만 개의 리뷰가 쌓였어요. 재구매율은 30%에 달하죠.”

쿠팡에서 5만 개의 리뷰가 쌓인 마이노멀의 알룰로스. 이 대표는 가능한 많은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재구매를 유도했다. ⓒ마이노멀컴퍼니
Chapter 6.건강한 식탁은, 다정한 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7년 차가 된 마이노멀, 이젠 생존을 넘어서고 있어요. 지난해엔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거든요. 마이노멀의 다음 목표는 건강한 기초 식재료에서 나아가 ‘식품 업계 전체의 기준을 바꾸는 것’이라고요.
“이제 마이노멀은 이름처럼 ‘건강한 나의 표준’을 제안하는 곳이 되려고 해요. 그 시작이 ‘설탕과의 싸움’이었다면, 이번엔 ‘밀가루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싸고 맛있으면 된다’는 식품 시장에 새 기준을 제안하고 싶어요. 이제껏 식품 시장이 ‘저렴한 원가’를 기준으로 제품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고객의 건강’이 기준이 되기를 바라요.”
올해 들어선 간식류까지 제품을 넓혔어요. 젤리와 초코볼 등을 저당으로 내놨죠. 가볍게 즐기는 간식에서도 ‘건강한 선택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건강식을 이렇게까지 파고드는 이유를요. 그는 예상 밖의 단어를 말했어요.
‘다정한 세상’. 우리가 건강을 회복할 때, 서로를 다정하게 보듬을 수 있을 거라는 거죠. 자기가 만드는 제품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요.
“아프면 날카로워져요. 제가 몸이 안 좋아 봤잖아요? 아프면 여유가 없고 예민해집니다. 내 몸도 건사하기 힘드니, 자꾸 누군가와 부딪치는 거죠.저는 제 몸을 회복하고, 이를 돕는 제품을 만들면서 깨달았어요. ‘다정하려면 건강해야 한다’는 걸요.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여유가 생깁니다. 다른 사람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되고요. 그 화합을 만드는 일이, 저는 식탁에서 일어난다고 봐요. 그 일을 돕고 싶습니다.”

이 대표와의 인터뷰는 3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그는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제품을 개발 중이라 설명했다. ⓒ롱블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