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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 : 당신의 콘텐츠는 죄가 없다, 이야기 방식이 평범할 뿐

한이룸

이커머스

2025. 3. 14.

칩 히스Chip Heath와 댄 히스Dan Heath 형제가 2007년 출간한 『스틱!』은 ‘마케팅 고전’과도 같은 책입니다.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책의 주장은 전혀 낡지 않았죠. 오히려 읽을 때마다 생생한 인사이트를 줍니다.

제가 오늘 『스틱!』을 소개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 속에서도, 관심을 끄는 공식은 정해져 있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평소에 강렬하게 기억했던 광고, 뉴스, 이야기들이 왜 효과적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꼭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오늘의 이야기에서 배움을 얻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내 식당이나 카페를 알리거나, 그밖에 내 일을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한 시대니까요. 메시지를 설득력 있고 기억에 남도록 전달할 방법을 배워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Chapter 1.단순함=핵심+간결함

메시지는 단순해야 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메시지가 복잡하면 전달이 어렵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간결한 정보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단순함’이란, 단순히 짧은 걸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저자는 ‘단순함=핵심+간결함’이라고 공식을 제시하죠. 핵심이 없는 간결함은 공허하다는 거예요.

“단순해지라는 건 ‘정보의 수준을 낮추라’거나 ‘간단한 요약문을 만들라’는 의미가 아니다. 단순하다는 것은 쉬운 말만 골라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단순’의 정확한 개념은 메시지의 ‘핵심’을 찾으라는 의미다.”_55p

책에선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회사 목표 한 줄’을 예로 듭니다. 바로, “가장 저렴한 항공사를 만들자”는 것이었죠. 어떤가요? 간결하면서도, 핵심 목표를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이 단순한 메시지를 기준 삼아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며 40년 넘게 흑자를 연이어 기록할 수 있었죠.

“가장 저렴한 항공사를 만들자”라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목표는, 핵심이 담긴 간결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인스타그램, @ne.planespotter

무자비하게 결론을 내려라

그런데 메시지에 핵심만 남기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 얘기도, 저 얘기도 중요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내가 어떤 제품을 판매한다면, 그 제품의 장점을 최대한 많이 알려주고 싶은 게 사람 마음입니다.

저자도 이 어려움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힘주어 강조하죠. “핵심에 이르기 위해서는 남아돌거나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고요. 우리는 메시지에 있어서 ‘무자비한 판사’가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메시지의 핵심을 발굴하려면 우리는 결론을 내리는 명수가 되어야 한다. 무자비할 정도로 곁가지를 쳐내고 중요한 것만을 남겨야 한다.”_35p

저 또한 글쓰기 수업을 할 때, 이 원칙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한 편의 글에는 가능한 한 ‘하나의 메시지’만을 담아야 한다고 말이죠.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얘기, 저 얘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글은 풍성해 보일 수는 있어요. 그러나 막상 다 읽고 나면, 독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느꼈는지 헷갈리게 되죠.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얼마 전 저는 ‘사람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도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글을 시작했죠.

“누구도 일관되게 좋은 사람이기만 할 수는 없다.”

결론이 되는 마지막 문단은 이렇게 썼습니다.

“그러니 살아가면서, 하나 가져야 할 태도가 있다면, 다른 완벽한 관계를 상정하면서 내 관계를 폄하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나 자신이 완벽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누군가는 완벽할 거라는 환상 역시 버려야 한다. (…) 삶을 긍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불완전함을 받아들여야 한다.”_2025년 3월 2일, 정지우 작가의 페이스북에서

딱 한 가지의 메시지로 글을 시작하고 끝내고자 했습니다. 제 의도에 맞는 문장들만 남기고, 그렇지 않은 이야기들은 무자비하게 쳐냈습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저도 이런 작업이 ‘빠르게 휘발되지 않는’ 콘텐츠를 만드는 길이라고 봅니다.

메시지의 핵심을 발굴하기 위해선, 우리는 ‘무자비하게 결론을 내리는 판사’가 되어야 한다. ©Pixabay

Chapter 2.여기까지 읽으셨나요? 더 중요한 내용은 이제부터입니다

챕터의 제목이 평상시와 달라서 놀라셨나요? 정확히 제가 의도한 바입니다.

단순하다고 모든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 건 아닙니다. 메시지를 ‘평범하지 않게’ 포장해 주는 것 또한 중요하죠. 방법은 간단합니다. ① 패턴을 파괴하기 ② 뉴스 기사 제목처럼 쓰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① 패턴을 파괴하기

패턴을 파괴해 ‘의외성’을 만들면, 사람들은 놀라게 됩니다. 제가 평소와 다른 챕터 제목을 내민 것처럼요. 그리고 놀라움은, 자연스럽게 메시지에 집중하도록 만들죠.

저자는 비행기 안전 교육을 예로 듭니다. 일반적으로 승무원이 비행기 안전 수칙을 설명할 때, 승객들은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한 승무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턴을 깹니다. 바로 ‘농담’을 활용한 거예요.

“애인과 헤어지는 방법에는 수십 가지가 있지만, 이 비행기에서 나가는 방법은 단 여섯 가지뿐입니다.”_108p

예상치 못한 농담에, 승객들은 집중했습니다. 심지어 설명이 끝나자마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죠.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패턴을 파괴하는 것’이다. (…) 캐런은 승객들이 이제껏 수십 번이나 들었을 안전수칙이라는 패턴을 파괴함으로써 메시지에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_109p

승무원이 비행기 안전 수칙을 설명할 때 ‘농담’을 사용하자, 승객들은 집중했다. 기존 패턴을 깨는 전달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Unsplash

② 뉴스 기사 제목처럼 쓰기

자극적인 뉴스 기사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해 클릭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호기심이 자극되기 때문이죠.

뉴스 기사의 비밀은 뭘까요? 책에선 ‘지식의 공백’을 언급합니다. 중요한 정보를 조금만 흘리고, ‘알고 싶어 근질거리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무언가에 대해 알고 싶지만 알지 못할 때의 느낌은 손이 닿지 않는 등 한 가운데가 근질거릴 때와 비슷하다. 그러한 고통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공백을 메워야만 한다.”_138p

조구만 스튜디오, 틸라무크, 비트윈스페이스 모두 원래부터 알고 있던 브랜드는 아닐지 모릅니다. 그러나 중요한 몇 가지 정보를 줘, ‘알고 싶은 욕망’을 키웠죠.

패턴을 깨서 놀라게 만들고, 지식의 공백으로 호기심을 유발하기. 저자가 강조하는 메시지 전달법입니다.

작은 힌트를 흘릴 때, 사람들은 강하게 호기심을 느끼며 메시지의 내용을 알고 싶어한다. 우리가 뉴스 기사를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이유도 마찬가지다. ©Unsplash

Chapter 3.친절하고 솔직하게, 구체적으로 쓰세요

아무리 포장을 잘하더라도, 구체성이 떨어진다면 이를 기억하기란 어려울 겁니다.

사람들은 추상적인 개념보다도 구체적인 사례를 잘 기억합니다. 추상적인 메시지는 종종 뻔하게 들리지만, 그 안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볼까요? 아래 두 문장 중에, 어떤 말에 더 감정이 이입되시나요?

A: 기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B: 매일 한 끼밖에 먹지 못하는 7세 소년 제임스가 있다.

B 문장이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에, 다들 동의하실 겁니다. ‘기아 문제’라는 커다란 개념을 들을 땐 피부로 잘 와닿지 않던 내용이, 실제로 존재하는 ‘한 소년’을 생각할 땐 생생하게 절감하게 되죠.

“추상적인 개념은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억하기 힘들게 만들며, 또한 다른 이들과 조화롭게 행동하기 어렵게 만든다. 추상적인 개념은 사람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구체성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_164p

저 또한 글쓰기 수업에서 ‘구체성’을 항상 강조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친절하고 솔직할 것’을 글쓰기의 대원칙으로 이야기합니다. 독자를 향해 친절하고 솔직하게 글을 쓴다면, 그 글은 곧 구체적이기 마련이거든요.

가령, 누군가 에세이에서 이런 식으로 썼다고 가정해 봅시다. “나의 아픈 기억이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이 문장은 구체적이지 않아요. 어떤 기억이 ‘아픈 기억’이고, ‘어떻게’ 나를 괴롭히고 있는 건지 독자로서는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만약 이렇게 고쳐 쓴다면, 이 이야긴 구체성을 갖게 됩니다.

“어릴 적, 전학을 간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당했던 적이 있다. 여전히 아르바이트처럼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할 때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마음 한구석이 찌르는 듯 아프다.”

독자에게 와닿는 메시지는, 친절하고 솔직하게 전달하는 이야기입니다.

추상적인 개념으로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기억에 남는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선, 최대한 구체적으로 쓰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사진은 책 『스틱!』 15주년 기념판. ©웅진지식하우스

Chapter 4.통계 데이터를 넘어서는, ‘신뢰성 높이기’의 비밀

메시지가 독자에게 ‘신뢰’를 얻는 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에 AI로 생성한 온갖 정보, 지식, 심지어 가짜뉴스까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죠.

저자는 앞서 강조했던 ‘구체성’의 연장선에서, ‘구체적인 정보’가 메시지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흥미로운 세부 묘사가 잔뜩 첨가된 남북전쟁에 관한 일화는 누가 말해도 믿음이 간다. 세부적인 사항들은 주장을 더욱 구체적이고 실감 나게 묘사함으로써 더 현실적이고 믿음직스럽게 보이도록 만든다.”_221p

친구에게 이야기를 전할 때도, “예전에 내가 어떤 강가에서 본 일인데”라고 말하면 아무래도 신뢰가 덜 갑니다. 그러나 “그때를 정확하게 기억해. 막 새해 일출을 보러 나갔던 날이었거든. 그때 망원한강공원에서 본 일이야.”라고 하면, 아무래도 신뢰성을 더 줄 수밖에 없겠죠.

식당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잡은 생선”이라고 적는 것보다 “오늘 아침 속초에서 가져온 생선”이라는 구체적인 표현을 쓸 때, 소비자들은 더 신뢰하게 됩니다.

왜 구체적인 표현이, 신뢰도를 높이는 걸까요? 다름 아닌 정보 사이에 숨어 있는 ‘맥락’을 알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통계와 데이터를 활용하면 메시지가 더욱 신뢰성을 갖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도 동의하죠. 그러나 통계를 보여주는 방식에도 ‘맥락’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통계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언제나 이 점을 염두에 두어라. 통계는 의미를 지니거나 의미를 표현하기 힘들다. 통계는 언제나 ‘관계’를 묘사하는 데 이용되어야 한다. 진정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숫자들 사이의 연관성이다.”_229p

가령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명대에 이르고 있다’는 통계치를 전달한다고 해봅시다. 이 문장만 써놓았을 때, 독자들은 ‘그래서 이 통계가 어떤 걸 말하고 싶은 건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10년 전이나 20년 전 데이터와 비교하고, 옆나라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과 비교한다면? 독자들은 이 데이터가 말하고자 하는 심각성을 인지할 겁니다.

저는 글쓰기에서 ‘맥락’의 중요성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써야 하는 건 언제나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맥락인 거죠.

하다못해 길에서 본 꽃을 묘사할 때도, 맥락을 부여하면 더욱 풍성해집니다. 유난히 외로운 기분이었을 때 본 꽃, 이제 막 봄이 오는 시기 올해 처음 본 야생화, 꽃처럼 화사한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지나간 직후에 본 꽃. 어떤 상황에서 본 꽃인지 구체적인 맥락을 설명해 줄 때, 감상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달되는 메시지가 달라지는 거죠.

메시지는 언제나 맥락이고 관계입니다. 이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여주는지에 따라, 이야기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효과적인 전달’로 이어지게 되죠. 통계나 데이터를 활용할 때도, 내게 일어난 사건이나 내가 느낀 감정을 전달할 때도, ‘맥락’과 ‘관계’를 써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맥락을 충분히 설명할 때, 메시지의 신뢰도는 높아지며 내용은 풍부해진다. 길에서 본 꽃을 묘사할 때도, 어떤 맥락이 부여되는지에 따라 감상은 달라질 수 있다. ©Pixabay

Chapter 5.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스토리다

지금까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이 모든 방법을 아우르는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스토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같은 사람에게 감정을 느끼지, 추상적인 개념에는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한다.”_38p

단순히 나열된 정보에서 사람들은 무언가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해야 할 건, 정보라는 ‘구슬’을 모아 스토리라는 하나의 ‘목걸이’로 만드는 작업이죠.

‘잘 짜인 스토리’는 책에서 강조한 ‘메시지’의 중요한 원칙들을 다 담고 있습니다. 하나의 주제를 던지고 있고, 구체적이며, 반전과도 같은 의외의 요소로 놀라게 하죠. 그리고 이런 스토리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 무언가 ‘행동하게끔’ 이끕니다.

“스토리의 힘은 이중적이다. 그것은 시뮬레이션(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영감(행동에 대한 동기)을 준다. 당신이 취할 수 있는 이 두 개의 장점, 즉 시뮬레이션과 영감이 모두 행동을 초래한다는 점에 주목하라.”_324p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책에선 한 기부 실험에 관한 이야길 들려줬어요. “300만 명에 달하는 말라위의 어린아이들이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등의 통계 자료가 그저 나열됐을 때보다, 한 소녀 로키아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읽었을 때 두 배가 넘는 액수를 기부했다고요.

구체적인 스토리는 사람의 감정을 건드린다. 그리고 무언가 ‘행동하게끔’ 이끈다. ©Unsplash

‘소소한 이야기’가 마음을 울린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들 겁니다. ‘스토리는 어떻게 만드는 거지?’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스토리가 엄청나게 극적일 필요는 없거든요. 저자는 우리의 ‘일상’에 집중해 보라고 말합니다.

“스토리는 사람들을 고무시키고 자극하는 엄청난 위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 힘을 통제하기 위해 풍부한 창의성을 발휘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그저 매일 매일의 삶이 만들어내는 훌륭한 스토리를 포착할 준비만 갖춰두면 되는 것이다.”_368p

저 또한 일상적인 이야기의 힘을 많이 느꼈습니다. 과거에 저는 『청춘인문학』이나 『분노사회』 같은 책을 쓰며 나름 진지한 담론들을 펼치고자 노력했었죠.

그러나 정작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얻기 시작한 건, SNS에 소소한 일상과 육아 이야기를 올린 뒤부터였습니다. 그때부터 거창한 담론의 힘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지닌 힘이 더 강할 수 있다는 걸 실감했죠.

우리는 ‘기억에 남는 메시지’는 강렬한 소재가 있을 때만 만들 수 있다고 오해하곤 합니다. 그러나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소소한 내용이더라도 그걸 ‘어떻게 스토리로 엮어낼지’ 고민하는 태도일 겁니다.

모든 스토리가 거창할 필욘 없다. 일상을 관찰하며 얻은 소재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것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