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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꼬마는 어떻게 ‘전 세계 원탑 테크 유튜버’로 성장했나?

한이룸
이커머스
2024.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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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구상 최고의 테크 리뷰어
본명은 마커스 키스 브라운리(Marques Keith Brownlee), 디지털 세계에서는 ‘MKBHD’로 불리는 그는 현재 구독자 수가 1900만 명이 넘는 테크 유튜버인데요. 만든 영상 대부분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그는, 2013년 구글의 전 수석 부사장 ‘빅 군도트라(Vic Gundotra)’로부터 “지구상 최고의 기술 유튜버”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마커스 브라운리는 꼬꼬마 대학생이었는데, 수많은 테크 유튜버들을 제치고 ‘현존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죠. (꼬꼬마라고 하기엔 그의 체격이 너무 좋긴 하지만요)
물론 단순히 ‘채널의 규모’와 ‘조회수’가 마커스 브라운리가 가진 가치를 전부 말해주진 않습니다. 마커스 브라운리의 영향력과 콘텐츠 퀄리티는, 적어도 테크 분야에선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을 뛰어넘은 지 오래니까요. 그의 말 한 마디가 글로벌 IT 기업들의 제품 판매 실적을 좌우하기도 하고, 일각에서는 그의 부정적인 리뷰가 특정 회사를 망하게까지 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마커스 브라운리는 부정적인 리뷰가 회사를 망하게 하는 게 아니라, 제품이 구려서 회사가 망하는 것이라고 항변하지만요.
(참고 - Do Bad Reviews Kill Companies?)
마커스 브라운리가 가진 전문성과 영향력을 인정하기에, 요즘 테크 업계에서는 제품 테스트 과정에서 브라운리에게 검토를 요청하기도 하는데요.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제품 테스트 단계에서 브라운리에게 제품을 미리 보내고 리뷰를 부탁했고요. 구글은 스타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던 비밀 프로젝트의 리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애플 또한 새로운 아이폰 론칭 행사에서 브라운리의 제품 리뷰를 인용하기도 했죠.
이처럼 마커스 브라운리가 가진 전문성과 영향력은, 그 자체로도 놀라운 부분이 있는데요. 하지만 더 놀라운 부분은 바로, '꾸준함'입니다.
‘제품 리뷰 분야’는 전문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품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리뷰는 늘 주관적일 수밖에 없죠. 또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 기업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잘 형성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구독자와의 신뢰 관계에 충돌을 일으키기도 하죠.
그래서 테크 유튜버 중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리뷰가 구려서, 아니면 너무 광고를 많이 해서 등등으로 구독자들이 쉽게 이탈하는 분야이기 때문이죠. 어느 정도의 숫자에 다다르면, 채널 성장이 정체되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까다로운 영역에서 마커스 브라운리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기업, 구독자와의 신뢰 관계를 쌓아가며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무려 15년 동안 말이죠.

그리고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마커스 브라운리는 비즈니스 구조 역시 단단하게 다져나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마커스 브라운리는 어떻게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었을까요? 그가 지구상 현존하는 최고의 테크 유튜버가 된 데는 어떤 배경이 있었을까요?
2. 마커스 브라운리는 어떻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을까?
먼저 그의 시작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그가 처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건 ‘2008년’이었는데요. 골프 선수가 되고 싶었던 그는 골프 연습을 하는 영상 2개를 촬영해 올렸어요. 아마 ‘유튜브’라는 채널을 발견하고, 본인의 골프 연습 영상을 한 번 올려본 것이지 않나 싶은데요. 당연하게도 반응은 저조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테크 리뷰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건 2009년이었는데요.
당시 그는 ‘15살’이었어요. 왜 영상을 올렸는지부터가 흥미롭습니다. 노트북이 필요했던 그는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을 조금씩 모았습니다. 그리고 구매할 제품을 고르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영상을 찾아봤죠. 그리곤 한 모델을 결정해 구매했어요.
그렇게 구매한 노트북을 받았는데, 자신이 본 수많은 리뷰들에선 언급되지 않은 ‘리모컨’이 안에 들어있었던 겁니다. 마치 특종을 취재한 기자처럼, 마커스 브라운리는 아직 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고 싶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는 해당 노트북의 리모컨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하는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업로드했습니다. 테크 유튜버, MKBHD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죠!
여기서 인상적인 지점이 있는데요. 바로 마커스 브라운리가 완벽한 인터넷, 그리고 ‘영상 콘텐츠 네이티브’라는 점입니다. 그는 1993년생인데요. 이런 시절부터 인터넷을 접하고 활용한 세대죠. 노트북을 구매하기 전 그는 제품 정보를 얻기 위해 '영상'을 찾아봤고, 영상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했습니다.
또 자신이 알게 된 새로운 정보를 온라인 속 누군가에게 공유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다른 것이 아닌 영상을 통해 전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렇게 그는 바로 실행에 옮겼는데요. 웹캠을 켜고 자신의 직접 등장해 영상을 촬영하고 올린 것이죠.
첫 영상을 올리는 과정에서 '아무도 안 보면 어쩌지, 이런 걸 왜 올리냐는 악플 달리면 어쩌지' 등과 같은 고민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독자들과의 소통도 자연스러워요. 영상 속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작은 버튼은 무슨 기능인지 모르겠어요. 알고 계신 분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2분 51초’라는 짧은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테크 리뷰 영상’에 필요한 것들이 다 들어가 있다는 점입니다. 리뷰하고자 하는 제품(리모콘)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하고요. 소비자 관점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죠. 그만큼 그가 테크 리뷰 영상을 많이 봤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해당 영상에서 마커스 브라운리는 “조명이 어두운 것 같다”며 본인 콘텐츠의 부족한 부분 역시 솔직하게 고백하는데요. 이때부터 고퀄리티 영상 제작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앞서도 언급했지만, 테크 리뷰 콘텐츠에선 ‘소비자 관점에서의 리뷰’가 중요합니다. 전자 기기는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 장벽이 높기 때문에, 구매에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또 한 번 구매하면 오랜 기간을 사용하죠. 그래서 소비자 관점에서 이 제품이 살만한지, 누구에게 필요한 제품인지를 정리해 줄 필요가 있고, 테크 리뷰 시장은 이 수요를 기반으로 형성됩니다. 내가 구매할 제품에 대한 디테일하고 정확하고 균형 잡힌 정보를 보고자 하는 욕망 말이죠.
15살의 마커스 브라운리는 이를 첫 영상에서 잘 녹여냈습니다. 즉 첫 영상부터 ‘제품 리뷰 카테고리’의 핵심을 꿰뚫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렇게 2009년 그가 올린 영상의 개수는 무려 ‘283개’입니다. 소위 말하는 ‘1일 1영상’을 2009년에 유튜브가 뜨기 전부터 이미 시도한 것이죠. 첫 영상의 주제는 제품 리뷰였지만 당시 업로드된 대부분의 영상은 노트북, 인터넷 사용 방법에 관한 영상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사파리나 파이어폭스 등 브라우저 사용 방법이나 꿀팁을 설명하는 것이죠.
마커스 브라운리는 한 인터뷰를 통해 꾸준하게 영상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로 ‘시청자’를 꼽았습니다. 시청자들이 “고맙다”는 댓글과 함께 "A는 알겠는데 B는 어떻게 하지?"라는 식의 질문이 달리기 시작한 것이죠. 거기에 마커스 브라운리는 영상으로 답을 했습니다. 그렇게 짧은 분량의 영상을 하나씩 올린 것이 지금의 모습으로 이어진 것이죠.

3. MKBHD의 채널 성장 과정

1) 구독자 10만 명 (2009년 ~ 2012년 6월)
그렇게 꼬마 마커스 브라운리는 3년 넘게 계속 테크 리뷰를 하며, 2012년 6월에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했는데요. 해당 기간 업로드한 영상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음향기기(헤드폰, 스피커)’ 등이 조회수가 많이 나왔습니다. 극초기에는 음향기기 리뷰를 토대로 구독자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이후, 유튜브 자체가 주목을 받은 시기에 접어들었는데요. 이에 따라 유튜브 관련 팁이나 카메라 등 촬영 장비 리뷰 영상이 조회수가 터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스마트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는 시점부터 채널 조회수가 전반적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심지어 4G에 대한 영상의 조회수는 93만을 기록합니다.
즉, 마커스 브라운리는 테크 유튜버로서 변화하는 테크 시장의 트렌드를 발 빠르게 잘 따라간 것이죠.
또한, 이 시기 마커스 브라운리는 자신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서 꽤 저명한 스티븐스 공과 대학(Stevens Institute of Technolohy)에 입학하게 되는데요. Technology&Business를 전공하며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2) 구독자 100만 명 (2012년 6월 ~ 2014년 12월 29일)
그리고 본격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린 후부터는, 초기 인기를 얻었던 오디오 디바이스 리뷰의 비중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는데요. 반면, 스마트폰 리뷰의 비중은 크게 늘어납니다.
한 가지 제품을 다양한 각도로 리뷰해서 업로드하기도 했고요. 이 시기에는 게임 관련 제품이나 노트북, 자동차 등 여러 IT 제품에 관한 리뷰도 진행합니다.
그리고 테크 업계 전문가들이 찾는 CES에도 참가했는데요. 자신의 전공을 본격적으로 살리고자 했던 시도로 보입니다.
3) 구독자 500만 명 달성 (2014년 12월 29일 ~ 2016년 12월 18일)
기술 발전에 따라, 마커스 브라운리가 리뷰하는 제품군은 굉장히 다양해졌는데요. 테블릿PC와 시계, 자동차, 모니터, 드론, 에어팟 등 다양한 제품들을 리뷰했습니다. 동시에 이 시기는 유튜브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이기도 한데요. 때문에 유튜브 꿀팁으로 '휴대가 편한 카메라(고프로, 소니)' 리뷰 콘텐츠가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시기 마커스 브라운리는 제작 장비에도 투자를 하기 시작하는데요. RED Cinema 카메라를 구매하고 이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마커스 브라운리의 오래된 채널명 MKBHD는 ‘Marques Keith Brownlee’라는 이름 앞글자와 고퀄리티 영상을 의미하는 HD가 결합된 이름인데요. 그만큼 고퀄 영상 제작에 진심이라는 의미죠. (물론 지금은 HD를 넘어, 4K, 8K 시대가 되었지만요)
이 시기에 농구 선수인 '코비 브라이언트'를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도 인터뷰를 종종 하긴 했지만, 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유명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크리에이터로 성장하죠. 코비 브라이언트와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점은 전설적인 농구 스타와 테크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 나눴다는 점인데요. 스포츠 선수로 느끼고 있는 기술의 발전과 변화에 대해 물어본 겁니다. 유명인에게 압도되기보다는 테크 유튜버로서 본인의 정체성을 잘 지킨 것이죠.
또 브랜드 협찬 광고 외에 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합니다. IT기기 액세서리 브랜드인 DBrand와 협업을 시도한 것이죠. (한편, DBrand는 최근 소셜 미디어 상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놓으며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이에 브라운리는 관련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DBrand와의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Smartphone Awards는 그의 대표 콘텐츠 중 하나인데요. 연말이 되면 그 해 출시한 스마트폰을 모두 살펴보고 나름의 기준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콘텐츠입니다. 브라운리가 해당 콘텐츠를 올리면 전 세계 언론사들이 이를 인용해 보도할 만큼 영향력이 커졌는데요. 이는 심지어 국내 언론사도 마찬가지죠.
‘Smartphone Awards’라는 그의 킬러 콘텐츠 시리즈가 탄생한 시기도 이때입니다.
4) 구독자 1000만 명 달성 (2016년 12월 18일 ~ 2019년 12월 18일)
대학 졸업 시점에 맞춰서는 단순 제품 리뷰 유튜버가 아니라 ‘전문가’, ‘기술 평론가’로서 자신을 본격 포지셔닝합니다. 그냥 테크 제품을 좋아서 리뷰하는 사람이 아니라, 좀 더 공학적인 지식과 비즈니스적인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 자신을 차별화하기 시작한 것이죠.
또한, 이 시기에 ‘Shortly Awards’에 수상하기도 했으며, YouTube Originals로 Retro Tech를 제작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그의 존재감을 인정한 것이죠.
이 과정에서 주목받은 콘텐츠를 살펴보면 역시 리뷰 콘텐츠의 중심은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조회수가 급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요. 또 폴더블폰, 사이버트럭 등 새로운 소재에 관한 콘텐츠를 분석하는 경우도 조회수가 급증했어요.
동시에 이 시기부터 ‘자동차’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는데요. 관련 영상은 서브 채널인 Auto Focus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Auto Focus 1화는 2018년 1월 31일에 시작했으며 2022년 8월 26일에 서브 채널을 오픈했습니다.
즉, IT 기기를 넘어 자동차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죠.
5) 구독자 1500만 명 달성 (2019년 12월 19일 ~ 2022년 6월)
이 시기에도 스마트폰 리뷰 영상들이 꽤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브랜드는 애플과 삼성, Oneplus, 샤오미, Pixel 등 등 다양했고요. 특히 아이폰에서 iOS가 업데이트됨에 따라 이를 알려주는 영상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제외하고 이 시기에 가장 채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던 제품군은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플스5 관련 영상들이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마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있었지 않나 싶어요.
또한, IT업계 이슈가 등장하면 이를 설명하는 전문가의 역할도 수행하는데요. 이 시기에 애플이 ‘M1’을 공개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마커스 브라운리는 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며 구독자의 관심과 호기심을 해결해주었고요. 또 메타버스, 도지코인, 생성형 AI 등과 같은 주제도 다루었는데, 이 또한 조회수가 잘 나왔습니다.
역시나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이슈를 굉장히 잘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죠.
6) 구독자 1900만 명 달성 (2022년 6월 ~ 현재)
최근까지도 그의 스마트폰 리뷰는 계속 주목받고 있는데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관련 리뷰가 올라오고 조회수 또한 올라갑니다.
그리고 최근 트렌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생성형 AI’인데요. 최근 들어 이를 다루는 비중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WWDC 직후 공개된 팀 쿡과의 인터뷰에서도 AI에 대화를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또한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그의 리뷰가 주목을 받는데요. 애플 비전 프로, 사이버트럭이 그 예라고 할 수 있겠죠. 애플 비전 프로, 사이버 트럭를 다룬 콘텐츠는 2천만 뷰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커진 영향력이 덕분인지, 앞서도 언급했지만 "MKBHD의 리뷰가 회사를 망하게 한다"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 또한 피하지 않고 마커스 브라운리는 직접 등판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의 리뷰 때문에 회사가 망한 게 아닙니다. 회사 제품 상태가 안 좋으니, 망하는 것이죠. 예전에 리뷰한 제품 중에 별로라고 했던 제품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 회사는 제가 말한 단점을 보완하며 제품을 업그레이드했어요” - 마커스 브라운리
4. MKBHD 채널의 핵심 키워드는?
MKBHD 채널에서 리뷰했던 콘텐츠를 살펴보면 구독자가 어떤 콘텐츠에 반응해왔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구독자들이 주로 좋아하는 제품은 역시 ‘스마트폰’을 꼽을 수 있습니다. 리뷰 콘텐츠의 개수 자체도 많을 뿐만 아니라 평균 조회수와 댓글 등 반응도 많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07년 이후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난 동시에 관련 콘텐츠와 반응이 늘어난 건데요. 이를 통해 MKBHD 채널을 보는 구독자의 핵심 니즈는 ‘스마트폰 관련 정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마커스 브라운리를 포함한 테크 리뷰어에게 스마트폰은 굉장히 중요한 아이템인 것이죠.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테크 기기가 스마트폰이기도 하고요.

채널에서 다룬 브랜드를 살펴보면 ‘애플’이 압도적인데요. 물론 애플 관련 리뷰를 많이 한 것도 사실이지만, 데이터를 보면 애플 관련 콘텐츠는 조회수 800만 이상을 많이 기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독자들의 관심도 애플을 향해있음을 알 수 있죠.
테슬라와 삼성의 주목도 역시 상당한데요. 얼마 전까지 삼성 스마트폰에 관한 관심이 많았으나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을 출시하는 등 이슈를 모았고, 일론 머스크의 인터뷰 등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5. 테크 유튜버의 핵심은 ‘정보의 신뢰도’와 ‘퀄리티’
국내 크리에이터들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보통 3-5년 정도 활동한 이후 성장을 멈추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 '이미지 소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구독자들은 해당 이미지에 익숙해지고 질려서 떠나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이미지의 소진을 만회할 ‘관계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이미지가 소진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은 관계를 쌓아야 하는 것이죠.

(이미지 - 책 <닥터튜브 주힘찬의 유튜브 클리닉> )
소위 요즘 사람들이 많이 말하는, '찐팬'이 많을수록 채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마커스 브라운리 역시 이 찐팬층이 상당히 두꺼운 편인데요. 구독자 대비 평균 조회수가 꾸준한 것이 이를 증명하는 지표입니다.
그리고 그가 이런 찐팬들을 모을 수 있었던 건 콘텐츠 퀄리티가 탄탄했기 때문인데요.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테크 리뷰 카테고리의 핵심은 '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보의 전문성을 통한 신뢰도 확보가 필요한데, 브라운리는 이 부분을 확실하게 잡았습니다.
또, 매번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는 테크 업계의 특징이 마커스 브라운리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는데요. 계속 등장하는 신제품이 채널에 ‘새로움’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테크 카테고리에선 해당 제품을 소비자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전문적 정보들을 계속해서 제공할 수 있다면 오래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데요. 그러려면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누구보다 빨리 테크 유튜버를 시작한 브라운리는 대학 전공마저 이 분야로 정하며 자신만이 줄 수 있는 전문성을 강화해나갔습니다.
다만, 이 전문성이라는 게 ‘지식의 저주’에 빠지거나, 대중의 이해할 수 없으면, 채널의 확장성은 생기지 않는데요. 따라서 테크 유튜버가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포지션을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거나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잘 전달하는 것이 테크 유튜버의 숙명이기 때문이죠.
그렇지 않고 전문성에만 치중하면 고인물 채널이 되기 쉽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커스 브라운리는 15년 동안 테크 유튜버로 활동하며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는 나름의 감각과 데이터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잡았기 때문에 전 세계 테크 유튜버 1위가 될 수 있던 것이죠.
또한, 브라운리 채널의 압도적인 경쟁력 중 하나는 ‘영상의 퀄리티’인데요. 그는 초기부터 영상 퀄리티 향상에 상당한 투자했습니다. 유튜버 시장에서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간혹 무작정 제작비를 늘리는 경우가 존재하긴 합니다만, 1) ‘기획 퀄리티(=테크 분야에선 전문성)’가 받쳐주는 상황에서의, 2) ‘제작 퀄리티 향상’은 큰 경쟁력이 됩니다.
아시겠지만, 이를 다 잡는 크리에이터는 많지 않습니다.
마커스 브라운리는 자신만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를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뛰어난 영상미까지 확보했고, 이를 위해 전문 장비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튜디오도 마련했으며 직원을 채용해 전문성을 강화했죠.
브라운리는 자신이 영상 퀄리티 향상에 투자한 이유를 4가지로 설명합니다.
테크 카테고리에서는 모두가 동일한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MKBHD 채널만의 차별성을 줘야 했고, 그중 하나로 영상의 퀄리티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유튜브는 베끼기가 워낙 쉬운 플랫폼이지만, 고퀄리티 영상은 흉내를 내기가 쉽지 않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고퀄리티 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에게 더 광고를 맡기고 싶을 것이다. 즉, 영상 퀄리티가 비즈니스를 구축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스튜디오가 없을 경우 촬영을 할 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계속 카메라의 설정값을 바꿔야 하며, 그러면 영상별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런 강점을 배경으로 MKBHD 채널은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특히 브라운리는 언제부턴가 단순 제품 리뷰어를 넘어 ‘기술 평론가’로서 역할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만들어내면서 IT 업계 거물들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는 채널로 성장합니다. 2018년에는 일론 머스크와 인터뷰하고 공장을 투어하는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당시 머스크가 언론 인터뷰를 대부분 거절하던 시기였기에 이 자체로 채널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는 빌 게이츠와 사티아 나델라를 인터뷰했고요. 2020년에는 마크 주커버그와 테크, 메타버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최근에는 AI 시장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팀 쿡 애플 CEO를 WWDC 시점에 인터뷰하기도 했고요.
정리하면, 마커스 브라운리는 단순 제품 리뷰를 잘하는 유튜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테크 업계 거물들이 직접 등판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전문성과 인터뷰 역량을 가진 테크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 중 한 명으로까지 성장하고 있는 것이죠.
6. MKBHD의 비즈니스 모델
브라운리가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얻게 된 것은 2013년인데요. 이것도 세 차례 지원한 끝에 파트너로 선정되면서 가능한 일이었어요. 수익을 올리기 시작한 이후에도 약 3년 간 직원 없이 혼자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커스 브라운리는 자신의 채널 이름을 따서, MKBHD Inc.라는 회사도 설립하는데요. 회사를 설립한 건 2016년이며 첫 직원을 채용한 건 2017년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조직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았는데요. 2024년 현재 직원이 총 14명으로 확인됩니다. 브라운리가 가진 명성에 비하면, 아직은 다소 작은 규모죠.
한 인터뷰에서 그는 ‘유튜버는 글을 쓰는 작가이자 콘텐츠 기획자, 촬영감독, 영상편집자, 마케터 등의 역할을 모두 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그런 생각을 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하는 역할 중 일부를 더 잘할 수 있는, 더 재능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직원을 뽑는 일을 ‘자신의 팔을 자르는 일’이라고 설명하는데요. 팔을 짜르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이 하는 일의 일부를 다른 전문가에게 맡겨야, 그 부분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이 바뀐 것이죠.
“우리는 기술 세계를 이해하고 유튜브를 이해하며 BBC나 CNN의 편집과 비교하여 영상을 편집하고 만드는 이유를 이해하는 편집자를 원합니다. 다양한 장소에 적합한 사람을 찾는 데는 아직 학습 과정이 남아 있지만 최종 목표는 해당 사람을 찾고 계속해서 팔을 자르는 것입니다” - 마커스 브라운리
조금 잔인한 표현이지만, 그렇게 그는 급하게 서두르기보다는, 자신의 신체 일부를 하나씩 자르며, 구성원을 한 명 한 명씩 늘려가고 있습니다. 우스겟소리로 비유하자면, 자기보다 능력 있는 직원들을 채용해 팔과 다리를 다 교체해 결국 자신의 머리만 남기는 변신 합체 로봇을 만드는 게 마커스 브라운리의 계획인 것이죠.

그렇게 앞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현재 MKBHD Inc. 직원수는 약 14명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촬영감독, 작가, 팟케스트 PD, 세트 디자이너, 모션 그래픽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조직 구성을 보면 영상과 팟캐스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조직임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느리지만 단단하게’가 마커스 브라운리의 지향점이 아닐까 싶어요. 그가 아직 젊기도 하고요.

그러면 MKBHD는 얼마나 벌어들이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회사가 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확인하긴 어렵습니다. 재무제표를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겠지만 공시의무가 없는 회사인 것은 물론이고 한 번도 공식적인 매출 규모를 밝힌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미디어에서 추정하고 있는 숫자를 확인하면 연간 1200만 달러(약 164억원) 수준입니다. 유튜브 채널 수익이 연간 550만 달러(약 75억원), 이외의 수입이 500만 달러(약 68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죠.
많다면 많은 금액이고,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전 세계 1위 테크 유튜버 치고는 생각보다 적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그렇다면 MKBHD는 어떻게 돈을 벌고 있을까요? 대형 유튜버가 되면 여러 사업을 시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요. 브라운리는 사업 확장에 다소 보수적인 모습입니다. 확인된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유튜브 채널 수익’입니다. 1900만 구독자의 메인 채널 이외에도 82만 명이 모인 The Studio, 100만 명 규모의 자동차 관련 채널 Auto Focus, 팟캐스트 콘텐츠를 영상으로 업로드하는 40만 명 규모의 WVFRM Podcast 등 사이드 채널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와 언론의 추정치는 모두 조금씩 다릅니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연간 550만달러(약 75억원) 수준의 수익이 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둘째,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입니다. 광고라고 할 수 있죠. 브라운리는 한 인터뷰를 통해 아주 많은 양의 광고 문의와 협업 제의가 들어온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거절하고 있고요. 브라운리는 제안의 99%를 거절한다도 말하기도 했죠. 그도 그럴 것이 광고주인 IT 회사 입장에선 그의 한 마디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니, 어떻게든 언급되고 싶은 마음이 클 겁니다. 다만 브라운리는 직원들이 있음에도 가격 논의 등 협상 자체는 직접 하고 있다고 해요. 계약서 작성 정도만 대리인이 하고 있고요.
즉,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에 본인이 직접 관여해 채널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면서, 숱한 거절을 통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셋째, ‘커머스 수익’이 있습니다. MKBHD는 직접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각종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커머스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굿즈샵에 가깝습니다. 티셔트와 바람막이, 텀블러, 컵, 스마트워치 스트랩 등이 주요 제품이거든요. 이 역시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모습이죠. 간혹 굵직한 제품을 기획해 판매하기도 합니다. 지난 2023년 아톰스와 함께 신발을 기획해 판매했는데, 20만 켤레 이상 팔리며 약 1600만 달러(약 220억 원)의 판매가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브라운리는 팟캐스트 채널을 운영하며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또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분 투자 활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3가지로 나눠 설명하긴 했지만, 사실 대부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얻는 수익입니다. 전체 매출의 절반이 유튜브 광고 모델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절반의 대부분 역시 브랜디드 콘텐츠, 제품 판매 링크 제휴 등이니까요.
그나마 ‘상품 판매’와 ‘팟캐스트 운영과 관련한 수익’ 정도가 그나마 유튜브 채널과 분리된 수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즉, 브라운리는 철저하게 유튜브를 중심으로 성장해왔습니다. 그리고 사업 확장에는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고요.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출 비중에는 변화가 확인되고 있는데요. 비교적 최근인 2024년 2월 브라운리는 한 인터뷰를 통해 매출 비중에 관해 설명한 바 있는데요. 최근 매출 중 브랜드 협찬 광고가 60%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요. 유튜브 채널 수익이 30%, 그리고 기타 매출이 10%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랜드 협찬 광고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죠. 과거 2015년에는 브랜드 협찬 광고 비중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고요. 2023년 설명에 따르면 광고의 비중이 50%라고 설명했습니다. 1년 뒤 60%로 매출 비중이 늘어난 것이죠.
제품 광고를 영상에 녹이는 방법을 살펴보면, 우리가 익히 아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국내 리뷰어들은 특정 브랜드로부터 광고비를 받고 해당 제품을 리뷰하는 형태를 자주 볼 수 있는데요. 브라운리의 최근 영상을 살펴보면, 테슬라 사이버트럭 리뷰 영상에 Ridge 캐리어를 등장시켰습니다.
사이버트럭의 트렁크 규모가 Ridge 캐리어 2개 정도 들어가는 정도라고 설명하면서 말이죠. 물론 RIDGE가 이 영상을 후원해주었다고 밝히고, 약 30초 동안 해당 제품에 관해 설명합니다. 그리고 제품 구매 링크를 영상 아래 설명란을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브라운리는 2024년 2월 Ridge의 이사회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투자자 및 최고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로 Ridge에 합류했음을 밝혔죠. 동시에 그는 브랜드 전략을 이끌고 한정판 지갑과 액세서리 컬렉션 등을 내놓을 계획도 함께 밝혔는데요. 앞으로 이들의 협업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참고 - Marques Brownlee Joins Ridge as Executive Board Member, Equity Investor, and Chief Creative Partner)
또 다른 영상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애플이 M4 칩셋을 탑재한 아이패드를 공개했습니다. 브라운리는 역시 해당 제품을 리뷰했는데요. 해당 영상 말미에 40초 가량을 할애해 dbrand의 아이패드 가죽스킨을 홍보합니다. 실제 100% 천연 풀그레인 가죽이라고 설명하죠. 당연히 영상 설명란에는 구매 링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수수료 모델인지, 혹은 일회성 협찬을 받은 것인지 등 광고 형태에 관해서는 밝힌 바가 없습니다.
특정 브랜드로 제품을 받거나 제작비를 받고 리뷰하는 콘텐츠도 존재합니다. 이 또한 국내 리뷰어들과 비슷한 모습이죠. 사례를 살펴볼까요? 대표적으로 ‘Dope Tech 시리즈’를 꼽을 수 있습니다.
‘Dope Tech’는 아이디어가 훌륭하거나 멋진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인데요. MKBHD 채널 내에 Dope Tech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제품을 소개합니다. 여기에 다른 제품과 함께 광고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죠.
유튜버는 제품에 따라, 광고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하는데, 마커스는 ‘Dope Tech’라는 콘텐츠로, 이질감 없이 브랜드 제품 광고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온도를 조절하는 신기한 침대’가 있고요.
7.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역시 콘텐츠 덕분
현재 언론에서 추정하고 있는 마커스 브라운리의 개인 순자산 규모는 ‘4500만 달러(616억 원)’ 정도입니다. 그가 소유한 부동산과 자동차 그리고 시계 등을 가지고 추정한 것이죠. 15살 소년이 유튜브를 통해 부자가 됐다는 점을 미디어는 주목하는데요.
다만, 브라운리가 가장 주목받아야 할 부분은 그의 자산뿐 아니라, 그가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 IT 업계 핵심 인물로 성장했다는 점과 영향력을 오랜 기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커스 브라운리의 행보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비즈니스는의 정석에 가까운데요. 무리하게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유튜브 조회수 수익을 기반으로, 브랜디드 콘텐츠를 조금씩 강화하고 있고, 커머스도 부분적으로 시도하고 있죠. 전 세계 탑 크리에이터로서 더 공격적으로 갈 수도 있었을 텐데, 무리하지 않고 무게중심을 잘 잡고 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처럼 그가 이렇게 무리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에는, 15년 동안 그가 만든 콘텐츠들이 조회수가 꾸준히 잘 나왔기 때문인데요. 업앤다운이 심했다면, 그 역시 생각이 달라졌을 텐데, 콘텐츠 퀄리티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조회수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고, 그만큼 단단한 독자층을 확보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넘치는 콘텐츠 업계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죠.
바꿔 말하면, 그가 이러한 영향력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역시 그의 콘텐츠 파워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커스 브라운리가 가지는 콘텐츠적 특이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대중성 : 항상 시청자 관점에서 생각합니다.
테크 채널은 많습니다. 시청자 입장에선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요. 시청자 입장에선 ‘마커스 브라운리’라는 리뷰어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거죠. 브라운리의 차별점은 무엇이었을까요? 힌트를 극초기 영상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처음 영상을 만드는 이유는 한 가지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무언가를 구매하기 전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고 싶다는 그 마음 말이죠. 이런 이유로 시작했기에 그는 주관적인 의견과 관점을 영상에 녹이는 일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이런 태도를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물론 채널이 커지면서 특정 제품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이 다소 부담이 됐을 겁니다. 기업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그럼에도 꾸준하게 자신의 관점을 녹여왔기에 구독자들의 오랜 지지를 얻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게 뭐고, 싫어하는 게 뭔지에 대해 최대한 투명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특정 기기에 대한 저의 선호에 누군가 동의를 하느냐 마느냐는 거의 중요하지 않아요. 저는 시청자들의 입장에 제 자신을 대입해서 그들이 그 기기를 사려고 한다면 알아야 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 마커스 브라운리
2) 전문성 : 본질이 흔들리지 않도록 제어합니다.
유튜브는 채널 운영자와 구독자와의 관계가 중요한 플랫폼인데요. 특히 리뷰어라면 구독자와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탄탄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기도 하고요. 브라운리가 탄탄하게 신뢰를 쌓고 유지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핵심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여러 인터뷰를 통해 브라운리는 콘텐츠의 내용을 구성하고 편집하는 일은 자신이 직접 하고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팀을 꾸린 이후에도 자신이 구성의 99%는 여전히 직접 편집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촬영 전 글쓰기가 자신이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하죠.
이 부분은 사실 당연한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채널이 조금 성장하면 많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일단 맡기고 보는 유튜버들도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브라운리가 지금까지 큰 이슈 없이 안정적으로 채널을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만큼 자신이 공을 들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절대 놓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죠.
“저는 편집의 99%이고, 모든 내용을 제가 직접 쓰고 있으며, 결국 그것이 저의 얼굴이자 저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프레젠테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커스 브라운리
3) 퀄리티 : 콘텐츠 퀄리티를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브라운리는 기획 단계에서 ‘자신이 보고 싶은 영상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합니다. 오랫동안 기술과 관련한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 관련 이슈를 팔로우하면서 영상을 찾아보고 댓글을 살피는 일이 가장 즐겁다고 하는데요.
여전히 새로운 정보를 얻고 배우는 일을 즐긴다고 강조하죠. 이런 집중력이 그가 오랫동안 한 시장에 머무를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네요. 때문에 자신이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기준을 낮게 잡을 수가 없는 것이죠.
4) 꾸준함 : 유일한 목표는 ‘영상 100개 만들기’였습니다.
채널을 운영하면 누구나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구독자 몇만 달성, 또는 조회수 몇만 달성 등과 같은 정량적인 목표가 대표적이죠. 이렇게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될 때 찾아오는 불안감 또는 좌절감이 크리에이터를 괴롭게 하기도 하죠.
관련해 브라운리는 정량적인 목표를 세운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저 ‘한 해에 동영상 100개 만들기’라는 목표만 있었고, 그 목표를 계속 달성해왔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15년 동안 업로드가 콘텐츠는 1650개가 넘습니다
5) 시의성 : 트렌드를 쫓되 휘둘리진 않습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하면서 마커스 브라운리의 과거 영상들을 쭉 훑어봤는데요. 초기 시작부터 제품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에 변함이 없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동시에 영상의 퀄리티 또한 꾸준하게 향상시켰고요. 톡톡튀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기보다는, 우직하게 자신의 스타일로 콘텐츠를 만들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트렌드와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테크 업계 특성을 잘 따라가면서도 본인의 스타일과 캐릭터는 우직하게 잘 쌓아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더더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크리에이터로서 놀라운 부분이지 않나 싶어요. 많은 유튜버들이 배워야 할 포인트라는 생각도 했고요.
8. 그렇다면 마커스 브라운리의 미래는?
지금까지 골프 선수를 꿈꾸던 15살 소년, 마커스 브라운리가 어떻게 전 세계 원탑 테크 유튜버가 되었는지를 살펴봤는데요.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테크 유튜버의 숙명을 초기부터 잘 이해하고 지난 15년 동안 밸런스를 잘 잡은 것은 마커스 브라운리가 보여준 놀라운 모습이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테크 유튜버들 중에선 전문성에 매몰되거나, 대중성을 잡기 위해 무리하게 유머를 구사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한데요. 마커스 브라운리는 자신의 정체성 안에서 전문성과 대중성을 나름 잘 잡아나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적으로도 그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특유의 균형감각을 발휘하며 단단하게 나아가고 있는 모습인데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수익화’라는 과제 앞에서 무리하다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크리에이터들을 15년 동안 본 마커스 브라운리는 가능한 넓게 보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면 비즈니스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리기 마련인데, 시야가 좁아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수익화를 추구하면 쓰러지기 쉽다는 것이죠.
실제로 그는 전 세계 탑 티어의 크리에이터이면서도 조직 확장이나 비즈니스적인 면에서 꽤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도 한 명 한 명 자신의 팔을 짜르는 심정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을 채용한 상태에서도 콘텐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디어, 촬영, 편집, 스크립트 등을 여전히 자신이 책임지고 있고요.
그래서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전 세계 테크 분야 1위 유튜버 치고는 수익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는데요. 단기적으로는 큰 한 방으로 마커스 브라운리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사람이, 혹은 더 많이 벌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크리에이터 업계에선 흔하니까요.
다만, 마커스 브라운리는 거기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묵직하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마커스 브라운리만의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마커스 브라운리처럼 15년 동안 꾸준히 테크 업계에서 전문성과 영향력을 쌓아온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마커스 브라운리의 이러한 자신감은, 그가 만드는 ‘콘텐츠의 퀄리티’와 ‘생산성’에서부터 비롯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이미 고퀄리티 영상을 연간 100개씩 만들 수 있는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조회수 수익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그가 무리하지 않고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배경 중 하나인데요. 조직 규모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은 것도 이 전략 안에서는 꽤 유효한 것으로 보이고요.
더불어 마커스 브라운리가 채널 수익으로 나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유튜브가 쉐어해주는 채널 수익 단가가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미 아시겠지만, 국가별로 광고주가 집행하는 예산 규모는 다 다르고, 따라서 조회수 수익 단가는 흔히 말하는 선진국일수록 높습니다. 한국보다는 미국이 당연히 높고, 대형 크리에이터들의 경우에는 광고주 사이에서 입찰 경쟁도 벌어지기 때문에 미국에서 활동하는 탑 크리에이터의 조회수 단가는 다른 유튜버들보다 훨씬 높죠.
게다가 미국은 마커스 브라운리 채널에 경쟁적으로 광고를 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널린 테크 기업들의 본고장이고요.
그렇기에 테크의 한 중심에서 활동하는 마커스 브라운리는 퀄리티와 생산성을 기반으로 ‘조회수 수익’이라는 안정적인 기둥부터 만들어놓았고, 이 기둥은 그가 밸런스를 잡으면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가 이를 의식적으로 세팅했는지를 알 수 없지만, 꽤 현명한 처사였다고 판단되죠.
그리고 그가 이를 잘 유지하면, 15년 동안 유튜브를 했어도 아직 그의 나이가 30살이기에 시간은 그의 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과 지식과 네트워크가 쌓여, 마커스 브라운리는 더 큰 복리 효과를 누릴 수도 있을 것이고요.
다만, 그 역시 채널의 성장과 크리에이터로서 자신의 성장을 계속해서 추구하는 사람인지라,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아마 만족한다면 경쟁이 치열한 콘텐츠 시장에서 오히려 그가 도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그가 커머스를 시도하고, 브랜드와 협업해서 신발도 만들었던 이유는 아마 이 때문일 겁니다. 나아가야 할 길이 더 멀고, 성장해야 할 부분은 더 많을 테니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콘텐츠 이외에 커머스 등에서 그가 보여준 시도는 현재로서는 성공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꽤 있는데요. 그가 팔았던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고, 그가 시도했던 커머스 방식 역시 유튜버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시도해보는 초보적 단계에서의 커머스였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크리에이터들이 착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커머스는 꽤나 전문적인 분야인데요. ‘제품력’과 ‘마케팅’, ‘브랜딩’ 등 커머스 기업은 사실 이 모든 측면에서 수준급 이상의 실력을 보여줘야 커머스 시장 안에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의 커머스가 지속력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실력을 쌓기보다는 인기과 트래픽을 활용해 단기적 관점에서 한 탕을 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한 탕으로는 제대로 커머스 모델을 구축하는 건 불가능하죠.
따라서 크리에이터가 커머스를 잘 하려면 콘텐츠와는 별개의 또 다른 조직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마도 몇 번의 커머스적 시도를 하면서 마커스 브라운리 역시 이 부분을 깨달았던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래서 앞서도 소개드렸지만, 브라운리는 올해 초 커머스 업체인 Ridge에 지분 투자 및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다음 단계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자체적으로 커머스 조직을 꾸리기보다는, 자신이 제품력과 브랜드 파워를 인정하는 회사에 투자자이자 크리에이티브를 담당하는 역할로 참여해 함께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보려는 것이죠.
그가 이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지, 단순 크리에이터를 넘어 기업으로서, 창업가로서도 유의미한 존재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앞으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지 않나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