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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c. : 크림소다와 오로라 입힌 우산, 어떻게 일본 시장을 휩쓸었나

한이룸

이커머스

2025. 7. 21.

요즘 제 출근길 필수템이 된 물건이 있어요. 바로 우산! 소나기가 쏟아질 때는 물론, 강한 햇볕이 내리쬘 때까지. 거의 매일 펼치고 있죠.

이런 우산을 ‘패션’으로 제안한 브랜드가 있어요. 2004년 일본에서 시작된 Wpc. 오로라 빛의 투명우산과, 크림소다 디자인의 접이식 우산을 만들어 대박을 터트린 곳이죠. 크림소다를 얹은 디자인의 우산은 런칭 2년 만에 일본에서 30만 개 넘게 팔렸어요.

Wpc.는 현지에서 우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어요. 2024년에는 86억 엔(약 805억원)이라는 연 매출액도 기록했죠.

이들은 어떻게 우산 시장에서 기회를 잡았을까요? 단순한 디자인 바꾸기를 넘어, 시장에서 보폭까지 넓힌 이들의 성장기. 한번 따라가 볼게요.

Chapter 1.‘우산은 재미없다’고 생각한 우산집 아들

Wpc.의 창업자는 나카무라 토시야中村 俊也. 오사카에서 태어나 19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우산집 아들’로 컸어요. 부모님이 비닐우산을 만드셨거든요. 일터는 온 가족이 살던 주택 1층. 우산 부품이 굴러다니던 집에서, 그는 부모님을 도우며 자랐어요.

사실 토시야는 부모님의 일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똑같은 비닐우산을 만드는 게 지겨웠다고 합니다. 그가 관심을 둔 건, 형형색색의 옷과 패션 세계였어요. 대학도 의류전문학교로 진학할 정도였죠.

“저는 우산은 비를 피하는 도구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보다 패션이 좋았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도 의류 업계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고요. 심지어 부모님의 일에는 반감을 품었습니다. 제대로 된 공장도 아닌, 가내 수공업으로만 보였죠.”_나카무라 토시야 Wpc. 창업자, 2022년 TRP 타이업 인터뷰에서

하지만 그는 1년도 안 돼 생각을 바꾸게 돼요. 1985년, 스무 살이 된 그가 우메다의 로프트Loft*에서 패션 우산이 팔리는 걸 봤거든요.

  • 1987년 일본의 시부야에서 시작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일본 전역에 170개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쿠요나 미도리, 킨토 등의 문구류나 인테리어 제품, 화장품 등을 취급한다.

“(우산 만드는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 스무 살 때 미국과 태국 등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러다 찾은 일본 매장에서 ‘우산이 패션 아이템으로 팔리는 걸’ 발견했어요. 이때 깨달았습니다. 이 정도 우산이라면, 나도 시도해 볼 수 있겠다고.”_나카무라 토시야 Wpc. 창업자, 2022년 TRP 타이업 인터뷰에서

그렇다고 토시야가 브랜드를 바로 만든 건 아녔어요. 20대 시절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큰 목표 없이 부모님의 일을 가끔 돕는 게 전부였죠.

그렇게 5년을 보냈을까요. 1990년, 그는 집에서 ‘디자인을 입힌 우산 샘플’을 하나 만드는 데 성공해요. 이걸 시험 삼아 로프트에 가져갔어요. 웬걸, 로프트에서 “입점하라”고 한 거예요!

‘뭔가 되겠다’ 싶었던 토시야. 부모님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돕기 시작합니다. 30대에 접어든 1994년, 회사명을 ‘월드파티World Party’로 바꾸고 대표로 사업을 이끌어요.

브랜드 20주년을 맞이한 2024년, ‘우산도 패션이다’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공식화한 Wpc.의 광고 장면.  나카무라 토시야는 부모님의 우산 가업을 이어받아 월드파티를 설립했다. ⓒWpc.

Chapter 2.위탁업체가 아니라, 브랜드가 되자

10년. 토시야가 월드파티를 세우고 2004년 Wpc.라는 브랜드를 내놓기까지 걸린 시간이에요.

한동안 그는 납품 중심의 사업에 집중했어요. 브랜드를 내놓기엔 시기상조였다고 해요. 1990년대만 해도 ‘일본의 국산 우산 브랜드’가 거의 없었거든요. 백화점도 해외에서 온 브랜드로 가득했죠. 토시야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해요.

“남들은 해외 라이선스를 들여오는 상황에서, 저는 더 꿈과 희망을 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만의 브랜드’를 목표로 Wpc.를 준비했어요. 저는 제조업체로서 주문받은 걸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의 핵심 상품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_나카무라 토시야 Wpc. 창업자, 2017년 일본의 사장ニッポンの社長 인터뷰에서

2004년, 토시야는 준비 끝에 우산 브랜드를 런칭해요*. 거창하게 출발한 건 아니었어요. 첫 사무실도 가족들이 우산 만들던 집 1층을 그대로 쓰는 식이었죠.

  • 나카무라 토시야는 Wpc.를 20년간 이끈 뒤, 2024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뒤이어 토미타 토모오가冨田 智夫 대표직을 이어받았다.

대신 목표는 크게 잡았어요. 브랜드 이름 Wpc.의 뜻은 ‘World Party Possibility Creation’.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는 월드파티’라는 뜻이었죠.

토시야는 집에서 만든 ‘일회용 비닐우산’과는 다른 제품을 내놨어요. 당시 그가 고민한 건 ‘여성 패션 우산’. 즉,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닌 오래 쓰는 우산을 떠올렸죠.

이를 위해 소재도 바꿨어요. 100% 비닐이 아닌, 유리섬유를 섞은 비닐우산을 만들었죠. 예를 들어 우산대와 연결된 부분에는 유리섬유를 쓴 거예요. 가벼우면서 쉽게 찢어지지 않는 소재를 섞었죠.

좋은 소재를 쓰는 만큼 제품의 가격은 올렸어요. 2000~3000엔(약 1만9000~2만8000원) 정도로 가격대를 정했죠.

이렇게 내놓은 우산, 잘 팔렸을까요? 처음부터 주목받지는 않았어요. 다들 편의점 우산을 썼거든요. 일회용 비닐우산이 대세인 게 그 이유였죠*.

  • 일본우산진흥협회에 따르면, 일본인의 1인당 우산 보유 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해마다 팔리는 우산 1억3000만 개 중, 60%인 8000만 개가 비닐우산이다.

그래도 토시야는 Wpc.를 뚝심 있게 키워나갔어요. 우산과 함께 ‘비’를 막는 제품을 하나둘 늘려갔죠. 2010년에는 우비를, 이듬해에는 장화를 만드는 식이었어요.

2010년대 중반부턴 우산 종류도 늘렸어요. 2014년엔 남녀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는 유니섹스Unisex 라인을, 2015년엔 기능성 제품인 안누렐라Unnurella 라인을 내놨죠. 우산 뒷부분에 여분의 천을 더해, 펼치면 가방까지 가려주는 아이디어 제품이었어요.

꾸준히 라인을 늘린 덕일까요. Wpc.의 2017년 연 매출액은 40억엔(약 374억원) 수준까지 올라왔어요.

“사람들이 우리를 브랜드로 알아보기까지 꽤 오래 걸렸습니다. 한때는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하지만 ‘매출을 늘리고 싶다’는 욕심보다, ‘브랜드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지켰습니다.”_나카무라 토시야 Wpc. 창업자, 2017년 일본의 사장ニッポンの社長 인터뷰에서

오사카에 위치한 Wpc. 사옥의 모습. 일회용 비닐우산이 지배적인 일본에서, 토시야는 ‘오래 쓰는 우산’을 상상하며 Wpc.를 런칭했다. ⓒWpc.

Chapter 3.샤이니·크림소다 : SNS용 우산으로, 인식을 뒤집다

Wpc.를 대중이 주목한 계기는 따로 있어요. 이들이 2020년 ‘샤이니Shiny 우산’을 성공시켰을 때가 대표적이었죠.

샤이니 우산은 토시야가 추구한 ‘패션 우산’의 핵심 사례예요. 전체 모습은 우리가 아는 비닐우산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걸 펼치면? 오색찬란한 빛이 반짝여요. 마치 수채화 물감을 덧칠한 것처럼요.

이걸 펼친 채 햇빛 아래에서 돌리면, 칸마다 다른 색깔이 빛을 내요. 머리 위에서 오로라가 넘실거리는 것 같은 모습이죠. 말 그대로 ‘반짝이는 우산’을 만든 거예요.

Wpc.가 이걸 내놓은 건 2020년 봄. 코로나19로 회사의 위기감이 고조되던 시기에 나온 아이디어였어요. 당시 Wpc.의 홍보 담당자였던 나카무라 유카中村 友香는 이때를 이렇게 기억해요.

“팬데믹 때 오프라인이 막히니 온라인 판매의 활로를 찾자는 말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탄생한 게, 오로라 원단을 사용한 샤이니 우산이었죠.”_나카무라 유카 Wpc. 홍보 담당자, 2024년 도쿄 워커 인터뷰에서

당시 Wpc.직원들은 “SNS에서 인증할 만한 제품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봤어요. 단, 그간 해온 대로 패턴을 더하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봤죠.

고민 끝에 이들이 택한 건 ‘원단 바꾸기’였어요. 그중에서도 ‘홀로그램 원단’을 쓰기로 했죠. 빛의 양이나 각도에 따라 반짝이는 느낌이 달라지는 원단이었어요. 보통 다이어리 커버나 여름용 비치백에 쓰이던 거였죠.

여기서 끝났다면, 샤이니 우산은 특별한 소재의 우산에 그쳤을 거예요. Wpc.는 더 나아간 홍보 방법을 고민했어요. 바로 이전과 다른 제품 사진을 찍기로 한 거였죠.

바로 ‘햇볕이 쨍쨍할 때’ 제품 사진을 찍기로 한 거예요. 맑은 날, 한 모델이 샤이니 우산을 펼치고 선 모습을 찍었죠. 카메라의 초점도 ‘햇빛이 우산을 비추고 있는 부분’에 맞췄어요. 이전의 비 올 때의 감성을 강조한 것과는 다르게요.

고객들은 여기에 재미를 느꼈어요. Wpc.가 트위터(현 엑스)에 올린 우산 사진에는 10만 개의 ‘좋아요’가 찍혔어요. 그게 전부가 아녔어요. 사람들이 샤이니 우산을 들고 햇빛 아래에서 인증샷을 찍어 올렸거든요. 야외 테라스에 우산을 걸어 꾸민 모습을 올리기도 했죠.

그 이후, 2000엔(약 2만원)짜리 샤이니 우산은 날개 돋친 듯 팔렸어요. 약 4년 동안 39만 개 넘게 팔렸죠. 대중적으로 Wpc.의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도 됐고요.

“이때 우산이 일상용품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사람들이 SNS에서 ‘인생샷’을 찍는 모습을 봤거든요. 저희는 이제 우산이 도구를 넘어, 기분과 취향을 표현하는 수단이라 생각합니다.”_나카무라 유카 Wpc. 홍보 담당자, 2024년 도쿄 워커 인터뷰에서

Wpc.를 대중에게 처음 알린 제품 샤이니 우산. ‘우산을 쓴 사람’이 아니라, ‘햇빛에 빛나는 우산’에 집중한 홍보 사진을 기획했다. ⓒWpc.

우산 스토리텔링 : 크림소다의 좋은 기분을 더하다

2년 뒤, Wpc.는 ‘크림소다*’를 우산에 입혀 또 한 번 성공을 거뒀어요. 우산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비 오는 날의 우울함을 풀어주겠다’는 의도로 내놓은 제품이었죠.

  • 색색깔의 소다수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음료. 일본에서 인기인 간식으로, 레트로한 찻집에서 많이 판매한다.

“우산에도 이야기를 넣어 보려 했습니다. 비를 피해 들어간 찻집에서, 반짝이는 크림소다를 마주할 때를 상상했어요. 그때 우울한 기분이 환하게 풀리는 경험을 디자인에 담으려 했죠.”_나카무라 유카 Wpc. 홍보 담당자, 2024년 PR TIMES 인터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계기는 단순했어요. Wpc.의 홍보 담당자가 SNS를 둘러보다가 일본의 ‘크림소다’ 가게만 찾아다니는 인플루언서 계정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크림소다 사진을 비닐 원단에 입히면 어떨까?’

그렇게 크림소다와 탄산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모습을 우산에 얹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우산 위에 빗방울이 떨어지면, 탄산 거품이 더해진 것처럼 보이겠다는 상상과 함께요.

이 상상이 ‘크림소다 우산’으로 이어졌어요. 색상은 블루와 그린, 핑크. 총 3가지였습니다. 이름도 다르게 붙였어요. 블루는 ‘청명한 하늘의 크림소다’, 그린은 ‘신록의 크림소다’, 핑크는 ‘일몰 하늘의 크림소다’로 지었죠. 우선 커버 라벨에는 체리 모양의 키링까지 달았고요.

이 우산, 일종의 ‘수집 아이템’이 됐어요. 고객들이 ‘기분에 따라 쓰고 싶다’며 종류별로 크림소다 우산을 사들였거든요.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 개를 달성합니다. 한 개에 2530엔(약 2만4000원)인 걸 고려하면, 무려 7억5900만 엔(약 71억원)을 벌어들인 셈이었죠.

Wpc.는 일본 찻집에서 즐기는 음료, 크림소다를 우산에 담았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손잡이와 체리 키링까지 우산에 구현했다. ⓒWpc.

Chapter 4.극한 기후에 따라, 비즈니스를 확장하다

상상 밖의 디자인을 우산에 얹고, 늘 해오던 홍보 이미지를 뒤집는 것. Wpc.가 우산을 사람들에게 패션으로 느끼게 한 방법이었어요.

하지만 Wpc.는 디자인 바꾸는 일만 하지 않았어요. 2020년부터는 기후 변화에 따라 새로운 타깃을 찾아나가기 시작했죠.

먼저 이들이 만든 건 ‘남성용 양산’이었어요. 해를 거듭할수록 더워지자,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진 양산을 남성도 쓰겠다고 봤거든요. 당시 남성 양산 고객의 숫자는 전체의 5%에 불과한 시점. 이들은 2021년 3월, 남성용 양산 브랜드, ‘Wpc. IZA’를 만들었어요.

“2020년부터 남성용 화장품 시장이 올라오고, ‘미용남자美容男子’라는 단어도 들렸습니다. 동시에 정부에선 열사병 예방 대책으로 ‘양산 사용’을 장려했죠. 남성용 양산이 먹히겠다 싶었어요.”_오노 와타루 Wpc. IZA 브랜드 매니저, 2025년 IT미디어 인터뷰에서

중요한 건 이들이 어떻게 남성에게 양산을 팔았느냐 잖아요? 이들은 ‘기존 제품에 스며드는 방법’을 택했어요. 바로 우양산을 만드는 거였죠. 이들은 햇빛과 자외선을 차단하는 양산의 소재를 쓰되, 코팅해서 우산의 효과도 냈어요.

“양산을 드는 것에 대해 ‘부끄럽다’, ‘촌스럽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남성들이 적잖았어요. 그럴 때 ‘남성도 양산을!’이라고 내세우면 더 거부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양산으로도 쓸 수 있는 우산’이라는 관점으로 제품을 팔아보기로 했죠.”_나카무라 유카 Wpc. 홍보 담당자, 2024년 아사히 마리온 타임즈 인터뷰에서

기능만 더한 건 아니었어요. 디자인도 남성들이 어색해하지 않게끔 바꿨죠. 일단 양산의 무늬를 전부 걷어냈어요. 검은색과 흰색, 회색 등의 단순한 색을 사용했죠.

모양도 일단 ‘가볍고 작게’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 만큼요. 가령, ‘콤팩트COMPACT’라는 모델은 철 대신 알루미늄과 카본을 활용해 뼈대를 만들었어요. 무게는 240g. 크기도 스마트폰만 합니다.

이렇게 시도한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2025년, Wpc. IZA는 런칭 4년 만에 누적 판매량 180만 개라는 성과를 거뒀죠.

Wpc.는 이후에도 양산 브랜드를 더 늘렸어요. 2024년에는 중년 여성을 타깃한 양산 브랜드 UVO를 내놨어요. 피부를 지키기 위해 양산을 쓰는 여성들을 겨냥했죠.

슬로건도 ‘미래의 아름다움은, 내가 결정한다’고 했고요. 햇빛과 자외선을 최우선으로 막되, 여성들이 선호할 꽃 자수를 장식한 우양산이 대표적이에요.

“이 시장은 우리가 만든 블루오션입니다. 심지어 다른 브랜드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문화가 확장되면 브랜드가 확장됩니다. 또 나아가 브랜드가 커지면, 문화는 더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_나카무라 토시야 Wpc. 창업자, 2024년 The Worldfolio 인터뷰에서

Wpc.의 남성 양산 브랜드 IZA의 ‘콤팩트COMPACT’ 시리즈는 17cm X 6.5cm로 스마트폰과 유사한 크기다. ⓒWpc. IZA

Chapter 5.날씨 때문에 큰 회사가, 세상에 기여하는 법

Wpc.는 날씨 변화에 따라 비즈니스를 더 키워왔어요. 하지만 나카무라 토시야 Wpc. 창업자는 성장을 할수록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죠.

무슨 뜻이냐고요? 극한 날씨로 인해 늘어나는 재해를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는 거예요.

“저희 회사의 비즈니스는 날씨에 의존합니다. 고객분들은 비가 오면 우산을 써주시고, 맑으면 양산을 써주시죠.하지만 그 날씨 변화가 조금만 더 지나치게 변하면 재해가 됩니다. (날씨에 의존하는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그런 상황을 모른 척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_나카무라 토시야 Wpc. 창업자, 2022년 TRP 타이업 인터뷰에서

그래서 토시야는 할 수 있는 대로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어요. 번 돈의 일부를 재해 지역의 복구를 위해 기부했죠. 전 세계 어디든 상관없이요.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2019년 3월부터 Wpc.는 아프리카와 에티오피아 지역에서 홍수·가뭄 피해를 본 주민들을 돕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에 수익을 기부했어요. 이듬해에는 베트남 중부의 홍수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정수 필터를 전달하기도 했고요.

2024년 4~6월에는 ‘우산의 힘The Power of Umbrella’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대만 동부 해안에서 지진을 겪은 이들을 위해 일부 매장의 매출 3%를 적십자사에 기부했죠. 총 635만 엔(약 6000만원)에 가까운 기부금을 전했다고 해요.

궁금해져요. 날씨에 빚졌다고 해도, 번 돈의 일부를 사회를 위해 쓴다는 건 다른 문제일 테니까요.

그 이유는 토시야가 밝힌 메시지에서 찾을 수 있어요. 그는 Wpc.로 얻은 기회를 세상에 돌려주겠다는 뜻을 확고히 하고 있거든요. 그의 다짐과 같은 말을 본문의 마지막으로 전할게요.

“우리는 다른 분들이 반기지 않는 ‘비’ 덕분에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자연으로부터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늘 있어요. 그래서 재해가 생기면 사명감을 갖고 지원하려 합니다.나아가 저는 우리가 만든 걸로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기업은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이 제게 있거든요. 자기 이익만 우선하는 회사는, 재미없는 회사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_나카무라 토시야 Wpc. 창업자, 2017년 일본의 사장ニッポンの社長 인터뷰에서

Wpc.는 2024년 3월 지속 가능한 소재로 우산을 만드는 SiNCA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Wpc.는 프로젝트 매출의 2%를 삼림 보전 활동에 기부하며 사회 공헌을 이어가는 중이다. ⓒWpc.

롱블랙 프렌즈 K

저는 Wpc.가 크림소다 우산을 만든 재밌는 브랜드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기후 변화 속에서 새로운 시장을 뚫고, 그로 인해 얻은 이득은 사회에 돌리는 철학까지 가진 회사란 걸 알게 됐죠.

마지막으로 제가 배운 점을 정리할게요. 혹시 Wpc.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동료가 떠올랐다면, 24시간 공유 링크를 활용해 주세요!

1. 지극히 평범한 도구에도 이야기를 담은 디자인을 더할 수 있다. Wpc.가 우산에 크림소다 이미지를 얹어 ‘좋은 기분’을 연출한 것처럼, 똑같은 제품에도 새로움을 더할 수 있다.

2. 고정관념에 갇히지 말자. ‘남성은 양산을 쓰지 않는다’와 같은 생각에 도전했을 때, 없던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