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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 송이"로 패션계를 평정하다: 마르디 메크르디

한이룸

이커머스

2025. 11. 20.

오늘은 '이미지 하나로 승부한다'는 이커머스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브랜드를 소개하려고 해요.

길을 걷다 보면 초록색 꽃무늬 티셔츠나 맨투맨을 입은 사람들, 정말 많이 보이지 않으세요?
길에서 너무 많이 보여 알게된 브랜드였습니다. 그게 바로 마르디 메크르디예요.
이름도 요상한 것이 해외브랜드 인줄 알았는데 국내 브랜드더라구요.

2018년 런칭 당시만 해도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였는데, 2024년 연매출 1,138억원을 달성했습니다.
6년 만에 말이죠.

더 놀라운 건 영업이익률 25%라는 겁니다.
웬만한 상장 패션기업도 이 정도 수익성은 없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답은 단순합니다.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강렬하게 각인시켜라."

저 플라워 디자인 하나로 가능했습니다.


Part 1. 창업자 스토리: 실패가 만든 성공 방정식

박화목 대표: 10년간 실패를 복기한 남자

박화목 대표는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이에요.
2010년 남성 스트리트 브랜드 '피스피스(Piece Peace)'를 런칭했죠.
그런데 이 브랜드는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실패의 이유?

"감각만으로는 비즈니스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시장이 원하는 것은 달라요."- 박화목 대표

박 대표는 자신의 예술적 감각만 믿고 옷을 만들었어요.
디자인은 멋있었지만, 팔리지 않았죠. 회사는 적자를 면치 못했고, 결국 손에 남은 건 2,000만원뿐이었습니다.


이수현 대표: 숫자를 아는 여자가 합류하다

2013년, 박화목 대표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습니다. 한섬 바이어 출신 이수현을 만난 거죠.

Image

이수현 대표는 럭셔리 브랜드 전문 MD로 10년간 일했어요.
발렌시아가, 생로랑 같은 명품 브랜드를 다루면서 "무엇이 팔리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죠.

두 사람은 2017년 자녀를 출산한 뒤, 육아와 커리어를 병행하기 위해 남산타운으로 이사했어요.

그리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2018년 마르디 메크르디를 시작합니다.


브랜드명의 비밀: '화'와 '수'에서 탄생하다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는 프랑스어로 '화요일, 수요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가 숨어있어요.

  • Mardi(화요일) = 박목의 '화'

  • Mercredi(수요일) = 이현의 '수'

"헷갈리기 쉬운 이름이에요. 지금도 마르디 메르크디라고 잘못 발음하는 사람이 많죠. 하지만 어감이 예쁘고, 로고 플레이를 해도 시각적으로 예뻤거든요."- 이수현 대표

Part 2. 세 번의 실패가 만든 '마르디 플라워'

마르디 메크르디는 순탄하게 성공하지 않았어요. 2020년까지 세 번의 뼈아픈 실패를 겪습니다.

[실패 1] 2018년 S/S: 디자이너 취향만으로 만든 옷

첫 시즌, 박화목 대표는 자기가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었어요. 피스피스 때와 똑같은 실수였죠. 결과는? 재고 폭탄.

[실패 2] 2018년 F/W: 터틀넥으로 일시적 성공

박 대표는 반성했습니다. 이번엔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삼고, 이수현 대표가 디자인을 주도했어요. 터틀넥 니트가 히트를 쳤죠.

하지만 이건 '좋은 제품'이 팔린 거지, '마르디 메크르디 브랜드'가 팔린 건 아니었어요.

[실패 3] 2019년 S/S: 브랜딩은 아직 멀었다

"사람들이 가성비나 퀄리티 때문에 우리 제품을 산 거지, 마르디라는 이름을 보고 사는 게 아니라는 걸 정확하게 깨달았습니다."- 박화목 대표

이 깨달음이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성공] 2020년 S/S: '마르디 플라워'의 탄생

박화목 대표는 생각했습니다.

"브랜딩을 하려면, 멀리서 봐도 '아, 저거 마르디네!'라고 알 수 있는 시그니처가 필요하다."

그래서 만든 게 마르디 플라워(Mardi Flower) 그래픽이에요.

Image

(이미지 출처: 마르디 메크르디 공식 홈페이지)

사실 이 꽃 그래픽은 한 시즌만 쓰고 버릴 예정이었대요. 그런데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죠.

"꽃이 우리 로고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지금도 마르디 메크르디를 제대로 부르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런데 '마르디 꽃'은 다 알아요. 거리마다 마르디 옷을 입은 사람이 있으니까요."- 박화목 대표


Part 3. 이커머스 관점에서 본 마르디의 3가지 전략

전략 1: '원 히트 원더'가 아닌 '시그니처 IP' 구축

많은 브랜드가 매 시즌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요. 하지만 마르디는 달랐습니다.

  • 마르디 플라워 그래픽을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고정

  • 색상과 원단만 변주하여 신제품 효과

  • SNS에서 자발적으로 퍼지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 효과

이건 이커머스에서 말하는 '시각적 브랜드 자산(Visual Brand Asset)'의 완벽한 사례예요. 로고가 너무 크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게 직관적인 식별 장치가 되었죠.

전략 2: 선택과 집중으로 재고 회전율 20회 달성

초기 자본이 부족한 브랜드에게 재고는 곧 빚이에요.

마르디는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1. 카테고리 단순화: 맨투맨과 티셔츠에 집중

  2. 컬러 베리에이션: 디자인은 같되, 색상으로 다양성 확보

  3. 결과: 재고자산회전율 20회 (업계 평균 5~7회)

재고회전율 20회는 미친 수치예요. 이건 '재고가 거의 없다'는 뜻이거든요. 마르디는 생산 효율성소비자 선택권을 동시에 잡은 겁니다.

전략 3: 플랫폼은 '홍보', 자사몰은 '브랜딩'

마르디는 채널 전략도 영리했어요.

초기(2018~2020): 플랫폼 공략

  • 무신사, 29CM에 입점하여 랭킹 1위 장기 집권

  • 2021년 무신사파트너스로부터 시드 투자 유치

  • 플랫폼 트래픽을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 확보

중기(2020~2022): 오프라인 역진출

  • 2020년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오픈

  • 연이어 2, 3, 4호점까지 오픈하며 '마르디 타운' 형성

  • 일본, 중국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됨

현재(2023~): 글로벌 직영화

  • 자사몰 + 오프라인 직영이 전체 매출의 70%

  •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 극대화

마르디는 플랫폼을 '기생'이 아니라 '발판'으로 활용했어요. 플랫폼에서 고객을 모은 뒤, 자사몰과 오프라인으로 끌고 온 거죠. 이게 진짜 옴니채널 전략입니다.


Part 4. 김고은 효과: 1020에서 3040으로 고객층 확장

2022년, 마르디는 배우 김고은을 모델로 발탁했어요.

이전까지 마르디는 1020 여성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김고은 기용 이후, 3040 여성까지 고객층이 확장되었죠.

왜 김고은이었을까?

  • 힙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

  • 브랜드가 추구하는 '프렌치 감성'과 찰떡궁합

  • 2024년 안유진 영입으로 Z세대 공략 강화

마르디는 셀럽 마케팅을 '제품 홍보'가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격상'에 활용했어요. 이게 단순 광고 모델과의 차이점입니다.

Part 5. 글로벌 진출: 일본에서만 150억

마르디의 진짜 무서운 점은 해외 매출 비중 30%(2024년 기준)라는 거예요.

일본 시장 정복기

  • 2023년 3월: 일본 공식몰 오픈

  • 2023년 10월: 도쿄 다이칸야마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오픈 당일 매출 1억원)

  • 2024년: 일본 최대 패션 플랫폼 조조타운(ZOZOTOWN) 입점

    • 기획전 당일 매출 1억원

    • 상위 랭킹 50위권 유지

  • 2024년 일본 매출: 150억원

그 외 아시아 시장

  • 대만, 홍콩, 태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폭발적 성장

  • 2024년 상반기 해외 누적 매출 200억원 돌파 (전년 대비 200% 성장)

한국 브랜드가 일본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정설이에요.
그런데 마르디는 현지화 브랜딩에 성공했죠.
특히 무신사와 협업해 일본 공식몰을 구축한 게 주효했어요.


Part 6. 투자와 성장: 기업가치 1,500억 달성

2023년 9월: 500억원 시리즈A 투자 유치

마르디는 자본 시장 냉각기에도 불구하고 500억원을 유치했어요.

500억 투자유치 현장


재무 성과 (2024년 기준)

항목

2023년

2024년

증가율

매출

722억원

1,138억원

+58%

영업이익

256억원

282억원

+10%

영업이익률

35%

25%

-

영업이익률이 35%에서 25%로 떨어진 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글로벌 진출, 오프라인 확장에 돈을 쓰면서도 25%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탄탄하다는 증거죠.


Part 7. 핵심 인사이트

💡 1: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강렬하게 각인시켜라

마르디의 성공은 단순함에 있어요.

  • 시그니처 하나에 올인

  • 그 시그니처를 SNS에서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로 만들기

  • 초기에는 품목을 늘리지 말고, 회전율 높은 기본 아이템에 집중

여러분이 쇼핑몰을 운영한다면, "멀리서 봐도 우리 브랜드인 걸 알 수 있는 시그니처"가 있나요? 없다면 지금 만드세요.

💡 2: 실패를 복기하는 자가 이긴다

박화목 대표는 10년간 실패를 복기했어요.

"실패할 때마다 '또 배웠다'고 좋아했어요."

실행 팁:여러분의 지난 시즌 판매 데이터를 다시 보세요. 무엇이 안 팔렸나요?
왜 안 팔렸나요?
그 이유를 3가지 이상 적어보세요. 이게 복기입니다.

💡 3: 플랫폼은 발판, 자사몰은 목적지

마르디는 무신사를 '기생'한 게 아니라 '활용'했어요.

단계별 전략:

  1. 초기: 플랫폼에서 인지도 확보

  2. 중기: 자사몰 + 오프라인으로 유도

  3. 현재: 직영 비중 70% 달성

쿠팡, 네이버에서만 팔지 마세요.
거기서 번 돈으로 자사몰을 키우세요.
장기적으로 수익성은 자사몰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 4: 재고는 곧 빚이다

재고자산회전율 20회는 정말 대단한 수치예요.

마르디의 방법:

  • 디자인 패턴은 유지, 색상만 변주

  • 데이터 기반 생산량 조절

  • 결과: 재고 부담 ↓, 현금 흐름 ↑

여러분의 재고회전율을 계산해보세요. 공식은 이래요:재고회전율 = 연간 매출원가 ÷ 평균 재고액

5회 이하라면 재고 전략을 재점검해야 합니다.


에필로그: 마르디는 '클래식'이 될 수 있을까?

2025년 현재, 마르디 메크르디는 IPO(기업 공개)를 앞두고 있어요. 기업가치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죠.

박화목 대표의 꿈은 "마르디가 패션계의 클래식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빠르게 소비되는 트렌드가 아니라, 오래도록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박화목 대표

처음에는 운 좋게 성공한 브랜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마르디의 성공은 운이 아니었습니다.
10년간의 실패 복기, 명확한 타깃 설정, 시그니처 IP 구축, 플랫폼의 전략적 활용, 글로벌 진출까지. 모든 게 계획된 전략이었죠.

여러분도 마르디처럼 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이미지 하나로 승부한다"는 각오와, "실패에서 배우는" 겸손함입니다.

여러분들도 제2의 마르디가 될 수 있어요.
위의 전략을 꼭 실행에 옮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