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상자를 안고 접수처 줄에 섰어요
'내일은 꼭 부쳐야지.'
봄이 씨가 현관에 상자를 세워 두고 이 말을 한 게 일주일째예요.
그림 속 봄이 씨는 지어낸 인물이에요. 중고나라에 올린 120만 원짜리 미러리스 카메라는 진작 팔렸는데, 마지막 걸음인 택배 접수가 안 떼어진 거죠.
앱 안 방문택배는 물건값 50만 원까지만 받던 때라, 결국 상자를 안고 접수처로 갔습니다. 앞에는 상자 든 사람이 셋이나 서 있었고요.
문앞택배 한도가 300만 원까지 올라갔어요
중고나라가 그 방문택배를 '문앞택배'라는 정식 배송 서비스로 바꿔 내놨어요. 물건값 한도는 50만 원에서 최대 30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봄이 씨 카메라도 이제 넉넉히 들어가요. 접수처 줄은 이번이 마지막이었던 셈이에요.
잠옷 바람으로 문만 열었다 닫았어요
쓰는 법은 세 줄이면 끝나요. 상품 올릴 때 '문앞택배로 판매하기'를 고르고, 팔리면 앱에서 접수하고, 포장한 상자를 현관처럼 정해 둔 자리에 두면 돼요.
택배 기사님이 거기서 수거해 구매자가 적은 주소로 보냅니다. 접수처에 갈 일도, 줄 설 일도 없어진 거죠.
봄이 씨가 꺼내 뒀던 외출복은 그대로 옷장으로 돌아갔어요.
2만 원 넘게 팔면 배송비 1,500원이 따라와요
10월엔 덤도 있어요. 안심결제로 2만 원 넘는 상품을 팔고 문앞택배로 거래를 마치면, 주문 1건당 배송비 1,500원을 정산 때 자동으로 돌려받거든요.
따로 신청할 것도, 횟수 제한도 없습니다. 다만 준비한 혜택이 다 나가면 일찍 끝날 수 있대요.
옆집 현관에도 테이프 감긴 상자가 있었어요
저녁에 문을 열어 보니 상자는 사라졌고, 카메라는 벌써 '배송 중'이더라고요.
그런데 옆집 문 앞에도 테이프 감긴 상자가 하나 서 있는 거예요.
중고나라가 9월 데이터를 세어 보니, 그달 상품을 올린 판매자의 44%가 문앞택배를 한 번 이상 썼대요. 최인욱 중고나라 대표는 "정식 출시 한 달 만에 판매자 10명 중 4명 이상이 문앞택배로 상품을 등록할 만큼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봄이 씨는 그날 밤 베란다를 오래 쳐다봤는데요. 먼지 쌓인 캠핑 의자가 그쪽에서 봄이 씨를 빤히 보고 있었거든요.
집에 그런 의자 하나쯤 있다면, 빈 상자부터 하나 챙겨 두세요!
— 테이프 끝 찾다가 손톱 깨진 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