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 끝났다더니, 내 패딩은 왜 아직 검수 중이지?"
요즘 크림 앱을 연 사람이라면 이런 혼잣말이 나올 만하죠. 크림이 검수 물량이 늘어 배송이 늦어진다는 안내문을 올렸거든요. 크림 쪽 설명으로는 검수센터에 들어온 물건이 평소보다 40% 넘게 많습니다.
이게 뉴스인 건 타이밍 때문인데요. 무신사가 한정판 거래 서비스 솔드아웃을 연말에 닫기로 하면서 "리셀 시장이 식었다"는 말이 돌던 참이었죠. 그런데 지디넷코리아가 들여다본 크림 검수줄은 오히려 길어져 있었습니다. 크림은 올해 1~9월 거래액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고 밝혔고요. 증가율은 공개하지 않았어요.
하루 4만 개 센터에 3만 9천 개가 들어와요
크림 검수센터는 자회사 페이머스스튜디오가 서울 송파에서 운영합니다. 약 3천 평에서 한 달 평균 85만 건을 검수하고, 하루 최대 4만 개까지 처리할 수 있대요.
85만 건을 30일로 나누면 하루 약 2만 8천 개죠. 여기에 40%를 얹으면 약 3만 9천 개가 됩니다. 평소를 월평균으로 놓고 한 단순 계산이지만, 천장 4만 바로 아래까지 찼다고 볼 수 있는데요. 크림이 센터를 밤낮없이 돌리고 있다고 한 이유가 이 막대 하나에 보여요.
카드지갑은 15분, 에르메스는 1시간 줄에 서요
검수 흐름은 세 단계입니다. 판매자가 보낸 물건이 들어오고, 정품 여부와 상태를 확인한 뒤, 구매자에게 나가죠.
시간 차이는 가운데 단계에서 생기는데요. 카드지갑 같은 간단한 물건은 약 15분, 에르메스·샤넬·오메가 같은 고가품은 평균 1시간쯤 걸린대요. 교차 검증이 붙으면 2~3시간을 넘기고요. 에르메스 하나 볼 시간에 카드지갑 네 개가 끝나는 셈이죠.
일하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2024년 1월 문 열 때 약 600명이던 인력이 지금은 750~800명이더라고요.
옆 차선도 하나 있는데요. '빠른배송'은 판매자가 팔리기 전에 물건을 미리 보내 검수를 끝내고 창고에 넣어 두는 방식이에요. 크림 발표로는 작년 말 전체 거래량의 절반 가까이가 이 차선을 탔습니다.
운동화가 비운 자리에 외투와 카드가 줄을 섰어요
크림은 이번에 물건이 몰린 이유로 두 가지를 댔습니다. 가을·겨울 외투 같은 계절 상품, 그리고 넓어진 거래 품목이죠.
품목 변화는 숫자에도 찍혀 있어요. 크림 거래액에서 스니커즈 비중은 2024년 50%에서 작년 37%로 내려왔습니다. 그 사이 포켓몬 카드 거래액은 올해 상반기에 작년 하반기의 35배가 됐고요.
리셀 운동화 거래가 줄어든 건 맞습니다. 대신 정품 확인을 받고 사고팔려는 물건의 종류가 늘었고, 그 물건들이 지금 검수대 앞에 서 있는 거죠.
내 가게로 치면, 이 그림에서 볼 자리는 옆 차선이에요. 팔린 뒤에 보낸 외투는 계산상 약 3만 9천 개가 몰린 가운데 단계를 거쳐야 구매자에게 나갑니다. 빠른배송으로 미리 넣어 둔 외투는 그 단계를 이미 지나 창고에서 기다리고 있죠. 다만 오늘 새로 보내는 물건은 어느 차선이든 같은 검수줄에 먼저 섭니다.
올겨울 외투를 크림에 올릴 셀러라면, 판매 화면에서 빠른배송 차선이 내 물건에도 열려 있는지 확인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