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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 대신 전기톱, 116년 된 낙농업협동조합의 브랜딩 노하우

한이룸

이커머스

2025. 2. 5.

Chapter 1.100년 묵은 지역 특산품, 10년 만에 전국구 되다

2024년 매출 12억 달러(약 1조7315억원). 10년 사이 2.5배 성장. 틸라무크가 유제품을 팔아 얻은 실적이야. 요즘 유행하는 라이징 브랜드냐고? 아냐. 무려 110년 역사를 자랑해.

사실 틸라무크는 한 동네의 이름이야. 이곳은 그저 미국 오리건주의 낙농 지대에 불과했어. 날씨가 일 년 내내 온화하고, 비옥한 땅이 들판처럼 펼쳐져 있거든. 농부들은 이곳에서 오래전부터 젖소를 키우며 우유나 버터, 치즈를 생산했지.

1909년, 자연스레 낙농업협동조합이 결성됐어. 10명의 농부들이 모여 ‘틸라무크 카운티 유제품 협동조합Tillamook County Creamery Association’을 만든 게 시작이야. “우리 유제품을 지역 특산품으로 만들자”며 뜻을 모았대.

조합의 주력 특산품은 ‘체다 치즈’였어. 얇게 잘라 햄버거나 샌드위치에 넣어 먹는 살짝 단단한 치즈 말이야. 미국인 사이에선 ‘국민 치즈’라 불릴 만큼 많은 요리에 활용돼.

그런데 이 체다 치즈의 어떤 점이 달랐던 걸까? 비결은 숙성이야. 짧게는 1달, 길게는 3년 넘게 자연에서 숙성했거든. 시간을 들인 치즈는 겉은 단단하면서 속은 크리미한 식감이 완성돼. 공장에서 대량 생산해 단단하기만 한 공산품과는 맛이 다르대. 후기를 살펴볼까?

“남편은 제가 나초에 틸라무크 치즈를 얹었을 때와 코스트코 치즈를 얹었을 때를 정확히 구분해요. 틸라무크의 치즈는 다른 치즈보다 크리미하고 가공되지 않은 맛이 납니다. 뜨거운 음식에 올리면 금방 녹아들죠. 제 생각엔 완벽한 치즈입니다.”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았대. 단, 어디까지나 지역 주민과 일부 여행객 사이에서 말야. 미국인 사이에선 “여행길에 틸라무크를 들렸는데 거기 치즈가 맛있더라”라고 후기를 남기는 정도?

이런 틸라무크가 한 사람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전국구 브랜드’로 발돋움했어. 2012년, 틸라무크 협동조합이 시작한 지 103년이 되던 때였지.

116년 된 틸라무크는 자연에서 숙성해 치즈의 풍미를 높였다. 약 100년간 오리건주 ‘지역 특산품’으로서 사랑받았다. ©틸라무크 페이스북

Chapter 2.치즈 유통 작전 : 마트 대신 경기장을 노린 이유

“이 맛있는 틸라무크 치즈를 마을 사람들만 즐길 수 없다.”

브랜드 확장에 목숨을 건 사람이 2012년 틸라무크 협동조합의 전문 경영인으로 들어왔어. 그것도 직접 지원해서 말야.

이름은 패트릭 크리테저Patrick Criteser. 나이키와 디즈니를 거쳐, 커피빈 인터내셔널Coffee Bean International*에서 8년간 CEO로 활약한 인물이야. 합류 후 커피빈 인터내셔널의 매출을 무려 300% 넘게 끌어올린 주인공이지.

  • 원두 도매회사. 북미에서 최초로 스페셜티 원두를 로스팅해 카페에 납품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한국의 커피빈 앤 티리프Coffee Bean & Tea Leaf와 다른 회사다.

빅 브랜드만 맡던 사람이 왜 지역 협동조합에 들어온 걸까? 잠재력이 보였대. 패트릭은 오리건에서 나고 자라며 틸라무크의 우유와 치즈를 자주 즐겼거든. 이게 ‘지역 특산품’에만 갇혀있는 게 아쉬웠던 거야.

“부임 당시 틸라무크는 태평양 북서부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유제품이었어요. 사람들은 틸라무크의 품질을 높게 샀지만, 어디까지나 ‘지역 특산품’ 정도로만 여겼죠.”_패트릭 크리테저 틸라무크 전 CEO, 2017년 The Challenger Project 인터뷰에서

사업가의 임무가 뭐야. 제품의 가치를 세상에 설득하는 일이지! 패트릭은 미국 전역에 틸라무크를 유통하는 계획을 세웠어. 와, 자신감 넘치네?

오리건 지역 특산품이었던 틸라무크 유제품은 이제 미국 전역에서 즐기는 미국의 ‘국민 브랜드’가 됐다. 사진은 틸라무크 트럭이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모습. ©틸라무크 웹사이트

윈 더 웨스트 : ‘축구장 별미’ 포지션으로 자리 잡다

하지만 말이 쉽지. 신선도가 생명인 유제품으로 미국 같은 큰 땅을 어떻게 잡아먹지? 그러려면 유통부터 저장 인프라까지 확보해야 했어. 하지만 협동조합은 그럴 돈이 없었지.

그래서 패트릭은 가장 가까운 지역부터 공략하기로 해. 틸라무크가 있는 오리건주를 비롯해 ‘미국 서부’를 삼키기로 한 거야. 2014년 이른바 ‘윈 더 웨스트Win the west’ 프로젝트를 시작했지.

지역 슈퍼마켓만 찾아간 게 아냐. 거기선 빠르게 확장할 수 없다고 봤거든. 그보다 한 번에 효과가 클 만한 공간을 찾았어. 그래서 찾은 건? 축구 경기장! 패트릭은 지역 축구팀인 포틀랜드 팀버스Portland Timbers와 먼저 손을 잡았어. 경기장 관중에게 치즈로 만든 음식을 팔기로 했지.

경기장 안에는 ‘틸라무크 매점’을 마련했어. 체다 치즈를 가득 올린 맥앤치즈 핫도그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요거트를 만들어 팔았지. 심지어 구단의 메인 스폰서가 되어 선수 유니폼에도 로고를 새겼어. 인기는 대단했지. 지역 축구 팬들의 자부심이 됐어.

지역 특산품에서 ‘축구 경기장 별미’로 자리 잡은 틸라무크. 사소한 변화지만 패트릭은 틸라무크가 ‘지역 특산품’ 딱지를 벗어던졌다는 데에 큰 의미를 뒀어.

매출도 뒤따라줬지. 2012년 4억7700만 달러(약 6956억원)에서 2017년 8억 달러(약 1조1666억원)으로 2배 뛴 거야.

“포틀랜드 팀버스와의 파트너십은 틸라무크를 마을 브랜드에서 ‘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확장한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전국 진출에 한 단계 다가가게 됐죠.”_조 프리웨트 틸라무크 브랜드 및 카테고리 성장 부사장, 2023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틸라무크는 포틀랜드 팀버스 축구팀과 손을 잡으며 ‘축구장 별미’로 거듭났다. 사진은 2017년 포틀랜드 팀버스의 축구 경기에서 먹을 수 있었던, 틸라무크 치즈 활용 요리. ©포틀랜드 팀버스 웹사이트

Chapter 3.대기업이 안 하는, ‘거칠고 투박한 제품’을 만들자

패트릭 크리테저는 알고 있었어. 틸라무크가 전국으로 확장할수록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나 다논Danone 같은 유제품 대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는 걸. 그런데 유제품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 치즈, 아이스크림, 요거트가 전부지.

이때부터 패트릭은 틈새를 노리기 시작해. 대표 제품인 치즈에 집중하되, 특별하게 보여주자. 어떻게? 같은 치즈더라도, 크기와 모양을 다양하게 변주하는 거야. 대신, 농장에서 자연 숙성한다는 틸라무크만의 정체성을 담아서!

예컨대 체다 치즈를 팔아도 숙성 기간과 모양에 따라 약 50가지 제품을 내놓았어. 평범한 슬라이스부터 비스킷 크기로 낱개 포장한 것까지. 하지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건 듬성듬성 잘라 지퍼백에 담은 ‘농장 스타일 슈레드shreds* 치즈’였어.

  • 블록 치즈를 채 썰듯 잘게 썬 치즈로, 주로 피자 등에 뿌려서 활용한다.

듬성듬성 자른 치즈가 다른 치즈와 뭐가 다르냐고? 기계로 뽑은 칼국수와 손칼국수의 차이를 상상하면 돼. 손칼국수는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잖아. 왜인지 식감도 더 쫄깃하게 느껴지고.

농장 스타일의 슈레드 치즈도 마찬가지야. 모양이 제각각이고 거친 질감이 살아있거든. 마치 농부가 손도끼로 무심하게 자른 듯하지.

그중에서도 틸라무크에서 가장 내세웠던 건 ‘두껍게 자른thick cut’ 슈레드 치즈. 얇게 잘라 꼬부라지는 다른 슈레드 치즈와 비교하며 광고를 하기도 했지.

한눈에 봐도 더 먹음직스러워 보여. 두껍고 크니까, 고객은 치즈의 풍미를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지. 투박하게 잘랐으니, 모양을 유지하는 보존제를 덜 써도 됐고.

틸라무크의 농장 스타일 슈레드 치즈. 큼지막한 크기로, 듬성듬성 자른 게 특징이다. ©틸라무크

18kg짜리 통치즈, 왜 고객에게 팔면 안 돼?

틸라무크는 역발상을 통해 유제품 대기업과 차별화 지점을 찾았어. ‘통치즈 판매’가 대표적이야.

틸라무크는 매년 협동조합의 창립 기념일마다 사람 몸통 만 한 18kg짜리 체다 치즈 덩어리를 팔았어. 이름은 ‘마더 로프Mother Loaf’. 큰 덩어리의 반죽을 뜻하는 제과 용어야.

유제품 회사가 치즈 덩어리를 파는 건 그리 새로운 일은 아냐. 치즈 전문점이나 레스토랑에 가면, 책상만 한 치즈를 칼로 긁어 음식에 올려주기도 하잖아.

하지만 틸라무크는 이걸 소비자에게 직접 팔았어. 거기서 다른 기업들과 다른 면모를 보였지. 생각해 봐. 셰프나 외식업자가 아니고서야, 누가 18kg짜리 치즈가 필요하겠어?

치즈 덩어리 판매는 사실상 경쟁사를 향한 ‘도발’에 가까웠어. 보통 치즈는 여러 모양으로 잘라 매대에 진열되잖아.

패트릭은 그 모습을 역이용했어. ‘우린 치즈에 자신이 있으니 어떤 식으로 먹어도 맛있다’는 거야. 실제로 치즈 덩어리는 짧으면 60일에서, 길게는 10년까지 자연 숙성한 ‘최고 등급’으로만 선별해.

“우리가 체다 치즈를 얼마나 공들여 만드는지 보여주고 싶을 땐, 꼭 잘게 썰어 패키지에 담을 필요가 없습니다. 정말 자신 있다면 고객이 한입 베어 물거나, 녹여서 떠먹거나, 칼로 아무렇게나 잘라먹어도 맛있어야 하죠. 매년 마더 로프를 선보이는 이유예요.”_질 앨런 틸라무크 제품 우수성 담당 이사, 2021년 Perishable News인터뷰에서

고객들은 틸라무크의 제안을 ‘재미’로 받아들였어. ‘마더 로프를 손질하기 위한 도끼를 사야겠다’, ‘부족한 건 내 냉장고 공간뿐’이라며 관심을 보였지. 말만 하고 안 산 거 아니냐고? 2021년 판매 오픈 이메일을 보냈을 때는 전송 2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대!

틸라무크는 18kg짜리 통치즈인 ‘마더 로프’를 고객에게 직접 판매했다. ©틸라무크

Chapter 4.유제품 광고에 소 대신 ‘전기톱’ 나온 이유

자, 다음은 광고야. 이게 틸라무크를 전국구 브랜드로 만드는 데 결정타를 날렸어. TV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었거든.

먼저 우유나 치즈 하면 떠오르는 광고를 떠올려 봐. 주로 소가 푸른 초원을 걸어 다니며, 여유롭게 풀을 뜯지? 건강한 소가 ‘신선한 유제품’을 연상시키기 때문일 거야.

패트릭은 그게 너무 뻔하다고 생각했어. 유제품 대기업의 생산 방식과도 맞지 않고 말야.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어야 하니, 초원 대신 사육장에서 소를 기르곤 하니까.

틸라무크는 어떻게 했게? 청정 초원 대신 검은 배경 위에서 ‘제품을 마음껏 비틀고 부수는’ 파격 광고를 선보였어. 전기톱으로 아이스크림 통을 반 가르기도 하고, 높게 쌓아 올린 체다 치즈를 도끼로 내려치기도 하지. 6개의 광고 말미엔 이런 문구가 나와.

  • Aged with time, not shortcuts(지름길 없이, 오직 시간으로 숙성)Farmers, not shareholders(주주가 아닌 농부)Extra cream, not extra air(공기*가 아닌 크림)Better berries, not bargain berries(할인하는 베리가 아닌 더 좋은 베리)아이스크림엔 설탕, 유지방, 공기가 들어간다. 공기 함유량이 높을수록 우유 맛이 은은해지고, 낮을수록 풍부해진다.

메시지가 간결하지? 이들이 내세운 슬로건은 Dairy Done Right이었어. ‘올바르게 만든 유제품’이란 뜻이야.

“틸라무크 협동조합의 농장주들은 110년간 묵묵히 품질을 위해 싸워왔어요. 이들의 열정은 위조될 수 없고, 노고는 속일 수도 없으며, 우리만이 진짜 음식을 만든다는 걸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기존 유제품 광고와 정확히 대조시키는 법을 선택했어요.”_패트릭 크리테저 틸라무크 전 CEO, 2017년 The Challenger Project 인터뷰에서

2016년에 내보낸 이 광고는 같은 해 최고의 마케팅에 시상하는 ‘에피 어워드Effie awards’ ‘다윗 대 골리앗’ 부문을 수상했어. 대기업에 맞선 도전자의 기발한 광고에 주는 상이야.

“더 강하고 대담하게, ‘도전하는 브랜드’다운 목소리를 내기로 했어요. Dairy Done Right 캠페인이 바로 그 노력이었죠. (…) 우리가 도전자라면, 분명한 신념과 부딪치는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가만히 있어선 안 돼요. 행동하고 목소리를 내며, 우리만의 관점을 적극 표현해야 합니다.”_패트릭 크리테저 틸라무크 전 CEO, 2017년 The Challenger Project 인터뷰에서

Dairy Done Right 캠페인 영상. 치즈를 비틀고 도끼로 내려찍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틸라무크

Chapter 5.‘우리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자

스스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해도 자연스러워. 억지로 한다는 느낌이 없거든. 브랜드도 마찬가지야. 교보문고가 매년 손글씨 대회를 열고, 유한킴벌리가 40년 넘게 산에 나무를 심는 것처럼.

패트릭 크리테저도 틸라무크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어. 바로 ‘농부 돕기’야. 틸라무크의 태생이 낙농업협동조합이잖아.

농부들의 노력으로 일군 브랜드가 훌쩍 자라서 미국 전역의 농부를 돕는다면? ‘가장 자연스러운 행보’가 될 거라 생각한 거야.

“유제품 기업이 농부를 돕는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하지만 농부들이 이끄는 틸라무크가 다른 농부를 돕는다고 하면,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고 앞으로의 행보를 지지할 거예요. ‘틸라무크라면 그렇게 할 거라 생각했다’는 기대감이 있으니까요.”_패트릭 크리테저 틸라무크 전 CEO, 2021년 Food52 인터뷰에서

2020년부터 틸라무크는 ‘올 포 파머스All For Farmers’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시작했어. 기후 위기로 농사가 위협을 받는 만큼 우리가 나서서 돕자고 제안한 거야.

고객의 참여 방법은 간단해. 틸라무크 제품을 사 먹기만 하면 돼. 그럼 판매금의 10%는 비영리재단인 미국 농지 신탁American Farmland Trust에 기부하거든. 기부금은 농부들의 농사 보조금과 농지 보전에 쓰인대.

농부의 날National Farmers Day엔 자선 경매를 열기도 해. 2022년엔 틸라무크 로고를 새긴 폭스바겐 빈티지 픽업트럭과 틸라무크 농장 숙박권, 틸라무크의 체다 치즈를 채운 스메그Smeg 냉장고를 경매에 부쳤어. 이 행사로 약 5만5000달러(약 8000만원)를 모금했지.

“팬데믹이 터지면서 사람들은 농부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사실 농부는 어느 시대에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죠.

협동조합으로 시작한 틸라무크는, 다른 농부들을 돕기 위해 ‘올 포 파머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틸라무크 폭스바겐을 내놓고 자선경매(왼쪽)를 하기도, 가방 판매를 해 농부들에게 수익금을 100% 기부하기도 했다. ©틸라무크 페이스북

Chapter 6.고객이 ‘우리의 땀방울’을 직접 보게 하라

이 정도만 해도 행보가 활발하잖아? 사실 틸라무크에겐 어떤 마케팅보다 확실한 홍보 수단이 더 있어. 바로 협동조합이 출발한 ‘농장 마을’을 365일 열어두고 고객을 환영하는 거야.

왜냐고? 틸라무크 제품이 생산되는 모든 과정을 고객이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거든. 틸라무크의 농부들이 정말 갖은 정성을 쏟는지, 어떤 식으로 우유를 수확하고 치즈로 숙성하는지 볼 수 있지. 심지어 입장료도 따로 안 받아.

고객맞이와 같은 운영도 모두 협동조합의 농부들이 기획하고 있어. 치즈 테이스팅부터 농장 가이드 투어, 소 사료 주기 체험까지 준비했지. 후기를 잠깐 볼까?

“관광을 위해 인위적으로 꾸민 곳이 아니더군요. 농장 곳곳에서 농부들이 실제로 작업하고 있었고, 그들은 일하다가도 방문객이 길을 헤매거나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곧바로 달려와 도와줬죠.”_틸라무크 크리머리 트립어드바이저 리뷰

덕분에 2023년 틸라무크 농장의 방문객은 100만 명을 돌파했어. 덩달아 지역 경제도 살아났지. 틸라무크 카운티 방문객의 총지출액은 최근 3억 달러(약 4360억원)를 넘었대.

아무리 사랑받는 브랜드라도 고객을 일터로 부르긴 쉽지 않잖아? 하지만 패트릭은 알고 있었어. 사람들이 틸라무크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맛’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농부들의 노력’ 때문이란 걸.

어쩌면 농장 개방은 틸라무크에게 당연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틸라무크는 ‘일상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구해요. 여기서 프리미엄은 단지 ‘더 비싼 제품’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농부들이 쏟은 수백 시간과 수천 리터의 땀방울을, 소비자도 알아줄 거라는 믿음의 라벨이죠. 그래서 우린 왜, 어떻게,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가감 없이 전하려 노력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설득될 수 있으니까요.”_패트릭 크리테저 틸라무크 전 CEO, 2023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틸라무크 농장에 방문한 관광객의 모습. 틸라무크는 유제품이 생산되는 농장 마을을 365일 개방하고 있다. ©틸라무크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