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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문가가 발견한 손글씨의 몰입 효과

한이룸
비즈니스
2025. 5. 25.
저는 AI를 통해 일하고 있어요.
때로는 하루 종일 코딩하고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요.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회의록을 종이에 적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노트북 배터리가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펜을 들었어요.
그런데 신기했습니다.
머리가 더 맑아지는 느낌이었거든요.
회의 내용도 더 선명하게 기억났고요.
혹시 저만 그런 건가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니, 비슷한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더라고요.
최근 출시된 미국 전기차 슬레이트가 증거예요.
입력 인터페이스가 물리적일수록 인간 두뇌는 즉각적 피드백을 얻고 스트레스를 덜 느낀다는 원리가 자동차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 사례입니다.
테슬라처럼 모든 걸 터치스크린으로 바꾸지 않았고, 정반대였습니다.

80년대식 다이얼 버튼과 크랭크 창문을 달았어요. 2025년 전기차에요!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베타 테스터의 68%가 "물리적 버튼이 운전 스트레스를 줄였다"고 답했어요. 제가 펜으로 적을 때 느꼈던 감각과 비슷했어요.
손끝에서 뇌로 전달되는 신호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제 경우를 분석해봤어요.
노트북 타이핑과 펜 사용의 차이가 명확했어요.
타이핑: 생각 → 손가락 → 화면 (입력 지연·자동완성·오타 수정으로 사고 흐름 끊김)
손글씨: 생각 → 손 → 종이 (직접적이고 즉각적이에요)
펜으로 쓸 때 종이 질감, 잉크 저항감, 글자 소리 등 모든 감각이 연결되더라고요.
뇌가 "내가 이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확실한 피드백을 받는 거였어요.
Deloitte 조사에서 소비자 71%가 "자동차는 물리 버튼이 좋다"고 답했습니다.
Stanford 연구(2024)에 따르면 터치스크린 입력 지연이 80 ms를 넘으면 전두엽의 감각 통합 활성도가 15% 감소합니다.
반면 물리적 조작은 촉각·청각·시각 자극이 동시에 입력돼 도파민 분비량이 평균 1.3배 늘어납니다.

더 깊은 이유: 통제감 회복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디지털 도구들은 편리하지만 의도와 다르게 작동할 때가 많아요. 앱 업데이트로 UI가 바뀌고, 클라우드 동기화 문제로 파일이 날아가죠. 알림이 끝없이 뜨고, 데이터가 어디론가 전송되요.
반면 종이와 펜은 완벽하게 제 통제 하에 있어요. 제가 쓴 건 그대로 남아있고, 아무도 임의로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죠.
LP·필름카메라 매출이 5년간 연평균 12% 성장(Statista, 2025)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사람들은 손에 잡히는 매체에서 ‘내 것’이라는 소유감을 되찾습니다.
이건 단순한 복고 취향이 아닌, 불확실한 디지털 세상에서 확실한 것을 붙잡고 싶은 본능적 욕구인 거죠.

이룸로그.
6개월간 1,124개 작업 항목을 기록한 결과,
손글씨로 적은 할 일의 완료율이 83%, 디지털 To-Do는 46%였습니다.
디지털 ToDo 앱에서는 항목 추가와 완료 체크가 너무 쉬워서 중요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더라고요.
반면 펜으로 쓰면 한 글자에 의도가 담기고, 완료했을 때 직접 줄을 긋는 행위가 큰 성취감을 줬어요.
이런 경험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 이룸로그를 만들게 됐습니다.
단순한 노트가 아닌, 하루 단위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회고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디지털의 편의성은 포기하되, 손글씨의 몰입감과 성취감은 극대화하는 방향으로요.
5명에게 먼저 써보게 했더니 모두 "확실히 다르다"는 반응이었어요.
특히 "할 일을 적는 순간부터 실행이 시작되는 느낌"이라는 피드백이 인상적이었거든요.
AI 전문가가 만든 아날로그 도구.
모순적이지만 더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디지털 세상에서 느끼는 피로감과 갈증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필요한 기능만 담아서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도구의 한계를 느끼신다면,
한 번 경험해보세요. 런칭 소량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