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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구독으로 연 680억을 번 회사 이야기

한이룸

비즈니스

2025. 6. 10.

Hunt A Killer 사례에서 배우는 ‘구독 비즈니스’의 모든 것

📝 "남편과 3시간 싸웠어요"

"첫 번째 박스가 도착했을 때 반신반의했죠. 그런데 부검 보고서를 펼치는 순간 소름이 돋더라고요. 남편과 저는 거실 바닥에 증거물들을 펼쳐놓고 3시간 토론했어요. 아니, 싸웠다고 해야 맞나? 서로 다른 용의자를 지목하면서요. 결국 새벽 1시에야 범인을 잡았는데 다음 달 박스가 기다려져요."

– Sarah M., 시카고 (Hunt A Killer 구독 2년차)

이것이 Hunt A Killer가 매달 전 세계 10만 구독자에게 제공하는 경험입니다. 단순한 택배 상자가 아니라, 거실을 수사 본부로 바꾸는 마법 같은 일입니다.

🇰🇷 한국 구독경제는 아직 '배송'에 머물러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구독 비즈니스 현황과 대비됩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정기 배송 = 구독'이라는 등식에 머물고 있어요. 생필품·간식·화장품을 정해진 주기로 보내주는 것이 대부분이죠. 물론 편의성은 확실하지만, Hunt A Killer처럼 '경험 자체가 상품인 구독'은 드물어요.

미국에는 MasterClass(유명인 강의 구독), Stitch Fix(AI 스타일링 구독), Blue Apron(요리 키트 구독) 등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서비스가 많습니다. 반면 한국은 '필요한 물건을 정기적으로 받는다'는 수준에 그칩니다.

Hunt A Killer 같은 '체험형 구독'이 한국에서도 더 시도되길 바랍니다. 매달 새로운 세계관·스토리·미션을 배송하는 것이 단순히 재화를 판매하는 것보다 더 흥미롭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창의력과 콘텐츠 제작 역량을 고려하면, 글로벌했을 때 통할 독창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을텐데요.


퇴근 후, 탁자 위에 도착한 ‘살인 사건’ 상자

“띵동!” 일이 끝난 저녁, 택배 상자가 현관 앞에 도착합니다. 뻔한 간식박스도 아니고, 화장품 구독도 아닙니다. Evidence – Confidential(수사중인 증거물) 라고 적힌 붉은 봉인을 뜯는 순간, 여러분은 더 이상 평범한 직장인이 아닙니다. 한 달 동안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을 파헤쳐야 하는 담당 형사로 임명된 것이죠.

Hunt A Killer의 매달 3–4만 원의 ‘살인 미스터리 구독 박스’ 이야기를 합니다. 이 스타트업은 2016년 탄생해 2024년 카드게임사 Relatable에 인수되기까지, 아날로그 경험·커뮤니티·구독 경제를 엮어 연매출 5,000만 달러(약 680억 원)를 돌파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스크린을 내려놓을 이유를 제공합니다.” – 공동창업자 Ryan Hogan

Hunt A Killer가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로 성장한 과정과 주는 인사이트를 살펴보겠습니다.


‘연 1회 이벤트’에서 ‘매달 배송’으로… 운명을 바꾼 피봇

🏕️ Camp Ramblewood과 한계

처음에 두 창업자는 하루짜리 몰입형 추리 이벤트를 메릴랜드의 Camp Ramblewood에서 열었습니다. 200명이 숲속을 돌아다니며 사건을 푸는 콘셉트였지만, “1년에 한 번으로는 회사를 못 키운다” 는 벽에 부딪혔죠. 물리적 장소·인원·날짜가 제약이었습니다.

Hunt A Killer CEO Ryan Hogan

📦 ‘집으로 찾아가는 살인사건’ 구독 모델

2016년 여름, 저는 미국에서 번지기 시작한 서브스크립션 박스 붐(Blue Apron, Birchbox 등)에 주목했습니다. “사람들이 집에서도 몰입형 경험을 원한다면? 범인은 거실 탁자에도 올 수 있겠다!” 창업자들은 사건 단서를 6개의 에피소드로 나누어 6개월 시리즈로 구성했습니다. 고객은 6개월간 꾸준히 박스를 수령하며 사건을 풀어야 하니, 자연스레 LTV(고객 생애가치)가 상승했습니다.

  • 2016년, 구독자는 146명이었습니다. 2019년 말에는 55,000명이 되었습니다.

  • 2019년 매출: 367억 원 → 2020년 팬데믹 특수로 680억 원 예상 (1년 만에 85% 급성장) 이처럼 피봇 한 번이 매출·구독자·브랜드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키웠습니다.

Hunt A Killer의 3가지 비밀 수익 엔진

1. 고객의 지갑을 고려한 유연한 요금제

Hunt A Killer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은 고객들에게 선택의 여유를 준 것입니다. 월 40달러가 부담스러운 고객에게는 분기 99달러, 확신이 서는 고객에게는 연간 360달러 할인 혜택을 제공했죠. 이렇게 다양한 가격대를 제시하면서 더 많은 고객층을 포용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영리한 부분은 사건을 6개월에 풀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스토리가 6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어 첫 번째 박스만 받고 끝내지 못하도록 합니다. 마치 넷플릭스 시리즈처럼 다음 화가 궁금해 구독을 해지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 겁니다. 이는 고객 유지율을 높이면서 예측 가능한 수익을 확보하는 일석이조 전략이었죠.

또한, 고객 획득 비용을 10달러 줄였습니다. 이는 Hackstone이라는 YouTube 채널과의 협업 광고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힘을 활용한 사례입니다.

2. 하나에서 여러 개로 확장한 라인업 전략

처음에는 클래식한 추리 장르 하나로 시작했지만, 이후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파악한 후 장르별 확장에 나섰습니다. 호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Empty Faces', SF 팬들을 위한 'Escape The Invasion', 회사 워크숍용 'Team Building Kit'까지 총 4개 브랜드로 파생시켰어요.

타겟을 세분화해 각각의 니치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그 결과, 한 명의 고객이 여러 라인업을 동시에 구독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추리를 좋아하던 고객이 호러나 SF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15만~20만원에 일회성 프리미엄 박스를 출시했습니다. 이는 구독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즉시 현금 유입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이었습니다. "한 번 경험해보고 마음에 들면 구독하자"는 고객의 심리를 겨냥한 것입니다.


3. 고객을 묶어둔 천재적 발상

Hunt A Killer의 독창적인 부분은 커뮤니티 운영입니다. 회사는 별도의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13만 명이 넘는 팬들이 SNS에서 단서를 토론하고 추리 과정을 공유하면서 엄청난 양의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얻었어요.

고객들이 인증샷을 찍고, 추리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고, 친구들에게 추천하면서 자연스러운 입소문 마케팅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서 문화 현상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Cold Case Foundation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실제 미제 사건 해결에 기여하는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게임을 즐기면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서사는 고객들에게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경험을 제공했죠. 이런 가치 중심의 브랜딩은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잘 팔린 이유는 ‘경험 디자인’

🕵️‍♀️ 현실감 200% 소품

부검 보고서, 경찰 진술서, 손글씨 편지, 암호화된 USB 등 모든 소품을 실물로 제작해 ‘진짜 사건 파일’을 조작하는 느낌을 줍니다. 덕분에 플레이 타임 90분~3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오프라인에 몰입하게 하죠.

👨‍👩‍👧‍👦 사회적 놀이, 데이트 코스

게임은 1–6인용입니다. 코로나 이후 ‘집콕 데이트’로 유명해지며 커플, 가족, 친구 단위로 확산되었습니다. “주말 저녁 파스타와 와인, 그리고 Hunt A Killer”라는 틱톡 영상이 바이럴 탄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온라인 힌트 포럼 → 리텐션

오프라인만 강조했다면 6개월간 흥미가 식었을 겁니다. 대신 공식 Discord·페이스북 그룹이 힌트 허브 역할을 하며, 막히면 커뮤니티가 도움을 줍니다. ‘함께 푼다’는 경험이 유지율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5가지 시사점

  1. 제품이 아니라 ‘이어지는 경험’을 팔아라: 커피 정기배송이라도 ‘산지→로스팅→추출 미션’ 3개월 스토리로 구성해보는건 어떨까요?

  2. 실물 + 디지털 하이브리드: QR코드로 AR 단서·AI 챗봇 조사를 붙이면 체험 만족도가 2배로 확장됩니다.

  3. 커뮤니티 챌린지: 구매자 전용 카톡방·디스코드에서 ‘주간 추리왕 뱃지’ 같은 게임화로 고객을 자연스럽게 참여시킬 수 있어요.

  4. 선한 영향력 서사로 차별화: 판매량 X% 기부, 혹은 멸종 위기 동물 보호 미션.

  5. 길거리 광고와 SNS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광고에 숨겨진 힌트를 넣어주세요. 사람들이 찾아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할인 쿠폰을 주는 거죠. 이렇게 하면 거리에서 화제가 되면서 SNS에서도 공유돼서 일석이조예요.

앞으로의 포인트

2024년 Relatable 인수로 Target·월마트 같은 대형 소매 채널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됩니다. 미국·유럽에서 ‘오프라인 박스 게임’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구독 외 리테일·라이선스 사업 확장 여부가 주목됩니다.

헌트 어 킬러가 증명한 건 단순합니다. 지갑보다 호기심을 먼저 자극하면 결제는 따라온다는 것이죠. 넷플릭스가 피로한 밤, 카톡 알림이 지겨운 주말. 사람들은 여전히 ‘손에 잡히는 경험’을 갈망합니다. 스토리텔링·구독 경제·커뮤니티를 잡아낸 헌트 어 킬러의 성공 방정식이 이룸회보 독자 여러분의 다음 기획서에도 사용되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도 크라우드펀딩·정기 배송을 결합한 ‘경험형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다음 Hunt A Killer는 우리 브랜드일 수도 있다”는 상상, 지금 시작해 보시죠.

🔍 한이룸의 한 줄 정리 반복 수익은 ‘제품’의 배송이 아닌 ‘스토리’에서 나온다!”

스크린 피로 시대에, 소비자는 클릭이 아닌 손끝과 두뇌를 자극하는 경험을 찾습니다.

여러분의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몰입감을 배송하고 있나요?

지금 글을 닫는 순간, 여러분 브랜드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기획해 보는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