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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였던 AI 상품컷에, 청구서가 도착했습니다

한이룸

이커머스

2026. 7. 10.

무슨 일이 있었나요

네이버가 7월 10일부터 네이버쇼핑 상품에 쓰는 AI 생성물 기준을 강화합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상세페이지에 AI로 만든 이미지를 쓰면 그 이미지 가까이에 'AI 생성물'이라고 표시해야 합니다. 실제 사람이나 제품, 공간처럼 보이는 AI 이미지는 소비자가 한눈에 알아보도록 명확히 표시해야 하고, 실물과 현저히 다르면 허위광고로 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과장된 연출은 AI 표시를 붙여도 금지입니다.

여기서 방향을 헷갈리면 안 됩니다. 이건 "AI 컷을 마음껏 쓰세요"라는 허용이 아닙니다. AI 컷에 라벨과 책임을 붙이는 제한입니다. 지금까지는 AI로 뽑은 이미지가 실사와 섞여 조용히 굴러갔다면, 이제는 이름표를 달고 심판대 위에 올라갑니다.


공짜로 뽑은 상품컷에, 청구서가 붙습니다

그동안 AI 상품컷은 사실상 공짜 자산이었습니다. 촬영 스튜디오도, 모델도, 외주비도 필요 없었으니까요. 프롬프트 몇 줄이면 번지르르한 연출컷이 나왔고, 많은 셀러가 그걸로 상세페이지를 도배했습니다. 원가 0원짜리 이미지가 클릭을 벌어다 주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그런데 이번 조치로 그 공짜 컷에 뒤늦게 청구서가 날아옵니다. 항목은 두 줄입니다. 첫째, 표시 의무. 모든 AI 컷 옆에 'AI 생성물' 라벨을 달아야 하고, 이 라벨 자체가 소비자에게 "이건 실물이 아닐 수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둘째, 허위광고 리스크. 실물과 다른 컷은 이제 반품 사유를 넘어 제재 사유가 됩니다.

그래서 판이 어떻게 기우느냐면, 실물을 직접 찍어 올리던 셀러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집니다. 실사는 라벨을 달 필요가 없습니다. 실물과 다르다고 반품당할 일도, 허위광고로 걸릴 일도 없습니다. 남들이 라벨을 다느라 신뢰를 깎일 때, 실사 셀러의 상세페이지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규제 하나로 정직한 촬영이 노출과 전환으로 되돌아오는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저는 이 청구서를 미리 받아봤습니다

이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정산서에 찍혔던 이야기입니다. 생활잡화 상품에 AI 상품컷을 직접 돌려본 적이 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클릭과 전환은 잠깐 올랐습니다. 화면 속 컷이 실물보다 예뻤으니까요.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실물의 색과 질감이 화면과 달랐고, 반품과 클레임이 같이 뛰었습니다.

숫자로는 이렇습니다. 반품률이 평소 3%대에서 8%대로 올랐습니다. 반품 한 건마다 왕복 택배비 5천 원과 재포장 시간이 그대로 마진에서 빠졌습니다. "사진이랑 다른데요"라는 CS 전화를 하루에 몇 번씩 받아보면 알게 됩니다. AI 컷의 진짜 원가는 촬영비가 아니라, 반품과 응대 시간이라는 걸요. 여기에 이제 허위광고 리스크까지 얹힙니다. 그때는 제 마진에서만 빠졌는데, 지금은 계정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는 겁니다.

AI 컷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도 AI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AI 컷은 "실물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도구"로 쓸 때만 자산이고, "실물보다 예쁘게 포장하는 도구"로 쓰는 순간 부채가 된다는 겁니다. 이번 조치는 그 부채에 이자를 붙인 것뿐입니다.


이번 주 할 일


시행일이 오늘입니다. 미룰 여유가 없으니, 순서대로 가시면 됩니다.

  1. AI 컷 전수조사 — 상세페이지와 대표이미지에서 AI로 만든 컷을 오늘 전부 찾아내 목록으로 정리합니다. 어디에 몇 장이 있는지 모르면 그다음 단계가 없습니다.

  2. 교체와 라벨, 둘 중 하나 — 실물과 색·질감이 다른 컷은 실사 촬영으로 교체합니다. 실물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컷만 남기고, 남기는 컷에는 'AI 생성물' 표시를 이번 주 안에 답니다.

  3. 과장 컷은 그냥 내리기 — 과장 소지가 있는 연출 컷은 라벨을 달아도 금지입니다. 표시 여부를 고민할 대상이 아니라, 정산 차감 전에 먼저 내릴 대상입니다.


마무리하며

공짜라고 생각했던 것에는 언젠가 청구서가 붙습니다. AI 상품컷의 청구서가 이번 주에 도착했을 뿐입니다. 다행인 건, 이 청구서는 받는 사람을 고른다는 점입니다. 실물을 정직하게 보여준 셀러에게는 청구할 게 없습니다.

청구서가 도착했을 때 지갑을 여는 쪽이 될지, 받을 게 없는 쪽이 될지는 이번 주에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