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ilable for work

블로그

마트 올리브유의 비밀을 폭로했니 생긴 놀라운 일

한이룸

이커머스

2026. 7. 30.

상세페이지를 다시 열어 봐요. 내 제품, 옆집보다 두 배 비싸요. 근데 쓸 말이 '프리미엄 원료'밖에 없어요.

비싼 이유를 나만 알고, 고객은 몰라요. 이 갑갑함, 직접 파는 입장이면 다들 한 번쯤 겪었을 거예요.

뉴욕에도 똑같은 벽 앞에 섰던 사람이 있어요. 그리스계 미국인 카티나 문타노스. 마트 기름 몇 배 가격의 올리브유를 파는 사람이에요.

근데 이 사람, 요즘 제품 자랑을 거의 안 해요. 대신 마트 올리브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폭로'를 해요. 그게 이 브랜드에서 제일 잘 터지는 콘텐츠거든요.

고향의 맛이 아니었어요


문타노스의 가족은 그리스 남부 코로니라는 작은 어촌 마을 출신이에요. 본인 말로는 "올리브 나라에서 자랐다"는 사람이죠.

그런 사람이 뉴욕에서 살림을 시작했는데, 마트에서 사 온 기름이 영 이상한 거예요.

"마트에서 산 그리스산 엑스트라 버진도, 이탈리아산도, 우리 가족이 남부 그리스에서 만들어 먹던 맛과는 전혀 달랐어요."

보통은 여기서 투덜대고 끝나잖아요. 이 사람은 올리브유 소믈리에 과정에 등록했어요. 와인처럼 올리브유에도 감별 자격이 있거든요.

배우고 보니 이유가 있었어요. 덜 익은 올리브를 일찍 수확해 제대로 짜면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살아남는데, 마트 제품 대부분은 그게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고향 동네 올리브로 직접 기름을 짰어요. 병 하나에 덜 익은 올리브 5.4kg이 들어가고, 폴리페놀은 국제 기준치 55mg의 여덟 배쯤 되는 430mg짜리 기름이요.

시작은 초라했어요. 스퀘어스페이스로 뚝딱 만든 사이트에, 가족과 지인 이삼백 명에게 이메일을 돌린 게 전부였거든요. 제품도 하얀 병 딱 한 종류.

회사는 계속 다녔어요. 본인 표현으로는 "3년 가까이 취미 프로젝트로만 굴렸다"고 해요.

근데 여기서 반전이에요, 마트가 먼저 연락했어요


어느 날 홀푸드(미국 최대 유기농 마트 체인)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문타노스가 팟캐스트에서 직접 밝힌 장면이에요.

"홀푸드가 우리를 찾아냈어요. 오스틴에 있는 바이어가 인스타그램에서 우리를 발견하고 먼저 연락한 거예요."

내 스마트스토어로 치면, 이마트 바이어가 인스타 피드를 보고 먼저 쪽지를 보낸 셈이죠.

웃긴 건 그다음이에요. "그 미팅에 나갈 수조차 없었어요. 아직 다른 회사에 풀타임으로 묶여 있었거든요."

당시 문타노스는 월마트에서 새 브랜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어요. 남의 브랜드를 키우다가, 내 브랜드에 걸려온 인생의 전화를 못 받는 상황인 거예요.

그런데도 바로 사표를 안 냈어요. 지금도 창업 상담을 하면 이렇게 말해요. "본업을 바로 그만두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제품이 준비되고 달릴 때가 됐을 때, 그때 100%를 쏟으면 돼요."

준비를 마치고 연말에 사표를 냈고, 2020년 1월부터 풀타임 창업자가 됐어요.

타이밍이 어땠냐고요? 최악이었어요.

출시하자마자 세상이 멈췄어요


홀푸드 입점을 준비하던 그 겨울, 코로나가 터졌어요. 열 개 지역 중 세 곳에서 시작하기로 했는데, 신생 식품 브랜드의 목숨줄인 매장 시식 행사가 전부 취소됐어요.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난리였어요. 주문한 병 열 개 중 하나가 깨져서 도착했거든요. 파손율 10%. 반품 상자를 열 때마다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나날이었죠.

문타노스는 패키지 디자이너와 붙어 앉아 포장을 통째로 뜯어고쳤어요. 파손율은 0.5%까지 떨어졌어요.

그리고 시식 대신, 화면에서 맛을 설명하기 시작했어요. 초기 고객 만족도 조사(NPS)를 돌렸는데, 본인도 놀란 숫자가 나왔어요. "그 조사에서 우리 점수가 100으로 나왔어요." 업계 평균이 50~70점대인 조사예요.

제품은 진짜였다는 거죠. 남은 문제는 그걸 알릴 방법이었어요.

그녀의 무기는 자랑이 아니라 수업이었어요


요즘 코스테리나 계정에서 역대 제일 잘 터진 게시물이 뭔지 아세요? 신제품 광고가 아니에요.

미국 마트에서 파는 올리브 상당수가 잿물(가성소다)에 절여져 가공된다는 이야기였어요. 모던리테일이라는 유통 매체가 이 전략을 짚었는데, 팀에서도 이런 말이 나왔대요. "이번 달 게시물 중에 이게 제일 잘 나갔어요. 이런 게 더 필요해요."

문타노스가 올리는 수업은 이런 식이에요. "마트에서 올리브유를 고를 때 뭘 봐야 하는지, 내 기름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떻게 아는지를 설명해요."

이거 보세요, 제작 방식이 허무할 만큼 소박해요. 매주 월요일 오전을 촬영으로 비워 두고, 일주일치 영상을 몰아 찍어요. 이유도 현실적이에요. "재무 미팅을 끝내자마자 '자, 30분 줄 테니 창의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보세요'로 넘어가는 건 정말 어렵거든요."

콘텐츠 팀은 풀타임 1명에 파트타임 편집자 1명이 전부예요. 요리 실력도 대단하지 않아요. "저는 셰프가 아니에요. 제일 기본적인 지중해 요리만 만들어요. 그게 다예요."

방향도 유행 반대편이에요. "지중해식 식단은 해마다 최고의 건강 식단으로 뽑혀요. 바이럴하지도, 논쟁적이지도 않죠." 심지어 이런 계산까지 해 봤대요. "팔레오나 육식 식단을 하라고 올리면 조회수는 훨씬 잘 나올 거예요. 근데 우리는 우리 뿌리를 지켜요."

낡지 않는 상식을, 자극 없이, 반복해서 가르치는 거예요.

그 결과가 지금이에요. 누적 투자 약 1,000만 달러(약 140억 원), 홀푸드 전국 유통망. 최근엔 올리브유를 한 입에 마시는 '샷' 제품까지 내서 홀푸드·스프라우츠 매장 650여 곳에 새로 깔았어요.

우리가 훔칠 건 딱 하나예요

솔직히 말할게요. 문타노스는 맨손이 아니었어요. 투자은행에 월마트 경력까지, 이력서는 화려해요.

근데 홀푸드를 데려온 건 이력서가 아니라 인스타 피드였어요. 지금 브랜드를 키우는 것도 소믈리에 공부에서 나온 수업 콘텐츠고요. 이 두 개는 경력 없이도 훔칠 수 있는 무기예요.

원리는 이거예요. 고객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 못 하는 시장에서는 무조건 싼 게 이겨요. 기준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비싼 물건은 파는 순서가 반대예요. 물건 자랑보다 먼저 고르는 기준을 가르쳐야 해요. 기준을 가르친 사람이 그 기준의 주인이 되거든요.

참기름, 꿀, 원두, 영양제. 우리 주변에도 '뭐가 좋은 건지 아무도 모르는' 카테고리가 널렸어요. 상세페이지 맨 위에 '고르는 법' 하나부터 얹어 보면 어떨까요.

마트 기름 욕만 하고 말았다면, 문타노스는 지금도 남의 브랜드를 키우는 회사원이었을 거예요. 투덜거림을 수업으로 바꾼 순간, 장사가 시작됐어요.

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