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페이지 맨 위엔 20대 모델이 서 있고, 정작 결제 버튼은 마흔 넘은 손님이 눌러요. 우리 가게에서 흔한 풍경이잖아요.
나이가 안 맞아도 옷은 팔리긴 해요. 근데 몸에 꽉 붙는 물건은 얘기가 달라요. 미국 보정속옷 브랜드 셰이퍼민트(Shapermint)가 그걸 틱톡샵에서 숫자로 보여줬어요.
파는 사람의 나이를 손님 나이에 맞췄더니, 올해 틱톡샵 매출 1,000만 달러 언저리를 바라보고 있거든요.
만져볼 수 없는 속옷을 화면 너머로 팔아야 했어요
보정속옷은 입어보기 전엔 감이 잘 안 오는 물건이죠. 브랜드 디렉터 가브리엘 리처즈도 그렇게 말해요. "직접 만지고 느껴보지 않으면 사람들이 감을 잡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코로나가 미국을 덮친 2020년 3월, 판매가 꺾였어요. 결혼식이 줄줄이 미뤄지면서 미국 보정속옷 시장 전체가 그해 두 자릿수 퍼센트 줄었고요.
그 와중에도 꾸준히 팔리는 게 하나 있었는데요. 집에서 아이들 원격수업을 봐주던 일하는 엄마들이 하이웨이스트 보정 팬티를 사 가고 있었거든요.
셰이퍼민트는 곧장 말을 바꿨죠. 집에서 하루 종일 입어도 편한 속옷이라고요. 바꾸고 얼마 안 가 한 주 매출이 30% 뛰었어요.
첫 힌트는 여기서 왔어요. 이 속옷을 사는 사람은 집에서 원격수업 봐주며 일하는 엄마였고, 그 엄마가 뭘 불편해하는지 제일 잘 아는 사람도 같은 처지의 엄마였던 거죠.
틱톡샵 크리에이터 60%가 35세 이상이었어요
2년쯤 전 틱톡샵을 처음 시험할 때는 막막했대요. 뷰티나 건강식품 쪽엔 손잡고 파는 틱톡커가 많았어요. 의류, 그중에서도 속옷은 빈자리였죠.
그래서 셰이퍼민트는 파는 사람을 직접 모았어요. 기준은 손님과 같은 나이였고요. 리처즈가 직접 연결해온 사람들 중엔 40대 중반, 50대가 많아요.
지금은 5,000명 넘는 제휴 틱톡커와 일해요. 그중 매출을 제일 잘 내는 상위권의 60%가 35세 이상이에요.
틱톡샵은 20대가 언박싱하고 춤추는 곳 아니었나 싶죠. 셰이퍼민트 계정을 열면 학부모 모임이 통째로 카메라 앞에 와 앉아 있는 셈이에요.
매출도 그쪽을 따라 컸죠. 올해 첫 넉 달 동안 틱톡샵에서만 150만 달러를 팔았고, 전달보다 매출이 515%까지 뛴 달도 있었어요. 연말엔 한 달 400만 달러 페이스를 찍는 게 목표래요.
파는 쪽 통장도 같이 두꺼워졌어요. 이 프로그램으로만 3만 1,900달러 넘게 번 사람도 있거든요. 리처즈가 그중 한 명과 통화하다 들은 말이 이래요. "딸을 대학에 보내는 게 이제 진짜 현실이 됐어요."
딸을 대학에 보낼 나이. 그게 바로 손님의 나이예요. 리처즈의 설명도 그래서 싱거울 만큼 짧았어요. "우리 손님은 처음부터 35세에서 65세 여성이었어요."
이긴 영상엔 평범한 하루가 찍혀 있었어요
나이만 맞춘다고 영상이 팔리진 않죠. 리처즈가 꼽은 '이기는 영상'의 공식은 이거예요. "여성이 평소처럼 일상을 보내면서, 제품이 흘러내리거나 당기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것."
영상은 대부분 자기 집에서 찍어요. 잘 팔리는 하이웨이스트 보정 반바지는 노출이 적어서, 40·50대 여성도 카메라 앞에서 편하게 입어 보일 수 있었고요.
보정속옷 입어본 사람은 알죠. 하루 중 제일 얄미운 순간은 의자에서 일어설 때예요. 허리 밴드가 돌돌 말려 올라가거든요.
셰이퍼민트 틱톡 계정에 올라온 영상 문구도 딱 그 얘기예요. "44DDD인데 딱 맞아요. 넘치지도, 흘러내리지도 않아요."
여기서 나이가 일을 해요. 리처즈는 보정속옷만큼은 나와 비슷한 체형의 여성이 입은 걸 봐야 어떤 사이즈를 살지 그려진다고 말해요. 손님이 속으로 묻는 건 "나한테도 맞을까?" 하나거든요. 그 질문엔 같은 나이의 몸이 제일 빨리 대답해요.
2020년 봄 그 엄마들이 원했던 것도 결국 같은 거였어요. 하루 종일 앉았다 일어나도 말려 올라가지 않는 밴드였죠.
팔로워 수는 생각보다 일을 안 했어요
틱톡샵은 누가 실제로 얼마를 팔았는지 브랜드에 숫자로 보여줘요. 리처즈는 미디어포스트 인터뷰에서 그걸 보다 보면 "팔로워 수가 꼭 결정적인 건 아니라는 걸 자주 보게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셰이퍼민트가 세는 건 영상 수와 판매 숫자죠. 샘플을 받아 가고 정해진 기간 안에 영상을 안 올리면 플랫폼에서 불이익을 받는 구조라, 영상이 빠르게 쌓일 수밖에 없거든요. 올해 들어 2만 편이 넘었고, 최근 30일에만 5,000편 넘게 올라왔어요.
팀은 디스코드 채널에서 매주 제작 가이드를 나눠요. 제일 잘 판 사람이 어떤 영상을 올렸고 무슨 말을 했는지 뜯어보고, 다른 사람이 따라 할 수 있게 정리해 주는 거죠.
결국 셰이퍼민트가 찾은 건 손님이 아침마다 거울에서 보는 바로 그 몸이었어요. 모델이 나와 다를수록 손님은 머릿속으로 상상해야 하고, 상상이 길어지면 장바구니에서 나가요.
몸에 닿거나 직접 써봐야 아는 물건일수록 이 원리가 세게 먹히죠. 레깅스, 신발, 돋보기 안경, 기초화장품처럼요. 손님 나이대가 뚜렷한 가게라면 더 그렇고요.
내 스마트스토어로 치면, 상세페이지 맨 위 모델 컷 옆에 우리 구매자와 같은 나이대 손님이 입고 하루를 보내는 사진 한 장을 놓는 일이죠. 체험단을 뽑을 때 팔로워 수 칸보다 '나이대·체형' 칸을 먼저 보는 일이기도 하고요.
리뷰가 어떻게 상세페이지 노릇을 하는지는 고객 리뷰로 매출을 키우는 방법에서도 이어서 볼 수 있어요.
오늘 열어볼 건 우리 포토리뷰 상위 열 장이에요. 한 장씩 넘기면서, 그 속 사람이 우리 물건을 제일 많이 사는 나이대와 닮았는지 세어보세요. 닮은 한 장을 찾았다면, 그 사진을 상세페이지 맨 위로 올려보세요!
의자에서 열 번 일어나 보며 허리 밴드를 확인한 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