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꿀팁보다는 진실을!

1. 국민 MC로 불리는 유재석 씨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유행하는 ‘OO하는 법’ 등의 꿀팁형 콘텐츠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콘텐츠들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그래서 그보다는 좋은 책을 통째로 읽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2. 실제로도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디지털 생태계가 열리면서, 꿀팁을 알려주는 ‘How to 콘텐츠’는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게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3. 그 대표적인 사례가 How to 콘텐츠로 순식간에 엄청난 트래픽을 모았으나 긴 침체기에 빠져 있는 버즈피드. 버즈피드는 한때 온갖 데이터와 공식을 활용해 How to 콘텐츠를 흥행시키는 법을 연구하고 여러 시도를 했지만, 그 콘텐츠 중에 지금까지도 유효한 것들은 그리 많지 않다.

4. 반대로, 설령 사람들이 고리타분하게 느낄지라도 오래 살아남은 책들은 의외로 많고.

5. How to 콘텐츠나 How to 콘텐츠를 주로 만드는 회사들이 오래 살아남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꿀팁형 콘텐츠는 단기적으로 트래픽이 어마어마하게 터질 수 있으나, 그 단기 트래픽을 곧바로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가 짜여져 있지 않은 상황에선 트래픽이 그저 빠르게 들어왔다가 순식간에 빠져나가기 때문.

6. 게다가 오로지 How to 콘텐츠에만 집중하면, 관계가 쌓이지 않는 경우도 은근 많다. 그리고 관계가 쌓이지 않으면 독자 입장에선 그저 정보만 취하고 나가면 된달까? 그게 설령 체리 피킹일지라도, 고객 입장에선 그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니까.

7. 또한, 꿀팁형 콘텐츠들은 어떤 사물의 본질이나 근본을 다루기보다는, 이를 일부러 제거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다 보면 그 꿀팁이 서로 다른 환경 속에 존재하는 독자의 삶에서는 제대로 워킹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면 그 정보나 창작자에 대한 신뢰성은 당연히 떨어지기 마련이고.

8. 무튼 한국 유료 콘텐츠 비즈니스 시장에서도 강의형 VO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무슨무슨 하는 법’을 파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가 약간의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 어쩌면 이 또한 비슷한 경우일 수 있다. 단순 How to 콘텐츠를 파는 비즈니스는 순간적으로는 화려해보일지 모르겠지만, 지속가능성은 떨어질 수 있으니까.

9. 그리고 지속가능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매번 잘 팔리는 콘텐츠를 만들려다 보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고.

10. 그래서 예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콘텐츠 비즈니스 = 생산성 + 롱테일 + 블록버스터’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11. 콘텐츠의 생명력을 높이려면, 결국엔 단순 꿀팁을 너머 근본과 원리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달까?

12. 여담이지만, 최근에 로버트 맥키의 Story를 4개월 동안 읽는 북클럽을 진행했는데, 로버트 맥키의 Story가 처음 세상에 나온 게 1997년이라고 한다. 즉, 로버트 맥키의 Story가 나온 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 셈인데, 아직도 책이 팔리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내용 안에서 배울 부분이 엄청 많다는 건 정말이지 놀랍달까?

13. 특히 로버트 맥키는 서문에서 꿀팁 등의 규칙이 아니라, 이야기의 원칙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얘기하는데, 그의 책에 담긴 내용이 30년 가까이 살아남은 걸 보면 원칙에 집중한 그의 선택이 어느 정도는 옳았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