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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덮고 자도 답장 초안이 쌓여요

한이룸

AI

2026. 8. 7.

밤 11시, 오늘도 같은 문의에 같은 답을 치고 있어요. "배송 언제 오나요", "반품 되나요" — 문장까지 거의 같은데 손은 매번 처음부터 갑니다.

그 사이 구글 제미나이 스파크는 크롬을 직접 열어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장해둔 계정으로 로그인해 검색하고 예약을 진행하다가, 결제 화면 앞에서만 사람한테 다시 넘기고요.

이 크롬 기능은 아직 미국에서만 열렸어요. 하지만 국내에 먼저 들어온 쪽이 오히려 더 쓸모 있습니다.

노트북을 덮어도 답장 초안이 쌓여 있어요


구글코리아가 국내에 내놓은 제미나이 스파크는 클라우드에서 돕니다. 노트북을 덮거나 폰 화면이 꺼져 있어도 지정한 작업을 계속 진행해요.

지메일·구글 문서·스프레드시트를 한 번 연결해두면, 정해둔 조건에 맞는 메일이 올 때마다 알아서 움직입니다. 한국어도 지원하고요.

구글이 든 예시 중에 눈에 걸리는 게 하나 있습니다. 고객 문의 메일에 답장 초안을 써서 임시보관함에 넣어두는 것.

발송은 하지 않아요. 결제나 메일 발송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동작은 사람 승인을 먼저 받도록 만들어놨습니다.

이게 운영하시는 가게로 치면, 아침에 메일함을 열었을 때 답장이 이미 8할쯤 쓰여 있는 상태예요. 남는 일은 읽고, 고치고, 보내기를 누르는 것뿐이고요.

거기다 최근 보낸 메일 수십 건을 읽어 문체를 익힌 뒤 초안에 반영합니다. 매번 "정중한 말투로 써줘"를 붙일 필요가 없어진 거죠.

하필 지금 열린 이유는 가격이었어요


이런 상시 가동이 어제오늘 기술적으로 가능해진 건 아닙니다. 발목을 잡던 건 비용이었어요.

오픈AI가 GPT-5.6 중간 모델 '루나'의 API 값을 80% 내렸습니다. 100만 토큰당 입력은 1달러에서 0.2달러로, 출력은 6달러에서 1.2달러로 떨어졌어요.

숫자만 보면 감이 안 오니 CS로 환산해볼게요. 문의 한 건에 상품 정보와 교환·반품 정책까지 2,000토큰을 넣고, 400토큰짜리 답을 받는다고 잡습니다.

하루 30건이면 한 달에 900건. 이걸 다 돌려도 모델 원가는 1달러가 안 나옵니다. 원화로 천 원대예요.

물론 이건 순수 원가고, 실제로는 이 모델을 감싼 도구 이용료가 따로 붙습니다. 하지만 바닥이 이만큼 내려갔다는 건, 앞으로 나올 종량제 요금표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고요.

오픈AI는 세대가 바뀔수록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게 만드는 게 전략이라고 밝혔습니다. 값이 내려간 게 이번 한 번으로 끝날 흐름은 아니라는 얘기예요.

혼자 하는 가게일수록 더 크게 걸려 있어요


오픈AI 경제연구팀이 미국 이용자의 업무 메시지 80만 건 이상을 뜯어본 연구가 있습니다. 글쓰기·요약처럼 모든 직군이 공통으로 하는 일을 빼고 보면, AI에 시킨 일의 43.5%가 자기 직무 밖 업무였어요.

흥미로운 건 조직 크기별 차이입니다. 계정이 2~5개인 작은 조직에서 직무 외 비중이 18.9%로 가장 높았고, 100개가 넘는 조직에서는 16.3%로 낮았어요.

전담 인력이 없는 곳일수록 AI가 여러 직무를 대신 메운다는 뜻입니다.

혼자 스마트스토어를 굴리면 이건 그냥 매일이죠. 오전엔 CS, 오후엔 상세페이지, 저녁엔 정산 엑셀. 직무 경계라는 게 원래 없었고요.

그래서 켜두기로 얻는 시간은 팀이 나뉜 회사보다 1인 가게에서 훨씬 크게 남습니다.

켜둘 것과 안 켤 것, 기준은 '되돌릴 수 있나'예요


여기서 실력의 자리가 바뀝니다. 프롬프트를 얼마나 잘 쓰느냐보다, 뭘 켜둘지 고르는 판단이 결과를 가르게 됐어요.

고르는 기준은 세 개면 충분합니다. 매일 생기는가, 매번 모양이 같은가, 틀려도 되돌릴 수 있는가.

셋 다 예면 켜두세요. 배송 문의 답장 초안, 아침마다 주문·반품 알림 메일을 시트 한 장에 정리하기, 매주 같은 요일에 경쟁 상품 가격을 훑어 문서로 남기기 — 다 여기 들어갑니다.

반대로 하나라도 아니면 사람이 쥐고 있어야 해요. 환불 승인, 정산 계좌 입력, 고객에게 나가는 최종 발송.

스파크가 결제 앞에서 손을 떼고 사람을 부르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동작은 마지막 클릭을 사람이 하게 두는 거죠.

여기까지만 알면 돼요. 초안까지는 기계, 발송 버튼은 사람.

오늘은 후보 하나만 찾아두면 됩니다

제미나이 스파크는 구글 AI 프로 이상 요금제에서 순차로 열리고 있습니다. 프로가 월 2만9천원이니, 사람 손 하나를 빌리는 값과는 자릿수가 다릅니다.

다만 요금제부터 지르는 건 순서가 아니에요. 켜둘 게 정해지지 않으면 결제만 하고 안 쓰게 되거든요.

오늘은 지난 2주 메일함만 열어보시면 좋겠어요. 거기서 똑같은 답을 세 번 이상 친 문의가 반드시 하나 잡힙니다.

그 하나가 처음 켜둘 후보예요. 딱 하나만 자는 동안 돌려보고, 아침 메일함에 초안이 어떤 모양으로 와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