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센터 잡무, 이제 챗GPT가 로그인해서 합니다

한이룸
이커머스
2026. 9. 4.
오픈AI와 앤스로픽이 이틀 간격으로 똑같은 기능을 내놨습니다. AI가 내 계정으로 사이트에 로그인해서 대신 클릭하는 기능이에요.
오픈AI는 챗GPT 워크의 클라우드 브라우저가 "로그인이 필요한 일부 사이트에서도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고 릴리스 노트에 적었습니다. 하루 뒤 앤스로픽은 클로드 코워크 데스크톱 앱 안에 브라우저를 통째로 집어넣었고요.
서로 맞춘 것도 아닐 텐데, 두 회사가 같은 주에 같은 기능을 꺼냈습니다.
비밀번호는 안 보고 로그인만 대신합니다

먼저 궁금한 건 보안이죠. 오픈AI 설명은 이렇습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고, 그 값은 원격 브라우저로 곧장 전달됩니다.
모델은 그 값을 보지 못하고, 학습에도 안 쓰이고, 끝나고 저장도 안 합니다. 2단계 인증이 뜨면 그 단계도 사람이 칩니다.
사이트별 권한은 세 단계예요. 매번 확인, 자동 승인, 항상 허용. 처음 보는 주소는 기본이 '매번 확인'이고, 한 번 로그인하면 쿠키로 세션이 이어집니다.
앤스로픽 쪽 문장은 더 짧습니다. 원문을 보면 "클로드는 당신의 탭도, 북마크도, 비밀번호도 보지 않습니다"라고 못 박아 뒀어요.
거기다 은행·이메일·통합 로그인 사이트는 기본으로 빠져 있습니다. 통장은 아직 안 맡긴다는 뜻이죠.
다들 손님 쪽을 보는데, 정작 쓸 수 있는 건 판매자 쪽이에요
이런 소식은 대개 "AI가 대신 사준다"는 이야기로 묶입니다. 그런데 손님 쪽은 아직 한국 차례가 아니에요. 스트라이프가 에이전트 결제용으로 만든 공유 결제 토큰만 해도 34개국에서 쓰이는데, 한국은 그 목록에 없습니다.
판매자 쪽은 사정이 다릅니다. 로그인 대행은 요금제만 맞으면 오늘 내 계정에서 켜집니다.
앞서 다룬 게 'AI가 내 상품 페이지를 얼마나 잘 읽나'였다면, 이번엔 방향이 반대예요. 매일 들여다보던 관리자 화면을 AI가 대신 봅니다.
API가 없는 화면이 처음 자동화 대상이 됐어요

앤스로픽이 든 예시가 꽤 실무적입니다. 대시보드에서 숫자 뽑아오기, 월별 인보이스 내려받기, 그리고 연동 수단이 아예 없는 포털에서 일 처리하기.
마지막 항목이 핵심입니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센터, 쿠팡 윙, 11번가 셀러오피스처럼 작은 규모로 파는 쪽에서는 API 연동보다 그냥 로그인해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옮겨 적는 게 현실이잖아요.
그 '손으로 옮겨 적는 구간'이 처음으로 남에게 넘길 수 있는 일이 됐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아침마다 세 곳에 각각 로그인해서 어제 주문, 미답변 문의, 품절 임박 재고를 표 하나로 정리해두기.
하나는 남의 컴퓨터, 하나는 내 컴퓨터에서 돕니다

같아 보이지만 구조가 다릅니다. 챗GPT는 오픈AI 쪽 원격 브라우저를 씁니다. 내 노트북을 닫아도 돌아가죠.
코워크는 내 컴퓨터에 깔린 앱 안에서 브라우저를 띄웁니다. 대신 앱을 켜둬야 하고요.
국내 사이트는 낯선 기기나 낯선 접속 환경에서 로그인하면 추가 인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매번 뜨면 자동화의 의미가 줄어요.
그래서 내 컴퓨터에서 도는 쪽이 국내 판매자센터와 덜 부딪힐 가능성이 큽니다. 어느 쪽이 내 계정에서 덜 걸리는지는 5분이면 잽니다. 로그인 한 번 시켜보면 바로 답이 나오니까요.
못 하는 일은 꽤 분명합니다
브라우저를 쓰는 AI가 실전에서 무너지는 지점은 대체로 정해져 있어요. 로그인 세션이 중간에 끊기거나, 갑자기 뜬 팝업에 막히거나, 화면 구조가 바뀌어 버튼을 못 찾거나, 접속 자체가 차단되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한 번 누르면 되돌릴 수 없는 버튼이요.
앤스로픽도 안전장치가 "위험을 의미 있게 줄이지만 없애지는 못한다"고 발표문에 직접 적어 뒀습니다. 신기능 소개에 이런 문장을 넣는 회사가 흔치는 않죠.
그래서 지금 넘길 일과 아직 쥐고 있을 일이 갈립니다. 조회, 정리, 내려받기처럼 잘못돼도 되돌릴 수 있는 일은 넘겨도 됩니다.
발주 확정, 환불 승인, 광고 예산 변경처럼 누르는 순간 끝나는 일은 그대로 손에 쥐고 있으면 되고요.
0원부터 시작하는 방법

같은 날 조용히 지나간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챗GPT의 예약 작업이 무료 계정까지 열렸어요. 최대 3개, 반복은 하루 한 번까지입니다.
로그인 대행은 유료 요금제에 붙어 있지만, 예약해서 돌려보는 연습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지금 할 수 있습니다. "아침 8시마다 내 브랜드명으로 검색해서 새로 올라온 글만 정리해줘" 정도면 충분해요.
작은 일 하나를 매일 자동으로 돌려보면, 어떤 일이 AI에게 맞고 어떤 일이 안 맞는지 감이 옵니다. 그 감각이 생긴 다음에 로그인까지 넘겨도 전혀 늦지 않아요.
관리자 화면 앞에서 보내던 아침 30분, 슬슬 다른 데 쓸 준비를 해보세요.
— 미나킴, 거리를 재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