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골라 받고도 거래액이 10배 뛰었습니다

한이룸
이커머스
2026. 9. 4.
컬리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안에 차린 장보기 코너 '컬리N마트'가 출시 1년 만에 월 거래액 10배를 찍었습니다.
기사 제목들은 다 비슷합니다. "네이버 업고 대박". 역시 큰 플랫폼에 올라타야 한다는 얘기처럼 들리죠.
그런데 수치를 한 줄씩 뜯어보면 이건 트래픽 이야기가 아닙니다. 단골 이야기입니다. 1인 스토어가 베낄 대목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성적표부터 보겠습니다

컬리N마트 거래액의 80% 이상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서 나왔습니다. 자기 앱을 가진 회사가 남의 앱에서 매출 대부분을 내는 겁니다.
자존심은 좀 상할지 몰라도, 통장 입장에선 나무랄 데 없는 성적이죠.
단골 지표가 특히 좋습니다. 열 번 이상 주문한 손님의 72%가 3040이고, 40대는 평균 주 1회 이상 장을 보러 옵니다. 마트 전단지 돌리던 시절에도 주 1회 방문이면 우수 고객이었습니다.
문을 좁혔는데도 손님이 남았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컬리N마트는 올해 중반부터 아무나 못 사게 문을 좁혔습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그러니까 유료 회원 전용으로 돌린 겁니다.
보통 이러면 주문이 꺾입니다. 그런데 반대였습니다. 출시 초기와 비교해 월 주문 건수는 35%, 한 번에 담는 상품 수는 22% 늘었습니다.
트래픽 장사였다면 문을 좁히는 순간 무너졌을 겁니다. 단골 장사라서 버틴 거죠.
비결은 명품이 아니라 달걀입니다

그럼 그 단골은 뭘로 만들었을까요. 주문 열 건 중 일곱 건에 '컬리온리', 그러니까 컬리가 직접 소싱해 거기서만 파는 상품이 들어 있었습니다.
품목이 재미있습니다. 달걀, 우유, 두부, 밀키트. 화려한 게 하나도 없죠.
대신 달걀은 떨어지는 날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게 곧 재방문 예약입니다. 떨어질 때쯤 새벽배송과 오늘배송이 받아주니 미룰 이유도 없고요. 실제로 오늘배송을 붙인 뒤 오전 주문이 한 달 만에 34% 늘었습니다.
공식은 세 줄입니다. 여기서만 사는 이유(독점 상품), 다시 오는 이유(떨어지는 품목), 미루지 않을 이유(빠른 배송).
1인 스토어 버전으로 바꿔보면

"컬리니까 가능하지" 하고 넘기기엔 아깝습니다. 스마트스토어 상품도 같은 매대 위에 있거든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이용자 800만 명대의 쇼핑 앱 2위고, 스마트스토어 상품이 그 앱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위의 세 줄을 1인 스토어 크기로 줄이면 이렇게 됩니다.
먼저 떨어지는 품목을 앞세우는 겁니다. 쓰면 닳고 다시 사는 상품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게 내 스토어의 달걀입니다.
다음은 '여기서만' 만들기입니다. 독점 소싱은 못 해도 구성은 만들 수 있습니다. 본품에 리필을 묶든 용량을 다르게 짜든, 검색해도 우리 스토어에만 있는 조합이면 됩니다.
마지막은 다시 올 이유 심기입니다. 알림받기 쿠폰과 재구매 쿠폰은 스마트스토어에 이미 들어 있는 공짜 기능입니다. 제가 생활잡화 스토어에서 직접 돌려보니, 재구매 쿠폰은 뿌린 그달보다 다음 달 주문에서 티가 나더라고요.
덤도 있습니다. 단골이 내 스토어 링크로 직접 들어와 사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유입 거래(수수료 2.73%)보다 싼 0.91%가 적용됩니다. 단골은 노출 순위만 지켜주는 게 아니라 수수료까지 아껴주는 셈입니다.
순위는 플랫폼이 정해도 단골은 내가 정합니다
노출 순위는 플랫폼이 정합니다. 알고리즘이 바뀔 때마다 순위가 출렁이는 건 셀러가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재방문은 셀러가 정합니다. 컬리가 증명한 게 그겁니다. 문을 좁혀도 남는 손님은 광고비로 데려온 손님이 아니라, 다시 올 이유가 있는 손님이었습니다.
이번 주에 들어온 주문마다 다시 올 이유를 하나씩 심어보세요. 시작은 재구매 쿠폰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 국내 커머스 담당, 김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