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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은 네이버에서 팔고, 자사몰엔 영상부터 띄운다

한이룸 · 2026.10.22 · 읽는 시간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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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마켓에서 담꽃 팥죽을 찾으면 상품명이 이렇게 떠요. "[서울3대팥죽맛집] 담꽃무가당 통팥죽 4입 고운 팥죽 동지팥죽." 브랜드 이름은 대괄호와 검색어 사이에 끼어 있죠.

같은 회사의 자사몰은 정반대예요. 들어가자마자 팥죽 사진보다 브랜드 영상이 먼저 돌아가거든요. 자사몰 브랜딩을 매출 말고 다른 잣대로 재는 회사, 떡 명장 오숙경 대표가 키운 팥 디저트 브랜드 담꽃 이야기예요.

사례뉴스가 담꽃 최예슬 경영기획팀장의 강의를 정리했는데, 출발점이 의외였죠. 판매는 네이버에서 더 잘 될 수 있다는 것. 그래도 마케팅의 중심은 자사몰에 둔다는 것.

원룸 화장실만 한 작업실

오숙경 대표는 2012년 대한민국 떡 명장으로 뽑힌 사람이에요. 그런데 처음 그린 그림은 팥죽 가게가 아니었습니다. 커피와 떡이 어울리는 캐주얼한 카페, 그것도 혼자 꾸리는 1인 카페였죠.

손님들은 자꾸 다른 걸 찾았어요. 팥빙수와 팥죽이요. 대표 말로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불었던 빙수 바람의 주역이 이 집 팥빙수였대요.

대표는 자기 계획 대신 손님 쪽으로 몸을 돌렸죠. 공감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로 담꽃팥빙수, 팥죽이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다 보니 팥을 더 연구하게 됐다. 고객의 니즈가 시그니처 메뉴가 된 셈이다."

처음 팥을 끓이던 제조 공간은 고작 1평이었어요. 1평이면 3.3㎡, 원룸 화장실만 한 넓이죠. 거기서 명장의 팥이 끓었다니, 냄비가 꽤 바빴겠습니다.

이름도 손님이 지어 줬어요. 매장 이름 '담장 옆에 국화꽃'을 블로그 손님들이 '담꽃'으로 줄여 부르자, 회사는 법인 이름을 아예 담꽃으로 달았습니다.

대괄호 안에 들어간 팥죽

카페에서 사 가는 손님만으로는 회사가 크지 않았습니다. 팥죽을 집집마다 보내려면 공장이 필요했거든요.

떡 제조업에 의무로 붙는 HACCP 인증을 준비하다가, 오 대표는 전북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알게 됐어요. 2019년 그곳에 들어갔고, 그해 매출이 13억 원이었습니다.

다음 무대는 플랫폼이었죠. 마켓컬리에 팥죽·생강차·찰떡·양갱을 넣고, 쿠팡 로켓프레시와 헬로네이처에도 납품했어요. 생강차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마켓컬리에서 1등을 하기도 했고요.

잘 팔렸습니다. 걸리는 건 팔리는 모양이었죠. 플랫폼 화면에서 담꽃은 '팥죽 4입'이에요. 옆 칸 팥죽과 가격·배송일로 나란히 비교되는 상품 하나.

이건 대표가 제품을 만드는 순서와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오 대표는 "제품을 개발할 때 그에 따른 원재료를 먼저 정하고 타겟층을 정한 후 제일 나중에 가격을 정한다"고 했어요. 팥은 익산시와 5년간 약 23톤을 사들이기로 협약까지 맺었고요.

가격을 제일 나중에 정하는 회사가, 가격이 제일 먼저 보이는 매대에 선 셈이죠.

최 팀장도 그 답답함을 숨기지 않더라고요.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인스타그램 같은 것들은 이미 제한이 되어 있는 플랫폼이다 보니까 저희가 원하는 행동들을 하지 못할 때가 많다."

유혹도 있었어요. 망고빙수가 한창 잘 팔리던 때 담꽃도 출시를 검토했거든요. 그런데 망고가 '담꽃다움'에서 살짝 벗어난다고 보고 메뉴에서 뺐습니다. 떡 명장 집 메뉴판에 망고빙수라니, 듣고 보면 좀 어색하긴 하죠.

첫 화면의 브랜드 영상 한 편

그래서 담꽃은 채널마다 성적표를 따로 매겼습니다. 네이버는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채널이에요. 거기선 많이 팔면 잘한 거죠.

자사몰은 다른 시험을 봐요. 최 팀장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온라인몰은 딱 들어오시면 저희 상품에 대한 이미지보다 저희 브랜드의 영상이 가장 먼저 뜬다."

손님이 들어오자마자 '아, 이런 브랜드구나'를 느끼게 하는 것. 그게 이 몰이 맡은 일이래요. 매출 대신 브랜드 경험으로 점수를 매기는 거죠.

길도 이 자사몰로 모이게 깔았어요. 인스타그램·카카오톡 채널·네이버 곳곳에 자사몰로 넘어오는 접점을 늘렸습니다. 자사몰 안에는 다시 카톡 채널과 인스타로 이어지는 링크를 여러 개 넣었고요.

자사몰에 걸린 물건도 달라요. 지금 담꽃 자사몰엔 회원가입 때 주는 1만 원 쿠폰팩과 최대 10% 할인되는 패밀리 멤버십이 걸려 있습니다. 명절 단체 주문, 카페 납품, 수출, OEM 상담 창구도 한 화면에 모여 있죠.

플랫폼이 팥죽 4입을 판다면, 자사몰은 '다음에 또 만날 이유'를 파는 셈입니다. 최 팀장이 자사몰을 꼽은 이유도 같았어요. 일반 손님 판매와 바이어가 보는 기업 거래 창구를 한곳에서 다 굴릴 수 있다는 것.

리뷰도 같은 기준으로 읽어요. 담꽃은 나쁜 리뷰를 지우지 않습니다. 좋은 리뷰만 남아 있으면 손님이 좋은 리뷰까지 안 믿게 된다는 이유죠.

그 리뷰가 신상품이 되기도 했어요. "고운 단팥죽과 무가당 통팥죽을 반반 섞으면 맛있다"는 후기가 거듭 올라오자, 아예 섞은 맛 '통통단팥죽'을 냈거든요. 그 통통단팥죽은 지금 오아시스마켓 옵션 목록에도 올라가 있습니다. 손님 말이 돌고 돌아 플랫폼 매대로 다시 나간 거예요.

자사몰 브랜딩, 성적표부터 따로

담꽃 매출은 2019년 13억 원에서 2023년 31억 원을 넘겼습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우수사례로 소개된 숫자죠. 팥 디저트는 미국과 싱가포르로도 나갔고, 제조 공간은 1평에서 380평이 됐어요.

이 성장을 자사몰 영상 하나 덕분이라고 하면 과장이에요. 다만 역할 분담만큼은 또렷합니다. 플랫폼은 처음 맛볼 손님을 데려오고, 자사몰은 그 손님과 바이어가 '이 집이 어떤 집인지' 확인하러 오는 곳이죠.

우리 쪽으로 옮기면 장면이 하나 떠올라요. 월말에 스마트스토어 매출과 카페24 자사몰 매출을 나란히 놓고 "자사몰은 왜 이것밖에 안 나오지" 한숨 쉬는 장면.

같은 잣대로 재면 자사몰은 늘 지죠. 네이버엔 검색하는 손님이 이미 몰려 있으니까요. 예전에 다룬 본품은 아마존, 리필은 자사몰에 둔 주노코도 채널마다 맡긴 일이 달랐어요.

그러니 자사몰 매출이 작다고 접을 일은 아닙니다. 성적표를 잘못 매겼을 가능성이 더 크죠. 스마트스토어는 몇 개 팔았나로 재고, 자사몰은 다시 온 손님과 들어온 문의로 재 보면 같은 숫자가 다르게 보일 거예요.

담꽃처럼 영상까지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자사몰 첫 화면을 폰으로 열었을 때 할인 배너 말고 '우리가 누구인지' 보이는 게 하나라도 있는지, 그것부터 확인해 보세요!

— 즐겨찾기한 자사몰들 첫 화면을 하나씩 다시 열어 보는 중인 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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