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데려온 손님, 얼마 샀는지 드디어 찍혔습니다

한이룸
이커머스
2026. 8. 27.
카페24가 애널리틱스에 'AI 유입 도메인' 분석을 붙였습니다. 챗GPT·제미나이·클로드·퍼플렉시티까지 15개 AI 서비스를 하나씩 나눠서, 각각 몇 명을 데려왔고 그중 몇 명이 결제했고 매출이 얼마인지 한 화면에 보여줍니다.
그동안 "AI에서 손님이 들어온다"는 말은 많았는데, 그게 얼마를 벌어다 주는지는 아무도 못 봤죠. 이제 그 칸이 열렸습니다.
0.85%는 사실 자랑할 숫자가 아닙니다
카페24가 앞서 공개한 2분기 실측치를 보면, AI를 거쳐 들어온 방문이 약 85만 건으로 1년 전보다 72% 늘었습니다. 챗GPT가 62만 건으로 73%를 차지했고, 제미나이는 17만 건인데 증가율이 686%였습니다. 클로드는 851% 늘었고요.
구매 전환율은 0.50%에서 0.85%로 올랐습니다. 1.7배죠.
그런데 0.85%면 1만 명이 들어와 85명이 사는 겁니다. 대단한 숫자는 아닙니다.
보통 여기서 "아직 멀었네" 하고 창을 닫습니다. 저는 반대로 읽었습니다. 아직 아무도 이 손님에 맞춰 상품을 손보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같은 기간 주문 건수는 195% 늘었습니다.
제 눈에 걸린 건 57.4%였습니다

AI를 거쳐 온 방문의 57.4%가 쇼핑몰 메인을 건너뛰고 상품 상세페이지로 바로 떨어졌습니다.
열에 여섯은 배너도 기획전도 안 봅니다. "러닝 양말 사야 되는데 뭘 고려해야 될까?" 하고 물었더니 AI가 상품 하나를 집어줬고, 손님은 그 페이지에서 사거나 나가거나 둘 중 하나를 합니다.
메인 배너 시안을 세 번 갈아엎은 분들껜 좀 미안한 숫자입니다.
정리하면, 이 손님한테는 상세페이지 한 장이 매장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 한 장에서 마음을 돌리는 건 감성 카피가 아니라 숫자예요. 사이즈, 용량, 성분, 호환 기종. AI가 손님한테 넘긴 질문이 딱 그런 것들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옷 사이즈를 대신 재주는 AI가 나왔습니다

카페24 앱스토어에 'AI 의류 상담사'라는 앱이 정식으로 올라왔습니다. 스타일리라는 이름인데, 하는 일이 단순합니다. 상세페이지의 실측 치수표를 읽고, 손님 신체 치수와 대조해서 "M 사이즈가 맞습니다"라고 답합니다.
손님이 자기 치수를 몰라도 됩니다. 키와 몸무게만 넣으면 평균 오차 2cm 안쪽으로 추정한다고 하고요. 14일은 무료로 돌려볼 수 있습니다.
조익현 대표 말이 이랬습니다. "온라인에서 옷을 살 때 '이 옷 M 사이즈가 맞을까'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누구도 정확히 답하지 못했다."
여기서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요. 마진 10% 잡고 3만 원짜리 옷을 팔면 3천 원 남습니다. 반품 한 건 나면 왕복 택배비에 재검수·재포장까지 붙어서 그 3천 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죠.
의류·신발은 반품률이 30%를 넘는 곳도 있습니다. 사이즈 실패를 결제 전에 한 건만 막아도 그날 장사가 달라집니다.
거기다 중요한 건 앱이 아니라 앱이 읽은 재료입니다. 실측 치수표가 비어 있는 상품이면 이 AI도 답을 못 합니다.
스마트스토어에도 같은 칸이 이미 있습니다

카페24 얘기라 자사몰 하는 쪽만 해당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아닙니다.
스마트스토어센터에서 통계 > 마케팅분석에 들어가면 채널별 유입과 결제금액이 나옵니다. '웹사이트' 채널을 펼치면 어느 사이트에서 들어왔는지 도메인 단위로 유입수와 결제금액이 보이고요.
여기에 chatgpt.com 같은 주소가 찍히고 있는지, 찍혔다면 그 손님이 결제까지 갔는지. 확인하는 데 3분이면 됩니다. 돈은 안 듭니다.
숫자가 0이어도 괜찮습니다. 지금 0이라는 걸 아는 쪽과 모르는 쪽은 다음 달에 다른 결정을 하게 되니까요.
손볼 건 광고비가 아니라 상품정보 입력칸입니다

네이버 쇼핑검색이 상품을 고를 때 보는 '적합도'는 네 가지로 되어 있습니다. 상품명, 카테고리, 제조사·브랜드, 그리고 속성·태그.
이 중에서 제일 많이 비워두는 게 속성입니다. 옷이면 총장·어깨너비·소재, 가전이면 용량·소비전력·호환 모델. 입력창은 다 있는데 손이 안 갑니다.
그런데 그 빈칸은 사람한테만 안 보이는 게 아닙니다. 사람은 사진 보고 대충 짐작이라도 하죠. 기계는 빈칸이면 그냥 없는 정보로 처리합니다.
옵션명도 같습니다. '블랙/M'처럼 딱 끊긴 옵션과 '블랙(재입고)-엠사이즈★인기'처럼 늘어진 옵션은 기계가 읽는 난이도가 다릅니다. 별표는 손님한테도 별 도움이 안 되고요.
이번 주말엔 상품 열 개만
전부 다 고치려면 시작도 못 합니다. 잘 팔리는 상품 열 개만 골라서 속성칸을 채우고 옵션명을 정리해보면 어떨까요.
광고비는 한 푼도 안 들고, 반영은 빠릅니다. 카페24가 굳이 AI별 매출 칸을 새로 만든 건, 그쪽에서도 이 손님이 늘어나는 걸 봤다는 뜻이고요.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AI별 유입과 구매 성과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새로운 경쟁력"이라고 했습니다. 저라면 여기서 한 발 더 갑니다. 파악은 시작이고, 진짜 승부는 그 손님이 도착한 페이지에 답이 적혀 있느냐입니다.
지금 그 답을 적어 넣는 값은 0원입니다. 열 개부터 해보세요!







